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아진 BMW X3 xDrive30d M 스포츠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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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아진 BMW X3 xDrive30d M 스포츠 에디션
  • 임재현
  • 승인 2014.09.2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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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4세대(E46) 3시리즈 기반의 중형 SUV X3이 처음 등장했다. E46 330xi와 뒤 서스펜션, 네바퀴굴림 장치 등을 공유한 1세대(E83) X3은 데뷔 첫해 9만2천여 대가 판매됐다. 2006년에는 11만4천여 대가 팔리며 판매 정점을 찍었고, 2008년 6월에는 누적생산 50만대를 돌파했다. 거의 1세대 X5만큼 커진 2세대(F25) X3은 2010년 10월 파리모터쇼에서 첫 공개됐다. F25 X3은 2011년 11만8천대 판매를 시작으로 2013년에는 전 세계에서 15만7천여 대가 팔리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X3은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모델로, X3 x드라이브20d는 지난해 국내에서 1천703대가 팔려 동급 차종 중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벤츠 GLK 220 CDI 4매틱(1,664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SD4(991대), 아우디 Q5 2.0 TDI 콰트로(805대)가 그 뒤를 이었다.

데뷔한 지 4년이 된 F25 X3은 올해 부분변경을 거쳐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됐다. BMW는 부분변경을 LCI(Life Cycle Impulse)라고 부른다. 신기술을 적용하고 디자인에 변화를 줘 다시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의미에서다. BMW코리아는 데뷔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X3 LCI를 발 빠르게 국내에 선보였다. 출시 모델은 x드라이브20d x라인(xLine), x드라이브30d, x드라이브30d M 스포츠 에디션 등 3종이며, 시승차는 그중에서 최고등급인 x드라이브30d M 스포츠 에디션이다.

X3 LCI의 외관 변화는 주로 앞면부에 집중돼 있다. 그릴과 연결된 헤드램프는 내부 디테일도 바뀌었다. 완전한 원형이었던 코로나 링은 윗부분이 잘리고 아랫부분은 평평한 형태로 바뀌어 눈매가 더 또렷하고 공격적으로 변했다. 그릴과 범퍼는 선이 굵어지고 입체감이 강조돼 이전보다 도드라져 보이며 강인한 인상을 준다. 옆면과 뒷면은 이전과 차이가 없다. 일반 모델은 뒤 범퍼 디자인도 크게 변경됐으나, M 스포츠 에디션에 적용된 M 에어로다이내믹 패키지 디자인은 이전과 동일하다. 도어 미러는 하우징의 형상이 바뀌고 방향지시등이 내장됐다. 시승차에는 18인치 휠이 달렸지만, 실제 국내 시판 모델에는 19인치 휠이 달린다.

   
   
 

실내에서는 작지만 큰 발전이 있다. 전체적으로 고급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됐으며, 주요 변경점은 계기판, 센터 페시아, 센터콘솔 등 크게 3가지다. 계기판은 하단부 LCD 면적이 확장됐고, 속도계와 엔진 회전계를 둘러싼 금속 테두리에는 얇은 LED 라이트가이드가 들어갔다. 각 부품이 정교하게 제작된 계기판은 만듦새가 매우 뛰어나 프리미엄 브랜드의 아우라가 묻어난다. 센터 페시아는 고광택 검정 패널로 덮이고 공조장치 조작부도 변경됐다. 이전 X3은 3시리즈 이하 모델들과 공조장치 조작부를 공유했으나, X3 LCI는 5시리즈 이상에 쓰이는 것이 들어가서 한층 더 고급스러워졌다. 센터콘솔 앞쪽에 위치한 컵홀더에는 덮개가 추가됐다.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시승차에는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달려 있다. BMW의 스포츠 계열 스티어링 휠의 림은 매우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두꺼운 림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손이 작은 사람은 장시간 쥐고 있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스티어링 감각은 일반형에 비해 훨씬 무겁다. E83 X3보다는 가볍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저속에서도 상당히 무거운 편에 속한다. 앞좌석에 적용된 스포츠 시트는 옆구리 지지는 충분하지만, 다리 옆 지지는 다소 부족하다. 승차고가 높고 창문이 널찍해 전방위 시야가 좋고, 실내공간이 넉넉하며, 뒷좌석의 다리 공간과 머리 공간도 여유롭다. 다만, 리어 시트의 등받이 부분은 형상이 평평하고 쿠션이 단단해 안락감은 부족하다.

