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XJ, 2.0의 달리기는 걱정을 기우로 만들고도 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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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J, 2.0의 달리기는 걱정을 기우로 만들고도 좀 남는다
  • 최주식
  • 승인 2013.04.12 10: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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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트렌드는 고고한 럭셔리 브랜드라고 할지라도 피할 수 없는, 지금 시대를 관통하는 도도한 흐름으로 보인다. 자동차 세계에서 배기량 2.0은 가장 스탠다드한 엔진 중 하나일 것이다. 그것은 중형차에 주로 쓰이기도 하지만 좀 더 고성능을 원하는 소형차에 얹혀 실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달리기의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덩치 큰 차에 작은 엔진보다 작은 차에 배기량 큰 엔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런 구분은 점점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무한 성능 경쟁에 돌입한 엔진이 그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면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시대정신과도 부합하는 것일지 모른다. 아무리 그래도 재규어 XJ에 2.0 엔진이라니 놀랄 수밖에 없다. XJ야말로 가장 재규어다운 모델로 귀족적 풍모를 지닌 차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 만나는 차는 롱 휠베이스 모델. 기본형보다 130mm 긴 차체 길이 5,252mm에 달하는 초대형 세단이다.

이런 덩치에 2.0 엔진이 괜찮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에 그칠 공산이 크다. 그렇지 않다면 2.0을 얹을 재규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밀은 무게에 있다. 알루미늄 보디는 공차중량이 1,855kg로 XF 3.0(1,880kg)보다 적게 나간다. 클래식한 목재가구에 둘러싸인 풍부한 가죽시트에 앉아 봉긋 솟아오르는 드라이브 셀렉터의 첨단 감각을 즐기며 우아하게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부드럽고 조용하다. 4기통 엔진임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무척 조용하다는데 방점을 찍는다.

가변식 터보는 확실히 낮은 rpm일 때의 지체현상을 줄여준다. 배기압이 낮은 상태에서도 부지런히 터빈을 돌린다. 굳이 의식하지 않는다면 배기량이 작아서 불만스럽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아니 굳이 의식해도 그렇다. 일정한 속도에 오르면 스포트 모드와 다이나믹 모드를 충분히 활용해가며 운전재미를 즐길 수 있다. 자동 8단의 매칭도 자연스럽다.

재규어는 기함 XJ에 동급 처음으로 직렬 4기통 2.0 엔진을 얹은 데 대해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오늘 탄 롱 휠베이스(1억2천190만원)보다 숏 휠베이스(1억990만원) 모델이 다가서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가서는 사람이 2.0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일 텐데, 이를 배려해서인지 보디 어디에도 2.0이라는 표식은 없다. 안심해도 좋다는 얘기다.

글: 최주식

JAGUAR XJ 2.0 LWB
가격: 1억2천190만원
크기(길이×너비×높이): 5252×1899×1456mm
휠베이스: 3157mm
엔진: 직렬4기통 DOHC, 1999cc, 터보차저
최고출력: 240마력/5500rpm
최대토크: 34.7kg·m/2000~4000rpm
복합연비: 9.2km/L
CO2 배출량: 194g/km
변속기: 8단 자동
서스펜션: (앞,뒤 모두)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모두)V 디스크
타이어(앞,뒤): 245/50 R18, 275/45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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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ecutioner 2013-05-08 12:00:03
길을 걷다 아우디, 벤츠, BMW 는 많이보지만 재규어는 많지않은거같아요. 그만큼 오너들도 적다는 이유지만, 반면으로는 재규어만의 매력이 있는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여타 흔한 벤츠, 아우디 보다 재규어를 더 좋아하는 한사람으로써 기사보구 남깁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