가장 M 다운 쿠페는?, M4 vs M235i vs 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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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M 다운 쿠페는?, M4 vs M235i vs B4
  • 앤드류 프랭클
  • 승인 2014.11.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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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기준으로 가장 M3 쿠페의 성격을 잘 구현한 차는 무엇일까?

작고 빠른 BMW를 원할 때에는 그저 M3을 사러 가기만 하면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처럼 순수했던 시절의 단순함을 못내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요즘 자동차 세상은 혼란스러운 것은 물론 훨씬 더 복잡하고 빨라졌다. BMW의 소형 모델들도 예외는 아니다.
 

전통적인 2도어 M3도 이제는 더 이상 M3이 아닌 M4가 되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더 다방면의 능력을 지닌 차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대안이 되었던 알피나는 항상 BMW와 개념에 있어 충분한 거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차이는 거의 사라졌다. 알피나가 새롭게 내놓은 B4는 M4와 값 차이가 200파운드(약 34만원)에 불과하고, 0→시속 100km 가속시간 차이는 0.1초 이내, 무게 차이는 3kg 이내이다. 심지어 직렬 6기통 3.0L 트윈터보 엔진의 배기량은 똑같다. 최근의 성공으로 자극을 받은 알피나는 더 대담하거나 손질을 통해 50년 가까이 튜닝의 소재가 되었던 BMW보다 더 탁월한 성능을 낸 적이 없었다.
 

이 두 종류의 고성능차가 드리운 그늘에 또 하나의 차가 얌전히 끼어들었다. 이 차 역시 BMW가 내놓은 2도어 쿠페이고, M 배지를 달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두 차와 똑같은 뿌리에서 나온 3.0L 터보 엔진을 얹고 있다. 지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이 자리에 모인 세 차 사이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지만 어느 누구도 상대적인 우위가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물론 B4와 변속 패들이 달린 M3의 값은 5만9천 파운드(약 9천890만원)대에서 각각 낮은 쪽과 높은 쪽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M235i는 3만4천 파운드(약 5천700만원)를 살짝 웃돌 뿐이다. 다른 두 차를 살 수 있는 돈이면 M235i는 물론 모든 종류의 3시리즈를 다 살 수 있다. 2만5천 파운드(약 4천190만원)라는 엄청난 값 차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주행능력과 운전 재미뿐이다.
 

이제 차근차근 차들의 면모를 살펴보자. 화려해 보이는 다른 두 차와 나란히 서 있을 때에는 크기만 작을 뿐 짜증스러울 정도로 똑같이 닮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전혀 흉해보이지 않지만, M235i는 날렵한 모습의 형제 차들과 비교하면 땅딸막하고 어색하다. 18인치 휠을 끼운 모습은 크기가 작은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일 정도다. 실내는 같은 설계 구조를 바탕으로 만들었지만(실제로는 휠베이스를 줄인 것을 빼면 전체적으로 같은 설계다) B4와 M4에 각각 선택사항인 피아노 블랙과 탄소섬유 내장재가 쓰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훨씬 고급스러움이 덜하다. 그렇기는 하지만, 뒷좌석 공간은 예상했던 것보다 넉넉하다. 평균 체형의 성인이라면 비좁게 느껴지겠지만,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에 다리가 저릴 정도는 아니다. 또한 앞좌석이 더 두툼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나머지 두 차에 비하면 그다지 불만거리가 되지는 않는다.
 

엔진 소리는 우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즐겨왔던 BMW 직렬 6기통 엔진 특유의 으르렁대는 음색이 그대로 살아 있고,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가 쓰인 엔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울 정도다. 차가 발휘할 성능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음색을 만들어낸다. 326마력의 최고출력은 400마력을 웃도는 M4나 B4보다는 부족하지만, 대신 무게가 80kg 이상 더 가볍기 때문에 무게당 마력 비율 차이는 그리 크지 않고 무게당 토크 비율은 훨씬 더 비슷하다.
 

다른 두 차와 같은 10.2:1의 압축비로 작동하면서 터보차저의 부스트압은 훨씬 낮은 M235i는 세 차 가운데 터보차저의 화끈함이 가장 약하게 느껴진다. 만약 그런 사실을 몰랐다면, 아마도 누구든지 액셀러레이터 반응이 터보 엔진 차로서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여길 것이다. 엔진은 공회전을 아주 조금 웃돌 때부터 최대토크를 내고, 최고출력에 이를 때까지 계속해서 강력한 성능을 쏟아낸다. 완전히 빠른 가속만을 추구한 차 같은 느낌이고, 나머지 두 차처럼 자동변속기를 단 M235i 시승차를 포함해 모든 차의 0→시속 100km 가속시간이 4초에서 5초 사이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차에서 찬사를 받을 정도로 젊고 싱싱한 느낌을 잘 살려낼 수 있었던 주역은 바로 섀시다. M4의 기본장비에 포함된 차동제한 디퍼렌셜(LSD)은 B4에 1천890파운드(약 320만원)라는 거금을 들여야 달 수 있는데, 선택사항이기는 하지만 M235i 시승차에는 달려 있지 않았다.
 

