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사탕 같이 부드럽고 달달한 느낌, 렉서스 LS460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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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같이 부드럽고 달달한 느낌, 렉서스 LS460L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02.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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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S 세단을 시승했다. 오늘 시승한 LS 세단은 2007년에 등장했던 4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4세대에 이르기까지 LS 세단들이 6년을 주기로 풀 모델 체인지를 한 것을 생각하면, 사실은 5세대 풀 모델 체인지 모델이 나왔어야 하지만, 이번에 등장한 LS 세단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그것은 양면성이 있다.

풀 모델 체인지를 할 만큼 개발비를 투자할 수 없었거나. 혹은 4세대 모델의 완성도가 높아서 아직(?) 풀 모델 체인지의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도 있거나이다. 물론 두 가지 모두일 수도 있다. 아무튼 최근에 좀 더 강한 인상으로 바뀐 렉서스의 디자인을 더해서 마치 풀 모델 체인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이 바꾼 렉서스의 기함(旗艦) LS 세단을 시승했다.

 

일본산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등장
렉서스가 나오기 이전에도 토요타는 품질관리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었다. 그것은 토요타가 창안한 간판방식, 또는 린 생산방식이라고 불린 새로운 대량생산방식에 의한 것이었고, 이러한 토요타의 방식은 산업공학이나 경영, 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었다. 그리고 토요타의 차들은 높은 신뢰성과 품질이라는 평판을 얻으며 다른 일본 제품들의 이미지까지 높이는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런 평판을 바탕으로 대중적인 제품의 이미지를 벗고 보다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내놓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고급 브랜드를 만들었던 것이고, 그 시작이 바로 렉서스였다.

1989년에 미국시장을 위한 별도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Lexus)가 등장하고 7년간 개발한 대형 승용차 LS400이 시판되기 시작했다. 사실 토요타가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만들 것이라는 것에 대해 그때까지 싸구려 제품으로 받아들여지던 일본제 승용차가 고급승용차로 받아들여질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일었었다. 그때까지 미국이나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역사’나 ‘기술적 전통’이 없는 렉서스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초대 렉서스 LS400은 그야말로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미국의 고급차 시장에서 인정받게 된다.
 

사실 역사나 기술적 전통이 없었던 렉서스는 기존의 고급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 그리고 누구나 받아들이기 쉬운 차체 디자인을 가지고 일거에 성공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기존의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가진 전통이 없었던 렉서스의 성공은 사실 물리적인 품질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품질은 세대가 지나면서 렉서스의 상징처럼 되었다.

렉서스의 기함 LS의 차체 디자인은 1세대 모델부터 고급승용차 디자인의 교과서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과 거기에 붙은 렉서스의 배지, 그리고 중립적인 이미지와 함께 육중한 부피감을 가진 세단형이 그것이다. 이것은 1세대 LS세단이 벤츠 S클래스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렇지만 4세대 모델부터는 렉서스의 얼굴을 가지기 시작했고, 다시 페이스리프트된 이른바 4.5세대 모델은 렉서스의 성격을 보다 강하게 보여주었다.

사실 인피니티 같은 다른 일본의 럭셔리 브랜드가 일본색을 강하게 내세웠던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렉서스는 그런 느낌이 적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LS세단은 오히려 일본의 색채가 강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본 제품이 보여주는 기술적인 특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특징은 실내 디자인에서 두드러진다.

보다 명확해진 특징
4.5세대 LS세단의 전면 이미지는 최근의 렉서스가 강조하는 가운데를 조여 놓은 듯한 이미지의 스핀들 그릴의 강렬한 인상이 다. 게다가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은 완전히 새롭게 바꾸었다.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컴퓨터 마우스처럼 다룰 수 있는 인터페이스이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화면을 직접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것이 아니라, 센터콘솔에 장착된 마우스를 이용해서 입력할 수 있게 돼 있다.

