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은 거절! 시트로엥 DS5
상태바
평범함은 거절! 시트로엥 DS5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02.21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쟁력 있는 작은 차들을 잘 만들어온 시트로엥은 지난 2009년 슈퍼미니 클래스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DS3에 이어, 2011년에는 DS3보다 조금 큰 콤팩트 클래스인 DS4와 콤팩트 익스클루시브 카Compact executive car) 클래스에 해당되는 DS5까지 DS 시리즈의 라인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DS5는 시트로엥 C4와 푸조 3008에 사용된 PSA PF2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이름 뒤에 5를 붙인 것은 아마도 사람들에게 보다 큰 C5급으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듯하다.

사실 시트로엥의 기존 모델 라인업은 가격과 디자인 등이 극히 대중적이었다. 하지만 DS 시리즈는 프리미엄 모델이며, 그중에서 DS5는 최상위 모델이다. 물론 이 등급에는 막강한 경쟁 상대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만큼 성공이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시트로엥이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DS 시리즈는 언제까지나 시트로잉이 대중적인 차를 만드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독특한 고급차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적극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판매가격에서도 그만큼 고가 정책이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이 차는 4천~5천만원대에 판매할 정도다. 어쩌면 디자인 비용을 많이 요구하는 셈이다.

시트로엥 DS시리즈의 가장 강력한 무기를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독특한 디자인’이다. DS5 역시 지금까지 흔히 볼 수 없었던, 그렇지만 시선을 끌 만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 DS5의 스타일링은 200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콘셉트카 ‘C-스포트라운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DS5는 해치백과 슈팅-브레이크(Shooting-brake : 디자인은 해치백 또는 에스테이트와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통상적으로 보다 스포티한 디자인을 가진 차의 형태를 뜻함)를 닮은 에스테이트 스타일링을 믹스시킨 것이 특징이다.

스포티하면서도 볼륨감 있는 보디 측면의 라인들이 매우 독특하면서도 은근히 고급스러움까지 이끌어낸다. 특히 A필러와 그 옆에 자리 잡은 쿼터 필러를 중심으로 아주 묘한 글라스의 배치와 헤드램프부터 시작해 쿼터 필러를 타고 치켜 올린 가니쉬가 디테일에서 액센트를 더하는데, 방음 성능을 고려한 폴리 카보네이트 재질의 이 쿼터 글라스 덕분에 소음은 더 줄이고 두꺼운 A필러 하나만 두었을 때보다 가려지는 부분이 적어 더 넓은 시야도 제공한다. 또한 뒤쪽의 루프라인과 D필러의 각도가 만들어내는 비례와 컬러 매칭 역시 남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DS5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공기역학적으로도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쿼터 글라스를 포함한 앞 유리들의 각도, 그리고 프론트 범퍼의 양끝에 마련한 공기 통로가 대표적인 예다. 이는 BMW가 지난 2008년 처음 선보인 ‘에어 커튼’의 원리와 같다고 할 수 있는데, 프론트 범퍼를 양끝에 마련된 공기 통로를 거쳐 나간 공기가 프론트 휠 바깥쪽에 일종의 에어 커튼을 형성해 휠 주변 공기의 흐름을 부드럽게 유도해 공기 저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 뒤에 메르세데스 벤츠 차에서도 이런 기능적인 디자인을 도입했고, 시트로엥에서도 같은 원리를 DS5에 적용한 것이다.

디자인의 독특함은 익스테리어에서 그치지 않고 차 안으로 이어진다. 요란한 컬러는 극도로 절제한 대신 전체적으로 블랙과 실버의 조화로 컬러는 단순화시키면서,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입체적이고 조형적인 요소들이 넘쳐난다. 무엇보다 내·외부 디자인에서 형태와 기능적인 조화를 충분히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D-컷 타입의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 상단에서 센터 플로어까지 완만한 각도를 이루면서 감각적인 조형미를 품은 센터페시아와 오버헤드 콘솔의 디테일들을 보고 있으면 시트로엥 디자이너들의 아방가르드적인 기질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특히 DS5에 사용된 여러 스위치들의 배치와 형태 하나하나는 평범하지 않으며, 어딘가 모르게 스포티한 성향까지 전달하고 있는 듯하다. 글라스 루프를 가진 천장의 스크린은 앞좌석은 스크린이 좌우가 별도이고, 뒷좌석에는 널찍한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각 좌석의 스크린을 여닫는 스위치와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관련된 스위치 등 위쪽에 관련된 스위치들은 모두 오버헤드 콘솔에 배치했다. 시트 역시 그 모양에서 기능성을 간파할 수 있다. 게다가 운전석의 경우 전동식 요추 조절장치는 물론 고급차라고 강조하듯 마사지 기능까지 담았다. 뒷좌석의 경우 견고한 맛은 있지만, 무릎 앞 공간은 다소 좁은 편이다.

