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 예쁜 속옷을 찾는 사람들은 실용성이나 편안함을 따지는 게 아니라, 브랜드나 디자인을 보고 산다는 말이다. 과연 그들이 동급의 아우디나 BMW, 폭스바겐을 놔두고 복스홀을 선택할는지 의문이긴 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현재 출시된 유명 브랜드들의 그 어떤 동급 컨버터블보다 이 차가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내는 실용성에 중점을 둬 화려하진 않지만, 편안하고 잘 갖춰진 느낌이다. 엔진 라인업은 138마력의 1.4L나 168마력 1.6L의 터보차저 휘발유 4기통 엔진과 163마력, 192마력의 2.0L 디젤 엔진으로 구성되어 있고, 6단 수동이나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를 굴린다.
우리가 중형 휘발유 엔진을 사용하기 위해 시승했던 첫 복스홀 차와 같이 이번에도 1.6L 터보 휘발유 엔진을 얹은 차를 시승하게 되었다. 성능은 1.7톤에 이르는 무게와 긴 기어비로 인해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엔진만큼은 훌륭했다. 조용하면서도 반응이 굉장히 신속해서 카스카다의 여유로운 분위기와 이상적인 조화를 이뤄냈다.
와일드한 스타일의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를 위한 차는 아니지만,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굉장히 만족할 만한 차이다. 폭스바겐 Eos나 A3 컨버터블보다 약간 더 여유롭고 세련된 느낌이다. 이 모든 장점들이 카스카다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유일한 문제점은 역시 브랜드의 인지도이다.
만약 복스홀이 폭스바겐만큼 브랜드 이미지가 상승할 때까지 개발을 미뤘다면, 카스카다는 영원히 출시될 수 없었을 것이다. 달걀, 아니 차가 먼저고 본질이다.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드는 일은 굉장히 어렵고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과업이지만, 복스홀은 천천히 그 목표를 달성해가는 중이다.
글: 맷 샌더스 (Matt Saunders)
VAUXHALL CASCADA 1.6 SIDI TURBO ELITE
0→시속 100km 가속: 9.2초
최고시속: 217km
복합연비: 13.9km/L(유럽기준)
CO₂배출량: 168g/km
무게: 1685kg
엔진: 4기통, 1598cc, 터보, 휘발유
구조: 프론트, 가로, FWD
최고출력: 170마력/4250rpm
최대토크: 28.6kg·m/1650~4250rpm
변속기: 6단 자동
연료탱크: 56L
트렁크: 280~380L
휠: 19in, 알로이
타이어: 235/45 R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