BMW의 i-drive 등장 이후 거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그와 비슷한 시스템을 체용하고 있는데, LS세단의 마우스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스크린을 직접 터치하는 것이 직관적으로 다가올지 모르지만, 사실 운전석에 앉아서 스크린으로 팔을 뻗어 터치하기는 조금 멀게 느껴지기도 해서 이런 방법을 도입한 건지도 모른다. 마우스 입력 방식은 불과 2, 3분만 써 봐도 금세 익숙해지는 느낌이다. 이미 마우스는 오늘날을 사는 우리들 대부분에게 익숙한 입력도구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직경이 작고 그립감이 좋은 가죽으로 감싸인 스티어링 휠의 느낌도 차의 느낌을 직접적인 느낌으로 전달해준다. 게다가 무광으로 처리된 금속 인서트는 광택 있게 처리된 우드 패널과 조합되어 전반적인 질감을 높은 수준으로 만들어준다. 가죽을 직접 재봉질해서 씌운 도어 트림 패널과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처리는 이제 일본제 고급승용차의 성숙도가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사실 에쿠스 같은 국산 고급승용차도 실내 패널을 모두 가죽을 재봉질해서 씌우고 있지만, 가죽의 질감이나 재봉선의 마무리에서 이상하게도 100% 만족스럽지 않은데 반해 LS세단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 않는다.
 

한편으로 국내의 부품 메이커들이 원가절감 압박을 크게 받는 것이 이유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느 브랜드에서 기함, 즉 최고급 모델이라는 의미가 살아있기 위해서는 원가절감이라는 것이 느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어쩌면 LS세단은 토요타 특유의 품질관리기법으로 철저하게 원가절감을 했겠지만, 그것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들었다면, 그런 부분에서는 최고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각적인 느낌뿐 아니라, 주행성능에서도 그렇다. 차체를 통해 걸러진 느낌이 노면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게 할 뿐, 그것을 피부로 느끼게 하지는 않는다. 앞뒤가 안 맞는 말 같지만, 사실이다.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국도를 주행하건 고속도로를 주행하건, 혹은 울퉁불퉁한 길을 주행하건 간에 차체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오늘 시승한 모델은 롱 휠베이스 모델로, 뒷좌석 중심의 모델이다. 그래서 레그 룸의 크기뿐 아니라, 도어를 열었을 때의 승하차 공간도 풍부한 느낌을 준다.

뒷좌석에서의 승차감과 편의장비도 나무랄 데 없다. 게다가 스웨이드로 마감된 필러 트림과 천정 마감재는 도어 트림의 질감을 달리해서 감싼 가죽 재질들과 함께 다양한 질감의 느낌을 전해준다. 물론 국산 고급승용차도 공간의 크기에 있어서는 뒤지지 않지만, 질감이나 마무리에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어딘가에서 흠결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 문제를 극복할 때 비로소 기함으로써의 모습일 것이다. LS세단은 그런 부분을 극복했다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런데 운전석의 착좌감이 생각보다는 몸을 잡아주는 느낌은 적었다. 그냥 달랑 방석 하나 놓고 기대앉은 느낌이다. 물론 그런 느낌은 이 차의 뒷좌석에 앉을 오너와는 상관없는 일일지도 모르기는 하다.

일본의 고급승용차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차는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들에게는 벤치마킹의 대상이었을 뿐 아니라, 정말로 따라가고 싶은 목표와도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눈에 일본차들이 대수롭지 않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상한 디자인으로 인해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도 않는 것 같기도 했다. 또 어떤 일본의 차들은 그저 무난해서 아무런 구매의욕을 일으키지 않고, 한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느끼는 착시일지도 모른다. 분명 일본의 ‘보통차’들은 우리나라의 보통차들과 비슷하거나 아니면 우리나라 차들이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고급승용차로 가보면, 일본의 진짜 실력이 나타난다. 렉서스는 처음 출시한 뒤로 이제 24년의 세월이 흘렀고, 거의 5세대의 진화를 만들어냈다.

이제 그들도 역사와 기술적인 전통을 가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이제 비로소 글로벌시장에서 싸움을 제대로 하기 시작하고 있다. 물론 LS세단 같은 하이엔드급에서는 아직 제대로 싸우지는 못하고 있다. 거기에서 우리의 내공이 차이가 나는 게 틀림없다. 우리도 LS세단급의 차를 만들지만, 아직 LS세단만큼 인정받을 만큼의 실력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게 우리나라의 고급승용차가 극복해야 할 문턱이고 넘어야 할 벽인지도 모른다. 새로운 렉서스 LS세단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글: 구상 교수

LEXUS LS460L Executive
가격: 1억3천720만원
크기: 5210×1875×1465mm
휠베이스: 3090mm
엔진: V8, 4608cc, 휘발유
최고출력: 380마력/6400rpm
최대토크: 51.0kg·m/4100rpm
복합연비: 8.0km/L
CO2 배출량: 226g/km
변속기: 8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멀티링크(앞, 뒤 모두)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앞, 뒤 모두)
타이어: 245/45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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