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SQ5 TDI, 기대를 넘어서는 자극은 재미있고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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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SQ5 TDI, 기대를 넘어서는 자극은 재미있고 통쾌하다
  • 안민희
  • 승인 2013.10.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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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디젤 엔진을 얹은 스포츠 SUV라고 SQ5 TDI를 정의하기에는 살짝 부족하다. 매력적인 이 차의 엔진과 주행 감각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서다. 바탕이 된 Q5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정도였다. SQ5 TDI는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 라인 중 하나인 S에 속한다. 하지만 휘황찬란한 디자인은 아니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는 방법은 꾸미면서도 크게 꾸민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이 아닐까. SQ5 TDI는 Q5의 디자인을 유지하며 최소한의 변경으로 특별한 분위기를 더했다.

사이드미러와 루프 바 등을 알루미늄 색으로 바꾸고 21인치 대형 휠을 신겼지만 지나친 과장이 없다. 그 덕분에 디자인 포인트에 주목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예뻐 보인다. 실내는 화려함이 돋보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검은색이지만 붉은색으로 강조한 투톤 시트가 시선을 빼앗는다. 도어트림 또한 시트와 같은 붉은색으로 단장했다. 실내 장식은 카본으로 바뀌었다. 고성능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다. 세미버킷에 가까운 시트는 몸을 확실하게 잡아준다.

사이드 볼스터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 구불거리는 길을 달릴 때도 안정감을 준다. 실내의 재질과 마감은 높은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아우디의 실내 품질은 최상위권에 속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실내에 거는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뒷좌석 공간은 키 180cm의 성인인 경우 무릎 공간은 충분하나 다리 공간이 살짝 아쉬울 수 있다. 더불어 뒷좌석 공조기는 온도와 바람세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양쪽 구분은 없다.

변화의 중점은 성능이다. SQ5 TDI는 신형 V6 3.0L 트윈 터보 디젤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은 313마력이고, 최대토크는 66.3kg·m로 기존 엔진에 비해 상당히 강해졌다. 강력한 성능을 위해 피스톤을 포함한 여러 부품에 특수 설계를 더했다. 레이스를 목표에 둔 엔진으로 보일 정도다. 서스펜션 또한 스포츠 성능을 위해 변경됐다. 차체 높이가 30mm 낮아졌는데, 그만큼 무게중심이 낮아져 운동성능 또한 끌어올렸다.

드라이브 모드를 바꾸면 차의 성격도 바뀐다. 모드는 오토, 컴포트, 이피션트, 다이내믹, 인디비주얼의 5가지 종류. 각 모드마다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 서스펜션 감쇠력, 스티어링 휠 감쇠력, 엔진음 등을 바꿔 주행 감각에 차이를 준다. 그 성격 차이는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극과 극을 넘나든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시종일관 나긋했다. 힘은 넘치지만 부드럽게 전달한다.

여유롭게 속도를 올리고 순항을 즐겼다. 이피션트 모드에서는 상위 단수로 빠르게 변속해 최대한 연비를 높인다. 시속 100km에서의 엔진회전수는 1,600rpm이다. 최대토크를 저회전인 1,450rpm부터 끌어내기 때문에 느리게 달릴 때에도 충분한 힘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다이내믹 모드로 바꾸면 숨겨놓은 제 성질을 온전히 드러낸다. 우선 엔진음이 커졌다. 묵직한 저음으로 그르렁대는 엔진이 운전자를 설레게 한다.

엔진의 회전 질감은 상당히 부드럽다. 강한 토크를 흩뿌리듯 쏟아내기 때문에 거칠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밀한 회전 기계처럼 매끄럽고 빠르게 회전수를 올린다. 특히 반응성이 매우 뛰어났다. 특히 4,000rpm에서 변속이 이뤄지는 5,000rpm까지의 구간에서 바늘은 춤추듯 치솟는다. 빠르게 가속을 보챌 때, 비로소 촘촘하게 짝지은 8단 변속기의 제 성능이 드러났다. 엔진 회전수를 고회전으로 유지하며 연거푸 변속을 이어간다.

그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1초 만에 가속한다. 이는 카이엔 기본형의 7.8초보다 2.7초 빠르며, 더 비싼 포르쉐 카이엔 S 디젤의 5.7초보다 빠르다. 스티어링 휠은 다이내믹 모드에서 상당히 무겁게 변했다. 핸들링은 예리하면서도 정직하다. 노면을 읽을 수 있으며, 스티어링 휠을 꺾는 만큼 정확히 회전하며 불안감이나 어설픈 감각을 남기지 않는다. 게다가 브레이크 성능도 뛰어나다.

초반부터 큰 제동성능을 내진 않는다. 브레이크를 밟는 만큼 제동력을 키운다. 제동력은 상당히 좋으며 급제동 때도 거동이 안정적이다. 고속주행의 안정감은 도로에 레일을 깔고 달리는 특급열차를 떠올릴 정도였다. 승차감은 상당히 탄탄하다. 그럼에도 노면의 대다수 충격은 삼켜낸다. 단, 주행 모드 사이의 충격 흡수력은 꽤 차이가 난다.

컴포트에서는 상당히 부드럽게 충격을 받아내지만 다이내믹에서는 마치 도로를 짓누르듯 달리며 어느 정도의 충격을 남긴다. SQ5는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잘해내는 차다. 가족을 위한 편안한 승차감의 SUV로 쓸 수도 있고, 때로는 질주를 즐기는 강력한 머신으로 탈바꿈한다. 게다가 강력한 성능과 2,040kg의 무게를 생각해볼 때 11.9km/L의 복합 연비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SQ5의 경쟁자를 떠올렸다.

성능이 비슷한 BMW X3 35d를 떠올릴 법 하지만 기자의 생각은 달랐다. 포르쉐 카이엔 디젤이다. 말도 안 된다 생각할지 모른다. 물론 둘의 덩치 차이만큼 급은 크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편의장비를 더하기 전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다. 포르쉐 카이엔 디젤은 더 크고 편안한 실내, 부드러운 주행 감각, 뛰어난 안정성과 코너링 성능을 갖췄다.

아무리 봐도 SQ5보다 더 좋은 차로 생각될 것이다. 하지만 SQ5는 카이엔 디젤에 없는 단 한 가지를 갖췄다. 바로 자극이다. 자극적인 드라이빙을 원한다면 SQ5를 선택해야 한다. 뛰어난 성능을 과시하는 카이엔 S 디젤을 사려면 2천만원 넘게 돈이 더 든다. 아우디는 진정 재미있는 차를 만들어냈다. 사실 곧 등장할 포르쉐 마칸과 비교해야겠지만, 카이엔과 비교한 것은 좋은 차를 만든 데 대한 기자의 찬사다.

글: 안민희 기자

The New Audi SQ5 3.0 TDI
가격: 8천650만원
크기: 4644×1911×1624mm
휠베이스: 2813mm
무게: 2040kg
0→시속 100km 가속: 5.1초
최고시속: 250km(안전제한속도)
엔진: V6 TDI, 2967cc, 트윈터보, 디젤
최고출력: 313마력/3900~4500rpm
최대토크: 66.3kg·m/1450~2800rpm
복합연비: 11.9km/L
CO₂ 배출량: 168g/km
변속기: 8단 팁트로닉
트렁크: 54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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