또한 노면은 말랐지만 운전하기 까다로운 길을 달리면서 LSD가 아쉬운 적은 전혀 없었다. 더 무거운 두 차들과는 대조적으로 M235i는 LSD를 꼭 달아야 할 정도로 토크가 넘치지는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세 차 가운데 핸들링 균형이 가장 중립적이다. 코너링 때에는 언더스티어 경향이 살짝 내비치다가, 액셀러레이터에서 부드럽게 발을 떼거나 깊이 밟으면 멋지게 중립적인 특성으로 변한다. 스티어링 반응은 무척 직접적이고 이 자리에 나온 차들 가운데 가장 뚜렷한 감각을 전달한다. 썩 괜찮은 수동변속기를 쓸 때에도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재미다. 소수의 사람들만 선택하겠지만 M4에는 수동변속기가 선택사항으로 마련되고, B4는 자동변속기만 고수한다.
 

이 차들 가운데 M235i가 취약한 부분은 날카로운 차체 움직임인데, 선택사항인 M 스포츠 서스펜션이 달린 상태에서도 그렇다.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데 걸림돌이 되는 출력 부족보다는 지상고를 유지하는 능력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낙 높은 수준에서 비교가 이루어지는 탓에 가장 뛰어난 승차감을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종류의 차에서는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제 기준은 뚜렷해졌다. M235i는 M 엠블럼에 어울리는 성능을 발휘하지 않는 차로서는 이례적일 정도로 수준이 높다. 그러면 도대체 진짜 M 엠블럼이 붙은 차는 얼마나 뛰어난 걸까?

M4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더 정통파에 가까운 비례를 보여준다. 인상은 과격하기 그지없고 보닛 위로 돌출된 부분은 단호한 분위기를 더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취향과 기분에 따라 댐퍼, 스티어링, 엔진, 변속기 세팅을 맞춤 설정할 수 있고, 시동을 걸면 새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엔진을 많이 손질했다는 BMW의 주장을 뒷받침하듯 깊고 날카로운 소리를 낸다.
 

도로 위에서 M4의 움직임은 M235i에서 느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중간 회전영역에서는 동생뻘 되는 M235i이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빠르기보다는 조금 더 낫다고 느껴지는 정도다. 그러나 M235i가 5,800rpm에서 출력의 정점을 찍은 직후에 곧바로 힘이 빠지는 반면, M4는 7,000rpm에 이를 때까지 가장 강력한 힘을 꾸준히 이어나간다.
 

그러나 더 큰 차이가 담겨 있는 부분은 섀시다. 한 지점에서 다음 지점으로 이동하는 동안, M4는 성능을 다른 성격으로 표현한다. 엄청난 구동력과 대단한 접지력을 단번에 느낄 수 있지만, 부드러움에서 과격함까지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능력이 이 차를 돋보이게 한다. 그런 상황에서 운전자의 실력을 80% 쏟아 부을 때까지는 마치 도로에 못을 박은 듯한 느낌으로 달린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치러야 할 대가도 있기 마련이다. 단순히 승차감이 단단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앞서 나온 M 모델의 매력적이고 한없는 포용력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한계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는 순간의 M4는 아주 뜻밖의 모습을 보여준다. 악의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차를 이런 식으로 다루는 것도 쉽지는 않다. 언더스티어 경향을 타고났지만, 액셀러레이터 반응이 훌륭한데도 불구하고 출력을 정확하게 활용해서 이런 특성을 상쇄하기가 무척 까다롭다. 물론 딱 알맞은 힘을 얻을 수 있는 때도 있을 것이다. 다른 차에서는 전자장비에게 차의 움직임을 조절하도록 맡겨두거나, 전자장비를 끈 상태라면 예상했던 것보다 차의 움직임을 바로잡기 위해 손을 더 많이, 그리고 빨리 움직이면 된다. 그러면 차는 대단한 능력을 보여주지만, M 모델을 차의 성격에 맞게 다루어지도록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차를 몬다면 이따금 차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B4는 어떤 식으로 달릴까? M4처럼 과격하고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줄까? 아니면 M235i처럼 매끄러운 특성을 보여줄까?

