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12 엔진 대신 V8 엔진을 단 콘티넨탈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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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12 엔진 대신 V8 엔진을 단 콘티넨탈 GT
  • 앤드류 프랭클
  • 승인 2014.03.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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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콘티넨탈 GT는 궁국의 럭셔리 투어러다. 당연히 W12 엔진을 기대할만 하다. 하지만 V8 엔진을 얹어 스포츠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은 어떨까? <오토카>의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이 시승에 나섰다.

최고의 럭셔리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벤틀리는 항상 드라마틱한 엔지니어링 변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새 콘티넨탈 GT V8 S를 보자. 이름에는 ‘S’가 붙었을 뿐이고, 외관의 변화도 약간 수정된 프론트 그릴과 새로워진 친 스포일러, 윤곽에 변화를 준 사이드 스커트에 리어 디퓨저가 바뀌었다는 사실 외에는 특별한 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벤틀리 중 최고의 콘티넨탈이라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된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벤틀리는 콘티넨탈 GT에 좀 더 주행의 재미가 더해지기만을 기다려온 소비자들을 위하여 서스펜션을 완전히 새로 만들었고, 약 18개월에 거쳐 성능 향상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하여 V8 4.0L 트윈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507마력에서 528마력으로, 0→시속 100km 가속기간은 4.8초에서 4.5초로, 최고시속은 302km에서 309km로 향상됐다.
 

하지만 이런 수치들은 중요치 않다. 벤틀리가 주장하는 것 외에 이 차가 실제로 더 빨라졌다는 증거는 없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서도 이미 507마력 이상의 출력을 가진 2.3톤의 자동차가 21마력의 출력향상을 이뤄냈다는 사실을 알아내는 사람이 있다면 이 방면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직업을 잃어야 할 것이다. 

정작 흥미로운 변화가 이루어진 부분은 서스펜션이다. 단순히 단단하기만 한 서스펜션 세팅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상고가 10mm 낮아지고 프런트 스프링의 강성이 45% 증가한데 비해 리어 스프링의 강성은 33%만 증가했기 때문에 언더스티어가 일어나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벤틀리는 프런트 바를 그대로 두고 리어 안티 롤 바를 절반 이상 강화시켜 사실상 차체가 더욱 날카롭게 돌 수 있게 했다. ESP 기능은 활성화를 늦추기 위한 재조정이 이루어져 더욱 중립적인 핸들링이 구현되었다.
 

탁 트인 도로를 달리던 운전자가 맞닥뜨린 급커브를 보고 감속할 것인지의 여부를 고민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기존의 GT V8을 운전하면서 코너 진입 속도나 미드 코너에서의 차체 요동에 대한 우려가 약간이라도 있었다면 더 이상은 그럴 필요가 없다.

V8 S를 운전하면서 보낸 시간의 대부분은 이 차의 성능에 대해 짐작했던 것들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즐거움으로 다시 채우는데 사용됐다. 물론 차의 중량감이나 네바퀴굴림 구동방식, 생각보다 무거운 노즈는 V8 S가 스포츠카가 아닌 투어러임을 일깨워준다. 하지만 V8 S는 10년도 더 전에 출시된 콘티넨탈 GT를 운전할 때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들을 실현시켰다.
 

당연하게도 V8 S의 코너링은 기존 V8보다 더 안정적이면서도 빠르다. 하지만 새로 설계된 서스펜션은 다른 콘티넨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교감을 가능케 한다. 섀시의 밸런스는 팽팽하면서도 정밀하고, 드리프트 머신이라고 하긴 부족하지만 V8 S는 당신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훌륭한 밸런스를 유지한 채 최적의 코너링 라인을 찾아낸다.

무엇보다도 어딘가 느슨하고 무거운 느낌의 GTC와는 달리 개선된 부분들 모두가 콘티넨탈 쿠페라는 이 차의 정체성에 잘 부합한다. 물론 이런 성능들이 처음부터 그 안에 잠재되어 있었으며 벤틀리가 이제야 모든 잠재력을 일깨운 것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 모두 보여준 것이 아니라는 점만 제외하면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 고속주행에서 섀시의 능력을 이만큼 한계치까지 끌어올렸다는 느낌을 준 자동차는 없었다. 그렇지만 벤틀리는 여기에 멈추지 말고 더 나아가야 한다. 뒷바퀴굴림 버전 GT3이 도로용으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벤틀리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글: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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