뉴 X3 x드라이브30d와 x드라이브30d M 스포츠 에디션에는 공통적으로 직렬 6기통 3.0L 터보 디젤 엔진이 들어간다. 530d, 730d, X5 x드라이브30d 등에 쓰이고 있는 N57D30O1 엔진이다.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57.1kg·m을 발휘하며, 회전한계는 디젤 엔진으로는 상당히 높은 5,400rpm이다. 폭스바겐 그룹의 V6 3.0 TDI 엔진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있는 편이지만, 이것이 오히려 장점이 된다. 가속 시 비트가 실린 엔진음은 흡사 8기통 엔진 같은 음색이어서 호쾌하고 힘이 느껴진다. 박력 있는 엔진음으로 인해 디젤 엔진의 태생적 한계인 배기음에 대한 아쉬움이 상쇄된다. 자꾸만 가속페달에 힘을 보태고 싶어지며, 엔진은 그것에 화답하듯 모든 영역에서 기민하고 매끄럽게 돌아간다. 가속페달을 놓음과 동시에 즉각적으로 엔진 회전수가 하강하는 등 빈틈없고 스포티한 성향을 보인다.

일반 x드라이브30d와 달리 x드라이브30d M 스포츠 에디션에는 8단 스포츠 변속기가 들어간다. 매우 부드럽고 빠르게 작동하며, 선회 구간을 앞두고는 운전자의 의도를 읽고 적극적으로 기어를 낮춰 재가속에 대비하는 명민함도 보여준다. 긴 내리막길에서는 엔진 브레이크를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능동적으로 작동하는 점이 만족스럽다. 스포트와 스포트 플러스 모드에서 풀 가속 시 변속 충격을 연출해 박진감이 넘친다. 변속기가 촘촘히 다단화 되면 스포티함이 떨어질 수가 있는데, BMW의 8단 스포츠 변속기는 ‘스포츠’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오토홀드 및 오토 스타트-스톱도 매끄럽게 작동돼 위화감이나 답답함이 전혀 없다.

M 스포츠 패키지 사양이지만, 승차감은 일반형보다 오히려 좋다. 일반형에 비해 더 단단하게 세팅됐지만, 도로의 굴곡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지 않아서 불편하지 않고 안정적이다. 코너링은 무난하다. 레일 위를 따라 달리듯 돌아나가지는 않는다. 1.8톤이 조금 넘는 차체의 무게를 타이어가 겨우 버티며 도는 느낌이다. M3 CSL을 만든 같은 회사가 내놓은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SUV 카테고리로 한정하면, X3의 주행감각은 동급 경쟁모델 중 단연 으뜸이다. X3이 날카로운 핸들링 머신은 못되지만, SUV치고 스티어링이 정확하고 피드백도 좋다.

훌륭한 주행감각에 비해 안전·편의 장비는 빈약하다. 특히, 8천390만원이라는 가격표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배가된다. 능동형 헤드램프, 능동형 크루즈컨트롤, 앞좌석 통풍시트, 스티어링 휠 열선, 스마트 키, 실내 엠비언트 조명 등 8천만원대 중반의 차에 마땅히 기대하게 되는 것들이 모두 빠져 있다. 심지어 운전석과 조수석 선바이저 거울 모두 조명이 없을 정도. 단시간 시승에서는 운동 성능에 매료되기 마련이지만, 장기 소유 관점에서는 이런 안전·편의 장비의 부족이 아쉬움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X3의 91.6%는 x드라이브20d였다. X3 LCI 역시 190마력을 발휘하는 신형 2.0L 터보 디젤 엔진이 들어간 x드라이브20d가 화제의 중심에 설 것이 분명하다. x드라이브20d도 나쁘지 않지만, X3에는 역시 N57D30O1 엔진이 더 어울린다. 2.0L 엔진과 3.0L 엔진이 들어간 두 모델의 연비 차이가 1.9km/L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더 큰 차 대신 더 큰 배기량을 선택하는 소수의 사람들은 남들이 모르는 재미를 추구하는 하이 오너(high owner)일 확률이 크다. 뉴 X3 x드라이브30d M 스포츠 에디션은 그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글·임재현

FIRST VERDICT
운전이 특별히 즐거운 차는 아니다. 하지만 동급 SUV 중에서는 최고의 주행감각을 선사한다

SO GOOD
매우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
높은 품질의 내장재와 조립 마무리

NO GOOD
가격에 비해 빈약한 안전·편의 장비
아우디 SQ5가 생각나는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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