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뉴 3008, 실용적인 바탕에 멋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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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뉴 3008, 실용적인 바탕에 멋도 챙겼다
  • 김석민
  • 승인 2014.03.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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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3008의 외모는 평가가 엇갈렸다. ‘귀여우면서도 매력적인 인상이다’란 의견도, ‘푸조 브랜드에서 가장 못생긴 차’란 평도 있었다. 이전 3008을 다른 푸조 모델과 대조해보면 고양이 얼굴을 형상화한 푸조의 패밀리 룩인 ‘펠린 룩’(Feline Look)이 유독 3008만 희미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전 3008은 ‘멋’보다는 ‘실용’에 가까운 크로스오버(CUV) 모델이었다.

하지만 이번 페이스리프트된 3008은 ‘멋’ 또한 챙겼다. 푸조가 2010년 SR1 콘셉트에서 선보였던 개선된 펠린 룩이 더욱 짙게 녹아들었다. 그래서 디자인이 한층 확고해졌고, 멋스럽기까지 하다. 여기에 3008이 자랑하던 실용성도 그대로 이어졌다. 밋밋했던 눈매의 헤드램프는 각 모서리 부분을 치켜세워 날카로운 눈매로 바뀌었고, 라디에이터 그릴 및 안개등 부분은 크기를 줄이며 위치를 명확히 나누었다. 테일램프도 시인성 좋은 LED로 교체됐다.

실내는 실용성이 뛰어나다. 스티어링 칼럼 아래에는 보증서나 자동차등록증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글러브 박스가 있고 센터콘솔의 암레스트를 우측으로 펼쳐보면 팔이 깊게 들어갈 만한 13.5L의 공간이 있다. 특히, 센터콘솔 아래 공간엔 에어컨 바람이 흐른다. 수납공간을 쿨링박스로도 활용하기 위해서다.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매트를 들면 두 개의 수납함이 숨어 있다. 용량은 각각 3.8L, 3.3L다. 신발을 넣기엔 충분하다.

파노라믹 선루프는 3008의 또 다른 매력. 루프 전체를 유리로 싸매어 뒷좌석에서도 앞좌석에 앉은 것처럼 다양한 풍경들을 맞이할 수 있다. 트렁크로 연결되는 테일게이트는 2개로 나뉜 클램쉘 방식. 공간도 2개로 나눴다. 위로 솟아오르는 1번 도어를 열면 골프백 2개를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트렁크 끝머리에 놓인 힌지를 밀면 2번 도어가 아래로 열리면서 또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하단 도어는 최대 200kg의 무게를 버틸 수 있어 걸터앉을 수도 있다. 양 옆 레버를 당기면 뒷좌석을 6:4로 접을 수 있고 이때 트렁크 공간은 1,604L까지 늘어난다.

구동계 구성은 이전과 같고 출력 또한 그대로다. 라인업은 1.6L 디젤 엔진과 6단 MCP 변속기가 조합된 ‘액티브’(Active)와 2.0L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알뤼르’(Allure) 두 가지다. 시승차는 2.0L ‘알뤼르’ 모델이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4.6kg․m을 앞바퀴에 모두 내보낸다.

무게는 1.6 액티브 모델보다 15kg 더 무거운 1,460kg이면서도,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51마력, 7.1kg․m 높다. 그만큼 속도계를 올리는 절대적인 힘은 한층 앞선다. 하지만, 경제성은 떨어진다. 복합연비는 14.1km/L, CO₂ 배출량은 139g/km로 액티브 모델보다 각각 4km/L 낮고 33g/km 높다.

시트 포지션과 시선처리는 SUV에 가깝다. 지상고는 높지 않지만, 운전석 높이가 다소 높기 때문이다. 또한 A필러 각이 높고 윈드 스크린이 지붕까지 높게 뻗어 하늘을 바라보기 편할 정도다. 더불어 낮게 설계된 대시보드 덕분에 시인성이 좋다. 대시보드 위에 놓인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내비게이션은 운전자 취향에 따라 접고 펼 수 있다.

센터페시아엔 마치 비행기의 조종석을 연상케 하는 7개 버튼이 있다. 그중 5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설정을 위한 것이다. 반면, 내비게이션 설정은 터치로 한다. 내비게이션 전용 리모컨이 지급되긴 하지만 작동감이 불편하다. 더군다나 내비게이션이 대시보드 앞쪽에 달려 안전벨트를 풀어야 손이 닿는다.

2.0L 알뤼르는 경제성을 조금 덜어낸 대신 운동성능이 더욱 보완됐다. 그만큼 액셀러레이터를 깊숙이 다그칠수록 시원하게 가속한다. 6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충격이 잦은 자동 싱글클러치(MCP) 변속기와 다르게 최대토크 구간인 2,400rpm을 넘겨 부드럽게 다음 단수로 변속한다. 속도계 바늘은 시속 100km까지 지체 없이 오른다. 이때, 엔진 회전수는 2,000rpm 내에 머문다.

‘S’ 버튼을 누르면, 엔진 회전수 바늘은 좀 더 높은 영역에서 춤춘다. 엔진의 소리가 카랑카랑하게 바뀌며 힘을 더 짜낸다. 시승 전 ‘다소 높은 지상고로 고속 안정감이 떨어지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지만, 오히려 민첩하고 안정적이게 도로를 달린다.

하체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승차감보다 예리한 운동성능에 조금 더 기울었다. 굽이진 와인딩에서는 날카로우면서도 예리한 움직임이 드러나지만, 한편으로는 노면의 흐름을 읽을 정도로 소음이나 진동이 뒷좌석으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딱딱한 착좌감의 시트 또한 불편함을 더욱 키웠다. 세그먼트를 미루어 보았을 때 가족 구성원 중심의 차종인 만큼, 뒷좌석의 승차감은 더욱 보완될 필요가 있다.

글: 김석민

Peugeot New 3008 2.0 HDi
가격: 4천340만원
크기: 4365×1835×1640mm
휠베이스: 2615mm
무게: 1460kg
엔진: 직렬 4기통, 1997cc, 터보디젤
최고출력: 163마력/3750rpm
최대토크: 34.6kg∙m/2000rpm
복합연비: 14.1km/L
CO₂ 배출량: 139g/km
변속기: 6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토션빔
브레이크(앞/뒤): V 디스크/디스크
타이어: 모두 255/50 R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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