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5, 혈통을 지키며 변화를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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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5, 혈통을 지키며 변화를 이루다
  • 리차드 브렘너
  • 승인 2013.10.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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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 BMW X5가 나오기 전까지, SUV는 대부분 섀시를 따로 만들었다. 그 차들의 주행특성은 진흙탕과 황야에서의 이동에 특화되었고, 높이 앉아 당당하게 달린다는 만족감을 위해 포장도로에서의 거친 감각을 감내해야 했다. BMW는 스포츠 장비 운반용 차(SUV)보다는 스포츠 활동용 차(SAV)를 원하는 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렇게 해서 도로 위에서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나 미쓰비시 파제로보다 훨씬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커다란 4륜구동 괴물 차, 즉 X5가 탄생했다.

4륜구동 차가 성공하려면 오프로드 주행능력보다 거만하게 내려다보는 좌석, 은근한 품격과 공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BMW뿐만은 아니었지만, X5는 모노코크 구조를 썼다는 점에서 선구자였다. 게다가 지금까지 X5가 130만대 이상 팔렸다는 사실은 BMW가 옳았음을 입증한다. 모노코크 구조의 차체, 포장도로에 특화된 4륜구동 구조는 이제 표준이 되었다.

디자이너 올리비에 하일머(Olivier Heilmer)는 그러한 성공이 이번 3세대 X5의 스타일링이 단순히 “X5의 뚜렷하고 우아한 모습을 가다듬고 강화한” 정도에 그친 이유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프로젝트 리더인 지그프리드 물러(Siegfried Muller)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X5가 많은 부분을 새롭게 창조하기보다는 큰 규모로 손질한 쪽에 가깝다고 한다.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같지만, 대단히 업그레이드된 것은 물론 X5의 근간인 차체 구조를 튼튼하고 가볍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차체는 이제 무게 증가 없이 강도가 5% 높아졌고 차 자체는 세련미가 더 뚜렷해졌다. 물러에게 주어진 가장 어려운 과제는 무게를 늘리지 않고도 이전 모델의 승차감, 세련미, 뛰어난 품질에 관한 비평을 떨쳐내는 것이었다. 또한 엔진룸 격벽, 유리 주변, 바퀴가 놓이는 부분에서 전달되는 소음을 줄여 정숙성이 2.5데시벨(dB) 향상되는 효과를 얻었고, 새로운 시트는 진동을 줄였다. 아울러 상당히 부드러워진 서스펜션은 날카로운 요철에서 거친 느낌을 더 효과적으로 걸러낸다.

연료소비를 줄이기 위해 공기저항계수는 0.34에서 0.31로 낮아졌고, 유압식보다 전동식으로 바뀐 스티어링은 감각의 변화가 뚜렷하다. 하지만 더 돋보이는 부분은 격이 높아진 실내다. 미묘한 굴곡을 지닌 장식, 탁월한 소재와 무드 조명 조절 기능은 여전히 친근한 실내 구조를 더욱 향상하고, 넓어진 트렁크 공간과 40:20:40 비율로 나누어지도록 선택할 수 있는 3열 좌석 등 개선된 뒤 공간은 업그레이드를 완성한다.

BMW가 이피션트 다이내믹스라는 임무를 수행한 결과, x드라이브30d 모델의 엔진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33g 줄이면서도 출력은 13마력, 토크는 2.1kg·m 높아졌고 0→시속 100km 가속은 0.7초 더 빨라졌다. 또한 이 디젤 엔진의 성격도 훨씬 유순해져 거칠고 시끄러운 느낌은 콧노래와 함께 날아가 버렸다.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민첩한 반응과 8단 자동변속기의 훌륭한 변속 시기 예측 능력은 휘발유 엔진을 얹은 x드라이브50i 모델을 능가하는 민첩함과 부드러움에서 격조를 느낄 수 있는 고성능을 만들어낸다.

결국 1999년에 X5가 일으킨 작은 혁명의 본질은 그대로 유지되었고, 이 최신 모델은 점점 더 구불구불한 길을 달릴수록 만족스러운 민첩함과 정교함을 보여준다. 그런 길에서는 스포트(Sport) 세팅을 선택하면 운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구동계통에 생기를 불어넣고 쇼크 업소버 움직임을 억제하며 이따금씩 애매한 스티어링 특성에 무게를 실어 잘 정돈된 주행감각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승차감은 어떨까?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작은 요철은 매끄럽게 충격을 흡수하지만, 스포트 모드로 산등성이와 포장이 파인 곳을 지날 때에는 어색하게 덜컹거리기 때문에 영국 도로에서 이 차를 몰 사람이라면 컴포트(Comfort) 모드를 선호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팅에서 스티어링이 너무 가볍게 돌아간다는 점과 스티어링, 구동계통, 서스펜션 설정을 따로 조합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이것은 이 안락하고 실용적이며 상당히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가족용 차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흔치 않은 티 중 하나다. X5의 공식은 변하지 않았고, 스티어링을 제외하면 스포티한 날카로움과 세련되고 큰 실내가 주는 편안함의 조화는 여전히 강력하게 추천할 만하다.

글: 리차드 브렘너(Richard Bremner)

BMW X5 XDRIVE 30d
0→시속 100km 가속: 6.9초
최고시속: 230km
복합연비: 16.1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162g/km
무게: 2070kg
엔진: 6기통, 2993cc, 터보디젤
구조: 프론트, 세로, 4WD
최고출력: 259마력/4000rpm
최대토크: 57.1kg·m/1500~3000rpm
변속기: 8단 자동
연료탱크: 85L
트렁크:  650~1870L
휠: 8.5J×18in
타이어: 255/55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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