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6 트윈 터보를 얹어 500마력에 가까운 출력을 내는 단 한 대의 골프. 골프 디자인 비전 GTI를 <오토카>의 맷 버트(Matt Burt)가 시승했다.
전혀 다른 폭스바겐 골프 GTI가 등장했다. 바로 골프 디자인 비전 GTI. 폭스바겐이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뵈르터제 튜닝 페스티벌에 내놓기 위해 구상한 작품이다. 오직 튜닝쇼에 출품하기 위한 모델로 출력은 약 500마력에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3.9초.
디자인 비전은 폭스바겐의 골프 GTI 스타일 철학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모든 부분을 한계까지 끌어올렸다. 스타일 디자이너 안드레아스 민트에 따르면 몇 세대에 걸친 골프 GTI에서 디자인의 실마리를 찾았다. 동시에 해치백의 아이콘, GTI의 차세대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트레드를 넓히고 루프를 낮춰 근육질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한편 실내 장비를 확 줄였다. 뒷좌석을 들어낸 자리에는 상당히 큰 크로스멤버가 들여졌다. 보닛 밑에는 V6 트윈터보 휘발유 엔진이 얹어졌다. 6,500rpm에서 503마력을 뽑아내고, 4,000~6000rpm에선 57.1kg·m의 최대토크가 만들어진다. 새로운 엔진은 크로스블루 쿠페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기존 골프 GTI에 비해 튜닝강도는 떨어진다. 동력은 6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를 통해 각 네바퀴에 전달된다. 시프트 패들과 골프 4모션의 할덱스 4×4 시스템을 갖췄다.
디자인 비전의 실내는 카본 파이버 재질로 감쌌고 알칸타라로 마무리됐다. TFT LCD 모니터는 두 곳에 쓰인다. 하나는 계기판으로 쓰이고 센터콘솔에 자리한 디스플레이는 서킷맵과 랩타임 정보를 제공한다. 스티어링 휠에는 3개의 운전모드—스트리트(Street), 스포트(Sport)와 트랙(Track)—를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가 달렸다. 모드 순서에 따라 댐핑과 엔진맵이 점차 강화된다. 스티어링 휠 우측에는 시동버튼이 달렸다.
시험 삼아 액셀을 슬쩍 밟자 다소곳이 응얼거리던 엔진이 돌연 발작을 일으켰다. 엔진 내장 깊숙이에서 도화지에 불을 붙이듯 한순간 멈칫한 다음 걷잡을 수 없는 광기가 폭발했다. 다정하던 엔진음이 요란한 울부짖음으로 바뀌고 폭스바겐 골프 디자인 비전 GTI는 와락 가속하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 순간 모든 감각이 뒤틀렸다. 단단한 스포츠 시트에 몸이 찰싹 달라붙었다. 엔진은 월드 랠리 머신처럼 상당한 굉음을 내뿜었다. 액셀을 살짝 들면 터보에서 못지않게 유쾌한 소리가 들렸다. 저절로 입이 쩍 벌어졌다.
폭스바겐은 디자인 비전 GTI가 쇼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아직 완전히 조율되지 않았다.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단 한 대뿐인 차. 엄격한 제약을 받은 탓에 스티어링을 완전히 돌리지도 못했다. 한데 우리에게 허락된 속도에서도 등골이 오싹한 재미를 맛봤고, 놀랍게도 반응이 아주 너그러웠다.
시승 중 트랙모드로 설정한 채 외곽으로 나섰다. 그리고 울퉁불퉁한 아스팔트 위에 차를 올렸다. 그럼에도 디자인 비전 GTI는 20인치 휠과 타이어에 경직한 모드치고는 승차감이 뛰어났다. 트랙 모드로도 달라지지 않은 것은 스티어링. 일반형 골프 GTI에서 그대로 빌려왔다.
아주 가벼운 느낌이 들었고, 괴물 같은 성능과 경주차 감각과는 약간 어긋났다. 하지만 이해할 만 했다. 디자인 비전 GTI는 모터쇼 스탠드를 장식할 쇼카. 공도용 모델이 아닐 뿐더러 레이스트랙을 달릴 경주차도 아니다. 이 광적인 골프와 제일 가까운 차를 사려면, 아마도 디자인 특징의 일부가 들어간 미래의 GTI가 될 것이다. 또는 맛깔스런 V6 엔진이 들어앉을 미래의 폭스바겐 모델이라 말할 수 있다.
글: 맷 버트(Matt Burt)
VOLKSWAGEN GOLF DESIGN VISION GTI
0→시속 100km 가속: 3.9초
최고시속: 300km
복합연비: na
CO₂ 배출량: na
무게: na
엔진: V6, 3.0L, 트윈-터보, 휘발유
최고출력: 503마력/6500rpm
최대토크: 57.1kg·m/4000~6000rpm
변속기: 6단 듀얼 클러치 자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