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V60 플러그인의 빙상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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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60 플러그인의 빙상 오케스트라
  • 리처드 브렘너
  • 승인 2013.05.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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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FTING
볼보로서는 실로 깜짝쇼. 지난날 뒷바퀴굴림 360 GLT가 드리프팅 마니아 사이에 적잖은 인기를 끌었던 역사가 있다. 엄청난 토크, 시덥잖은 그립과 싼값이 어울려 이런 매력을 자아냈다. 닛산 200SX 같은 드리프터의 꿈은 아니지만. 볼보가 앞바퀴굴림 아니면 네바퀴굴림을 만든 지 오래됐다. 하지만 신형 V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디젤은 선택과 사정에 따라 앞바퀴굴림, 네바퀴굴림과 뒷바퀴굴림으로 요술을 부린다.

게다가 신형 V60은 튼튼한 앞바퀴굴림 44.9kg·m 디젤 토크에다 뒤 액슬 위에 71마력 전기모터를 실어 20.5kg·m를 보탠다. 전력만으로 50km를 달리고, 0→시속 100km 가속에 5.8초. 놀랍게도 CO₂ 배출량은 48g/km. 볼보는 고출력과 높은 가격 4만8천775파운드(약 8천260만원)에도 고성능과 친환경성을 소리 높이 외친다.

트렁크 바닥 밑에 리튬이온 배터리와 드라이브트레인 시스템이 들어 있어 무게는 자그마치 1,955kg. 하지만 무게배분이 58/42에서 53/47로 개선돼 호수의 빙판에서 드리프트의 재미를 한껏 맛볼 수 있다.

SLIDE RULES
우리는 얼어붙은 호수 부근의 작은 마을 칼에 들렀다. 저속 정찰주행을 한 뒤 하이브리드 모드로 출발. 노키아 스터드 타이어를 신어 큰 휠스핀 없이 바라는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볼보의 스키드 방지장치 DSTC를 걸었다. 저속코너를 너무 빨리 몰고 들어가면 노즈가 눈 둔덕으로 미끄러졌지만 접촉과 꼬리 흔들기를 막을 수 있었다.

DSTC를 스포트(Sport)에 놓고 드로틀과 브레이크를 잘 조절하면 트랙션이 강화되고 아주 재미있는 휠스핀을 즐길 수 있었다. 뒤이어 파워(Power) 모드에 들어가자 재미는 한층 높아졌다. 그리고 네 바퀴에서 토크를 쏟아내면서 쌍둥이 모터 볼보가 몸을 흔들었다. 최고의 재미를 뒤로 미루고 ‘퓨어’(Pure) 버튼을 눌러 전기모터만 가동했다.

이제 뒷바퀴굴림. 상당한 스피드를 낼 수 있었지만 약 2톤의 무게와 20.5kg·m이 긴박감을 떨어트렸다. 디젤의 앞바퀴 끌림이 없어 약간 실망스런 드리프트였다. 하지만 네바퀴굴림으로 들어가자 재미는 눈부셨다. 꼬부랑 코스를 아찔 짜릿한 드리프팅으로 돌파했다. 하지만 신형 V60의 진가를 알아보기 위해 남쪽을 향해 800km를 달렸다.

LIFE'S A BEACH
“미안하다, 도와줄 수 없다”고 경찰이 말했다. 그는 아주 친절했다. 하지만 길가에 틀어박힌 우리 볼보를 그의 폭스바겐 파사트 4모션으로 끌어내 줄 수 없다고 잘랐다. 이상했다. 우리는 왕래가 거의 없는 쓸쓸한 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솔직히 아름다운 도로였다. 나직이 뜬 찬란한 태양 아래 눈부시게 반짝이는 겨울풍경을 자르고 지나갔다. 한데 생명을 위협하는 혹한 속의 즐거움이었다.

그럼에도 경찰은 “우리는 다른 차를 견인할 수 없다”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다만 우리 사진기자 파피오르와 함께 볼보를 밀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그러나 내가 사진을 찍으려고 휘몰던 볼보는 눈이 가득 찬 도랑에 뒷바퀴를 틀어박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네바퀴굴림으로 들어가 용을 써도 허탕. 10분쯤 지났을까? 닛산 나바라가 나타났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손짓 발짓 끝에 볼보는 도랑에서 끌려나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매뉴얼에 탈출방법이 나와 있었다. 3단에 들어가 DSTC를 스포트(Sport)에 걸면 될 것을…. 우리는 400km 떨어진 모라를 향해 차머리를 돌렸다. 스터드 타이어는 필수품. 자신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시험 삼아 비상정차를 하자 예상보다 그립이 셌다. 510억 그루에 달한다는 스웨덴의 침엽수림을 끝없이 직선으로 달렸다. 간혹 도시, 마을, 언덕을 만나 휘어질 때도 V60은 차분히 노면을 잡아줬다.

빙상과 설상 주행 내내 우리는 연비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 ‘세이브’(Save) 버튼을 누르자 엔진과 에너지회수 브레이킹으로 배터리가 재충전됐다. 어느 정도 충전됐을 때 ‘퓨어’(Pure) 버튼을 눌러 전력만으로 20km를 시속 95km로 달렸다. 이때 평균연비는 18.2km/L에서 19.6km/L로 올라갔다.

글: 리처드 브렘너

Volvo V60 Plug-in-Hybrid SE Lux Nav
0→시속 100km: 5.8초
최고시속: 228km
복합연비: 54.9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48g/km
무게: 1955kg
엔진: 5기통, 2400cc, 터보디젤
구조: 프론트, 세로, 4WD
최고출력: (디젤/전기)215마력/68마력
최대토크: (디젤/전기)44.9kg·m/20.5kg·m
무게당 출력: 145마력/톤
리터당 출력: 89마력/L(디젤엔진)
압축비: 16.5:1
변속기: 6단 자동
길이: 4628mm
너비: 1865mm
높이: 1484mm
휠베이스: 2776mm
연료탱크: 45L
전기 주행가능거리: 50km
총 주행가능거리: 2522km
트렁크: na
서스펜션: (앞)맥퍼슨 스트럿,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뒤)멀티링크,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앞)336mm V 디스크 
             (뒤)302mm V 디스크
휠: 8J×17in, 합금
타이어: 235/45 R17

Peugeot 508 RXH Hybrid4
0→시속 100km: 9.5초
최고시속: 212km
복합연비: 24.4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107g/km
무게: 1910kg
엔진: 4기통, 1997cc, 터보디젤
구조: 프론트, 가로, 4WD
최고출력: (디젤/전기)163마력/38마력
최대토크: (디젤/전기)31.3kg·m/20.5kg·m
무게당 출력: 145마력/톤
리터당 출력: 82마력/L(디젤엔진)
압축비: 16.0:1
변속기: 6단 자동화 수동
길이: 4823mm
너비: 1864mm
높이: 1525mm
휠베이스: 2815mm
연료탱크: 72L
전기 주행가능거리: 4km
총 주행가능거리: 1760km
트렁크: 423L
서스펜션: (앞) Pseudo-맥퍼슨 스트럿,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뒤) 멀티링크,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앞) 340mm V 디스크
             (뒤) 290mm V 디스크
휠: 8J×18in, 합금
타이어: 245/45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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