DS5의 올라가는 엔진은 1.6L 휘발유 터보(THP155, THP200), 디젤은 1.6L HDi와 2.0L HDi, 그리고 2.0L 디젤 하이브리드 등 사용 연료와 출력에 따라 다섯 가지가 있는데, 한국에는 성능 충분히 검증된 2.0L 디젤 HDi 버전이 먼저 들어왔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3,750rpm, 최대토크 34.6kg·m/2,000~3,000rpm이며,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을 이룬다. 엔진의 파워나 토크는 준수하지만, 저단에서 변속기의 반응에서는 약간 거친 느낌이 있다. 대신 연비와 정숙성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이들링 상태나 일반적인 주행에서 실내소음에 대한 대비가 잘된 편이다.

핸들링의 경우 초기 스티어링 인풋 대비 차체의 반응이 빠른 편에 속하는데, 스티어링 휠의 리턴 포스도 강하고 리턴 속도 역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놓으면 ‘휙’하고 돌아올 정도로 아주 빠르며, 인위적인 감이 강하지만 온 센터 필링도 제법이다. 핸들링 반응 자체만으로는 스포티한 성향에 가깝다. 그런 성향과 연관 지을 수 있는 부분도 뚜렷하다. 즉 스포티한 핸들링 반응과 상반될 수 있는 승차감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아주 매끄러운 노면이 아닌 곳에서는 부드러운 맛은 찾을 수 없다. 거시적인 움직임부터 노면과의 맞닿는 타이어와 휠, 그리고 댐퍼를 비롯한 서스펜션과 차체로 전달되는 미시적인 움직임까지 나긋나긋한 구석은 거의 없다. 더욱이 노면의 굴곡이 심한 곳을 지날 때의 거동을 보면 마치 ‘스프링 달린 오뚝이’ 같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설정이 마음에 썩 들지는 않는다. 이런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멀티 파워트레인과 무게 배분, 그리고 소재를 꼽을 수 있다. 특히 DS5의 라인업에는 앞쪽에 디젤 엔진이 앞바퀴를 굴리고, 뒤쪽엔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굴리는 타입의 디젤 하이브리드 버전이 있는 만큼 차체와 섀시 설계에서 이런 부분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 최종 세팅에서 차의 성격에 맞춰 스펙을 조정할 수도 있는데, 이 차에서는 둘 중 하나다. 하나는 서스펜션 튜닝 과정에서 스포티한 노선과 어울린다는 전제 하에 지금과 같은 설정을 고수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멀티 파워트레인의 적용을 고려해 섀시 튜닝에 들어간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한 결과일 수도 있다. 또한 승차감은 중량과도 큰 관계가 있다. 직접 타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무게 배분 상 디젤 하이브리드 버전에서는 승차감이 지금처럼 거친 모션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든 이 차의 전체적인 라이드 퀄리티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게다가 휠과 타이어도 235/45R 18 시리즈다. 스타일링을 우선해 우쭐한 자세를 만들고 접지력과 핸들링 성능 향상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지금보다는 승차감이 부드러운 쪽이 한국의 오너들에게는 더 잘 먹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유럽에서도 이 차의 거친 승차감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묘하게도 전체적인 평점에서 소비자들은 그렇게 나쁜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 워낙 좋은 평가를 받은 디자인이 그런 약점까지 줄여준 셈이다.

글: 김태천, 사진: 김동균

Citroen DS5 2.0 HDi So Chic 
가격: 4천750만원
크기: 4530×1871×1539mm
휠베이스: 2727mm
엔진: 직렬 4기통, 디젤 터보 HDi
최고출력: 163마력/3750rpm
최대토크: 34.6kg·m/2000~3000rpm
복합연비: 14.5km/L
CO2 배출량: 136km/g
변속기: 6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스트럿 / 트레일링 암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 / 디스크
연료탱크 용량: 60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