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DS5, 500, 코란도 투리스모
<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DS5, 500, 코란도 투리스모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05.3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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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5
우리나라에서 시트로엥의 차들은 접하기가 쉽지는 않다. 1990년대에 한번 국내시장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일이 있고, 차의 성격이 보편성보다는 특이성에 더 중점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폭넓은 소비자층을 겨냥하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시트로엥의 차들은 대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은 걸까? 그 대답은 간단하다. 시트로엥이 판매되고 있는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의 시장은 수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의 각축장이다.

우리나라처럼 한 메이커가 70~80%를 독식하는 생산자 중심의 시장이 아니라, 어느 메이커도 15%의 점유율을 넘기기가 힘든,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의 시장이다. 그런 시장 환경에서는 개성 없는 차들은 곧 퇴출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서의 개성은 단지 디자인의 개성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가격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한다. 당연히 경쟁자보다 좋은 가격을 만들어놔야 소비자들의 사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시트로엥 같은 브랜드의 차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다른 메이커들이 하지 않는 성격을 찾아서 만들어야 하고, 그 결과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 다양한 상품들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트로엥 같은 차들이 국내시장에 들어오면 과연 소비자들은 선택의 자유가 늘었다고 느낄까?

사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선택의 폭이 좁은 것은 비단 메이커들만의 책임은 아니다. 오히려 소비자들의 책임이 더 클지도 모른다.튀는 것을 싫어하고, 남과 비교해서 똑같은 걸 사야, ‘왕따’를 당하지 않아야 마음이 놓이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인지도 모른다. 남과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성향이 있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래서 시트로엥 DS5는 정통 세단이나 SUV에서는 비껴난 성격의 디자인적 창의성을 보여준다.

선루프를 가로지르는 오버헤드 콘솔도 그렇고, 특이한 디자인의 A 필러, 통풍구 옆에 붙은 시계와 시동 버튼, 심지어 파워윈도 버튼의 디테일까지도 특색 있으면서도 현란하지 않은 프랑스의 패션 감각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이런 게 진짜 개성 있는 디자인인 것이다. 자동차를 살 때 중고차 값 떨어질 걸 염려해서 남들이 사는 그냥 무채색으로 사는 소비자들이 대다수 존재하는 한, 국내시장에서 시트로엥과 같은 개성 있는 차들은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피아트 500
신형 피아트 500은 A 세그먼트, 즉 우리 기준으로는 경승용차의 크기이다. 실제로 포드의 경승용차 Ka의 플랫폼에 디자인되었으며, 엔진은 배기량 1,200cc, 1,300cc, 1,400cc 등이 있고, 고성능 아바스(Abarth) 사양도 있다. 신형은 클래식 피아트 500모델의 특징을 아이콘화 한 디자인이다. 클래식 피아트 500은 1957년부터 1975년까지 20년 가까이 판매된 장수 모델로써, 피아트의 디자이너 단테 지아코사(Dante Giacosa)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이 사람 단테 지아코사는 세기의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쥬지아로가 17세 소년 시절이었을 때 일찍이 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디자이너로 발탁한 사람이라고 하니, 그의 직관도 뛰어난 것이 틀림없다. 클래식 피아트 500은 그 이름처럼 500cc급 배기량을 가지고 있었는데, 직렬 2기통의 479cc, 499cc, 그리고 594cc의 세 가지였다. 클래식 모델의 차체 크기는 길이가 3미터가 안 되는 정말로 작은 크기였다.

물론 신형 500 역시 크지는 않은데, 전장 3,546mm, 전폭 1,627mm, 전고 1,488mm, 축거 2,300mm로 우리나라 모닝보다 전장은 49mm 작고, 폭은 32mm 넓고, 높이는 5mm 높고, 축거는 85mm 작다. 전체 길이에 비해 폭과 높이가 높아 상대적으로 실내공간은 더 넓고, 도심지에서의 주차에는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피아트가 미국의 크라이슬러를 합병하면서 이 소형차 500 역시 미국에서 시판될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의 픽업트럭이나 풀 사이즈 SUV들을 보면 피아트 500처럼 작은 차가 미국에서 시판된다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이탈리아 차들의 특징은 매우 패셔너블하다. 물론 패션 강국 이탈리아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지만, 피아트 500 모델의 실내를 보면, 흰색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서 과감한 색채의 사용이 그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예쁜 것을 열망하긴 하지만, 정작 자신의 차를 선택할 대는 ‘청소하기 어려워서’라는 이유로 보수적인 색을 선택한다. 실용성이냐 패션이냐는 언제나 고민거리인 것은 분명하다.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쌍용의 부활을 위한 움직임을 상징하는 코란도 투리스모가 등장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로디우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로디우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필자는 기겁(?)을 했었다. 눈이 의심되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다. 독창성 있는 디자인이라는 관점으로 본다고 해도 여러 부분에서 균형 있게 다듬어지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디자인에서 독창성과 균형은 이율배반적인 면이 강하다.

독창성 있게 디자인하다보면 균형을 잃기 쉽고, 또 반대로 균형을 추구하다보면, 평범한 디자인이 될 개연성이 높다. 어느 부분에서 알맞게 파격을 추구하는가, 즉 감성적인 작업을 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균형감과 보편성을 추구하는, 논리적인 작업을 하는가가 디자이너들의 숙제인 셈이다. 말로 표현해도 이처럼 애매모호한데, 그것을 형태에서 나타낸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새로 등장한 코란도 투리스모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디자인을 하려고 애쓴 것을 느낄 수 있다.

전반적으로 무리가 없는 이미지다. 사실 로디우스를 타본 사람들은 성능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내 디자인도 결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외부 디자인이 요즘 유행하는 말투로 표현하자면, 특이해도 너~무 특이했던 것이 걸림돌이었다. 거기에서 보편성으로 돌아온 것이다. 앞모습의 이미지도 그렇고 전체적인 차체의 선의 흐름에도 문제(?)를 발견할 수 없을 만큼 잘 다듬어졌다. 물론 뒤 범퍼의 양쪽에 ㄴ자 형태의 리플렉터는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느낌을 주기는 한다.

한편으로 너무 조심한 건 아닌가 하는 디자인은 C-필러의 두 장의 유리창 크기 배분이다. 물론 기울기나 형태는 서로 다르지만, 그 크기가 서로 거의 똑같아서 C-필러가 그 성격이나 방향성을 못 찾고 있다. 게다가 벨트 라인에서 직선으로 와서는 쿼터글라스에서 갑자기 꺾여버린다. 그렇지만 유리창 아래쪽의 차체 볼륨은 그대로 이어진다.

차라리 뒷문과 맞닿은 쿼터글라스를 조금 더 삼각형에 가깝게 디자인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전체적으로 자동차를 더 실용적이고 합리적으로 다듬으려고 한 의도가 충분히 느껴진다. 마힌드라 라는 새로운 경영진을 앞세운 새로운 쌍용자동차의 모습을 보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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