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DS4 2.0 HDi, 약점을 극복한 스타일리시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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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4 2.0 HDi, 약점을 극복한 스타일리시 크로스오버
  • 김동균
  • 승인 2013.12.27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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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시리즈는 강한 개성으로 감성을 자극한다. 한 식구인 푸조보다 더욱 강하게 프랑스 특유의 색채를 드러내는 시트로엥은 프리미엄 모델인 DS 시리즈를 통해 억눌려 있던 자신들의 아방가르드 정신을 마음껏 펼쳐냈다. 그중 중간에 위치한 DS4는 국내에는 지난해 7월 처음 데뷔했고, 1년여 만에 2.0 디젤 모델이 라인업에 새롭게 합류했다.

언제 봐도 독특한 DS4는 쿠페 스타일의 해치백이면서, 높은 차고 덕에 SUV 같은 느낌도 풍긴다. 눈꼬리가 올라간 얼굴은 남성적이면서 다부진 느낌이지만, 루프에서 리어 범퍼까지 둥그렇게 떨어지는 뒤태가 귀엽기 그지없다. 더불어 표면을 사방팔방 휘젓는 유려한 선들과 적재적소의 장식들이 세련미와 고급감을 더한다.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삼은 DS4는 쿠페 스타일 때문에 3도어로 만들어졌어야 하지만, 시트로엥은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5도어를 고집했다. 그리고 디자인을 해치지 않기 위해 리어 도어 손잡이를 C필러에 숨겨놓았다. 하지만 도어 크기가 너무 작아 윈도는 열리지 않는다. 당황스러운 일이지만 본래 없어야 할 도어를 만들어놓아 편의성을 높였다는 것이 시트로엥의 주장. DS4의 스타일에 반했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저 황당한 말로 들릴 것이다.

일단 겉모습은 기존의 1.6 HDi 모델과 차이가 없다. 다만 시승차에 끼워진 18인치 휠과 미쉐린 파일럿스포츠3 타이어가 두 모델의 차이에 대한 힌트를 보여주고 있다. 1.6 HDi 모델은 17인치 휠에 미쉐린 프리머시 HP 타이어를 신는다. 보다 스포티한 성격을 지니고 있단 얘기다.

이처럼 겉은 같아도 성격은 다르다.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2.0 HDi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4.6kg·m의 힘을 발휘한다. 1.6 HDi와 비교하면 출력은 51마력, 토크는 7.1kg·m나 높은 수치로 두 모델의 배기량을 감안해도 제법 차이가 크다. 따라서 어느 rpm에서나 향상된 힘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저속에서는 여유롭고 부드럽게, 고속에서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대로 시원하게 밀고 나가는 맛이 훌륭하다. 정숙성 또한 수준급이며 공회전에서의 소음과 진동은 평이한 수준이지만 고속에서 풍절음에 대한 대비가 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작고 높은 차체로 인해 고속주행 시 안정감은 다소 떨어지는 느낌. 하지만 시트로엥다운 탄탄한 하체와 스티어링 휠에 빠르게 반응하는 차체가 스포티한 감각을 만들어내고, 풍부한 힘과 어우러져 운전의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물론 코너링에서 뛰어난 밸런스가 이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는 성격에 맞게 민감한 편으로 초반부터 빠르게 반응한다.

더불어 변속기의 차이가 주행감각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1.6 HDi 모델에 적용된 EGS 변속기는 수동변속기처럼 다뤄야 하고 변속 시 딜레이가 있지만 2.0 HDi 모델에는 일반적인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어 보다 쾌적한 주행환경을 만들어준다. 다만 연비에서는 그만큼 손해를 본다. 2.0 HDi와 1.6 HDi의 복합연비는 각각 14.3km/L, 17.6km/L.

체구는 작지만 시야의 개방감은 SUV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앞유리와 루프가 맞닿는 부분이 다른 일반적인 차들에 비해 훨씬 위로 올라가 있기 때문. 운전 중에도 시시때때로 가을의 풍미에 취하는 요즘에는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다.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쬘 때는 슬라이딩 되는 선바이저를 내려 유리를 가려주면 된다.

실내에서는 1.6 HDi 모델과 비교해 DS4 특유의 개성이 조금 희미해진 점이 눈에 띈다. So Chic 모델을 기준으로 보면 손목시계의 스트랩을 연상시켰던 독특한 무늬의 가죽시트는 일반적인 세미버킷 스타일로 바뀌었고, 메모리 기능도 빠졌다. 하지만 시트 무늬는 개별주문을 통해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동급 경쟁자들에서 보기 힘든 마사지 기능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외에도 마치 콘셉트 카를 떠올리게 만들었던 작은 변속레버가 평범한 디자인으로 변했고 EGS 변속기에는 필수지만 이제는 필수요소가 아닌 패들시프트가 삭제되었다. 어쨌든 상위 모델임에도 편의장비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기존 DS4 1.6 HDi 모델은 장점이 많은 차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들이 국내에선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EGS 변속기의 경우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수동변속기를 다루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뛰어난 연비를 제공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소비자들에겐 그저 강한 변속 충격이 괴리감을 줄 뿐이었다. 반면 2.0 HDi 모델은 보다 강력한 성능과 쾌적한 주행환경을 제공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장점들을 갖추면서 시트로엥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글: 김동균

CITROEN DS4 2.0 HDi SO CHIC
가격: 4천320만원
크기: 4275×1810×1525mm
휠베이스: 2510mm
무게: 1500kg
0→시속 100km 가속: 9.3초
최고시속: 212km
엔진: 직렬 4기통, 1997cc, 디젤
최고출력: 163마력/3750rpm
최대토크: 34.6kg·m/2000rpm
복합연비: 14.3km/L
CO₂ 배출량: 137g/km
변속기: 6단 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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