실제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기보다는 M4의 강력함과 M235i의 매끄러움이 공존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목표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 실내 분위기는 월등히 고급스럽고, 기본사항인 스포츠 시트는 세 차 가운데 기능과 생김새 모두 가장 뛰어나다. 알피나 특유의 작은 변속 버튼은 평범한 패들로 바꾸고 싶지만, 알피나 로고와 맞춤 제작된 파란색 다이얼, 예쁜 가죽 재봉선처럼 BMW와 확실히 다른 느낌을 주는 요소들을 충분히 갖춰 놓았다.
 

엔진은 두 개의 터보를 단 것부터 시작해 M235i에 쓰인 것을 철저하게 다시 손질했지만, 머플러를 배기구가 4개 있는 아크라포빅(Akrapovic) 제품으로 바꿨음에도 시동을 걸면 비슷한 소리를 내고 조용한 정도도 비슷하다. 하지만 마치 괴물과 같은 토크를 낸다. 회전수는 7,000rpm까지 시원하게 올라가지만, 업계 최고의 자동변속기와 어우러져 작동하면 중간 회전영역에서 최상의 반응을 보여준다. 엔진은 힘들이지 않고도 빠른 가속력을 뿜어낸다.
 

사실, 엔진과 변속기 사이의 상호작용은 대단히 매끄럽다. BMW가 M4의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튜닝하는 데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이유가 마케팅을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M4의 변속기는 변속이 다소 빠를지언정, 자동 모드에서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고 쓰기에도 더 어색하다. 특히 급하게 후진 기어를 넣어야 할 때에는 더욱 그렇다. 듀얼클러치를 쓴 것이 트랙 주행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도 같다. BMW가 직접 만드는 M235i 경주차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를 쓰지만 뉘르부르크링을 24시간 동안 돌면서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제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자. B4는 구동계와 섀시 모두 M4에 견줄 만한 빠른 응답성과 공격적인 주행특성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어떤 길을 달리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차를 모는 동안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세 차 가운데 가장 고성능 규격의 타이어를 끼우고 있으면서도 M235i만큼 승차감이 편안하지만, M4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통제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의아하다.
 

알피나는 모든 서스펜션 특성을 손보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스프링 감쇄율이 높아진 셈이 되었고 특히 부드러운 타이어 사이드월과 충격을 흡수할 때보다 받아들일 때 더 부드러운 쇼크 업소버 때문에 승차감이 간접적으로 더 부드러워졌다. 결과적으로는 차체 움직임이 조금 지나치다. 대신 한계점에서는 다시 한없이 너그러워지고 움직임을 통제하기가 쉬워진다. 알피나의 섀시 기술자들이 M4를 개발한 BMW 기술자들보다 훨씬 더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이번 시승은 끝날 때가 다 되어서야 각 차의 특징을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보기 드문 경우였다. M4는 가장 흥미진진하고, B4는 가장 세련되고, M235i는 확실히 세 차 가운데 가장 값 대비 매력이 컸다. 나쁘거나 그저 그런 차가 없었기 때문에, 어느 차든지 취향과 예산에 맞춰 선택한다면 실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우열은 가릴 필요가 있다.
 

충격적인 사실은 M4가 맨 뒷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디자인은 훌륭하고, 수치와는 상관없이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는 차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출력과 차의 움직임, 그리고 접지력이 가장 뛰어나면서도 승차감과 세련미가 희생된 것이 아쉽고, 이런 종류의 차라면 응당 갖춰야 할 고속주행 때의 든든함이 충분하지 않다. M4가 더 나아야 할 부분에서는 근소하게나마 알피나가 우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쾌적함과 세련미, 한계 주행 때의 능숙함은 B4가 우위를 차지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장점이다.
 

그러나 그런 장점들도 우리가 최종 우승자로 뽑은 M235i의 장점을 능가할 정도의 설득력을 지니지는 못한다. 사진으로 보나, 제원표로 보나 다른 차들과는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차를 몰아보면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특히 다른 차들과의 값 차이를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M235i와 M4 또는 B4의 값 차이가 1만 파운드(약 1천670만원)에서 1만5천 파운드(약 2천510만원) 정도라면 주행감각의 차이를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골치 아픈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값 차이가 토요타 86을 신차로 살 수 있는 2만5천 파운드(약 4천190만원)나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M4와 B4는 훌륭한 차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아주 훌륭하다. 하지만 좋은 점에도 한계는 있다.

글 ·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
사진 · 루크 레이시(Luc Lac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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