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기본형 로터스 엑시즈 V6은 스포츠카의 궁극적인 모습을 대변할 것이 분명하다. 무게는 깃털 한 박스보다 좀 더 가볍고, 실내는 불필요한 고급스러움에 방해받지 않고 아주 특별하게 정돈되었으며, 토요타의 V6 슈퍼차저 엔진은 충분한 강력함 - 350마력 - 으로 가장 야심찬 슈퍼카 운전자들을 뺀 모든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미드 엔진 섀시나, 매력적인 논 파워 스티어링이나, 가끔은 눈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도록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브레이크 등 이야기할 거리가 매우 많다. 그렇기는 하지만, 한 두 사람에게는 기본형 엑시즈 V6이 쓰다듬어주기(또는 이번에 꼭 쓰다듬어주어야 하는)를 기다리는 고양이에 불과하다. 그리고 엑시즈 V6 컵이 직접적으로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기본 모델보다 출력이 높지 않은 대신, 로터스는 이 차에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이라는 식의 개발을 추구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미 간소한 실내를 답습하고, 불필요한 흡음 소재들을 덜어내고, 소화기와 두툼한 롤케이지를 더하고, 훨씬 더 날카롭게 달릴 수 있도록 꾸밀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생각한 로터스는 그동안 나왔던 것 중 가장 진지한 트랙데이용 차 가운데 하나를 만들었다.
또한 이 차는 이제야 승용차 인증을 신청한 단계다. 이는 꼭 필요하다면 사람들을 벌벌 떨게 할 요량으로 어느 곳에서든 트랙데이에 몰고 가서 서킷에 어울리게 달린 다음 날이 저물 무렵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차다. 엑시즈 V6 컵을 헤델에 있는 로터스가 내놓은 포르쉐 911 GT3 RS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면 여러분은 한참 잘못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차는 그보다 훨씬 더 목적에 충실하다. 그 대신, 이 차는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야성적이고 아슬아슬한 케이터햄에 가깝지만, 지붕을 씌우면 슈퍼차저와 최소한 에어컨을 선택할 수는 있다. 이미 이야기했듯이, 나는 로터스가 지은 번쩍거리는 새 시험주행로를 떠나기 직전에 한동안 도로 위에서 몰아보았고, 예상했던 것만큼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솔직히 노면 소음이 상당히 크고 신형 버킷 시트는 노포크(Norfolok)의 더 거친 도로에서 충분히 편안함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승차감은 사실상 아주 괜찮았다. 그리고 스티어링 감각은 기억에 남아 있는 기본형 엑시즈 V만큼 풍부한 느낌을 주었다. 고속에서는 감각이 풍부하고 정확성은 빛이 나면서 저속에서도 다루기가 좋았다.
도로 위에서 V6 컵의 느낌과 소리도 적당히 빠르다. 기본형 V6보다 60kg 더 가볍고, 이 점은 기본적으로 가속하는 상태에서나 방향을 바꿀 때에 치밀함을 더하는 이유라는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네 바퀴에 모두 쓰인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지만, 주행 중에 훨씬 더 짜릿한 반응을 만들어내도록 조금 더 단단한 스프링, 2방향 조절식 댐퍼로 조율했다.
또한 극심한 코너링 상황에서 차체 기울어짐이 적고 차체 제어는 더 치밀해져, 헤델에 새로 지은 훌륭한 시험용 트랙의 효과를 금세 뚜렷이 보여주게 된다. 그리고 그런 점이 바로 V6 컵의 본질이다. 레이스트랙을 하루 종일 열심히 돌고, 운전석에 오를 수 있을 만큼 행운을 지닌 사람에게 엄청난 스릴을 안기고, 그날 밤에는 집으로 직접 몰고 돌아갈 수 있다.
값은 6만2천995파운드(약 1억690만원)로 좀 비싸지만, 사실 그 비용으로 살 수 있는 다른 차는 없다. 그 점이 로터스가 바로 지금 완성본을 충분히 마무리할 수 없는 이유다.
글: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LOTUS EXIGE V6 CUP
0→시속 100km 가속: 3.8초
최고시속: 265km
복합연비: 12.4km/L(추정, 유럽기준)
CO₂ 배출량: 236g/km
무게: 1110kg
엔진: V6, 3456cc, 슈퍼차저, 휘발유
구조: 미드, 세로, RWD
최고출력: 350마력/7000rpm
최대토크: 40.8kg·m/4500rpm
변속기: 6단 수동
연료탱크: 40L
트렁크: na
휠(앞/뒤): 7.5J×17in/9.5J×18in
타이어(앞,뒤): 205/45 ZR17, 265/35 ZR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