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오딧세이, 낮은 차고와 적당한 핸들링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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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오딧세이, 낮은 차고와 적당한 핸들링 밸런스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01.2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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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오디세이는 미니밴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인 1994년에 태어났다. 지금의 4세대 모델은 지난 2010년 중반 시카고오토쇼를 통해 소개되었다. 4세대 오디세이는 보다 독특한 스타일에, 체구는 더 키우면서도 연비 성능은 향상시키고, 미니밴의 특성을 살려 실내의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크기로 봤을 때 길이와 휠베이스는 혼다의 풀 사이즈 SUT(Sport Utility Truck)인 릿지라인(Ridgeline) 다음으로 크고, 차의 폭은 혼다 차 중에서 가장 넓다. 그만큼 공간적인 여유를 우선해 설계한 모델이다. 다만 2m가 넘는 폭은 차선에 여유가 별로 없이 다녀야 하는 만큼 운전이 서툰 사람들에게는 부담을 줄 수 있다.

차고는 다른 미니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역대 오디세이 중에서도 가장 낮다. 차고를 낮춘 것은 스타일링과 연비 향상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고려되어 있다고 하겠다. 사실 혼다 측에서도 4세대 오디세이의 연비 성능 향상은 낮아진 루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에어로다이내믹 성능의 개선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어차피 파워트레인의 성능 개선에는 한계가 있으며, 앞으로 연비 개선의 여지는 에어로 다이내믹이나 경량화 등 다른 곳에서 더 많이 찾아야 하며, 이는 향후 자동차업계가 더욱 치밀하게 전개해나갈 공통이자 필수 과제이기도 하다.

차고가 낮으면 상대적으로 차안에서 움직일 때 상체를 많이 숙여야 한다는 게 미니밴 입장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는데, 그나마 플로어 자체가 낮은 편이고, 앞부터 뒤까지 평평하게 설계되어 있어 어느 정도는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 대시보드 레이아웃에서 상단과 하단이 약간 더 분리된 느낌은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요즘 나오는 혼다 차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대신 미니밴다운 특성을 살려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센터 페시아의 경우 상단과 하단 사이의 공간에는 휴대전화 같은 물건을 두면 어울리고, 그 아래 다용도 트레이에는 컵홀더가 내장되어 있으며, 가장 아래쪽에는 널찍한 쿨박스까지 있다.

차안에서의 이동과 다양한 시트 변환에도 신경을 썼다. 우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콘솔 박스는 아예 바닥에서 분리가 가능하다. 뒷문은 전동 슬라이딩 방식이고, 2열에는 두 개의 좌석이 배치되며, 시트를 쉽게 분리시킬 수 있다. 그리고 스페어타이어도 2열 뒤쪽 바닥에 배치했다. 이유는 3열의 시트 변환을 고려해서다.3열은 등받이의 각도만 따로 조절할 수도 있고, 등받이 뒤에 있는 끈 하나만 당기면 바닥에 고정된 방석 부분과 등받이의 잠금장치가 동시에 해제되면서 뒤쪽을 향해(방석 부분이 뒤로 올라오는 형태) 두 번 접히며 널찍한 빈 공간 아래로 쏙 들어가며 플랫 플로어를 만든다.

7인승에서 2인승까지 활용 폭이 크다. 오디세이의 플랫폼의 뿌리는 최근 같은 시기에 한국에 들어온 파일럿이나 입실론, 릿지라인, 그리고 어큐라 MDX나 TL 등이 모두 어코드와 공유하고 있다. 대신 차의 콘셉트에 따라 외형과 실내, 엔진 스펙, 서스펜션 등의 설정이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엔진(J35 시리즈)도 스펙만 약간 다른 뿐이고 5단 자동변속기도 같은 것을 쓰고 있다.

엔진 특성은 저회전 구간에서도 크게 부족함이 없고 가속도 수월하다. 특히 이 5단 자동변속기의 보폭은 아주 넓어서 2단 6,500rpm에서 시속 120km에 달하고, 3단(D3로 홀드한 상태) 6,000rpm에서 시속 180km를 마크한다. 엔진은 저회전에서 고회전까지 적절한 힘을 발휘하면서 기어별 가용폭을 넓게 사용하는 셈이다. 또 연비에 좋은 정속주행을 하고 있으면 에코 모드로 잘 달리고 있다는 신호가 계기판에 나타난다. i-VTEC 엔진에서 힘에 여유가 생길 경우 6기통을 다 쓰지 않고 3기통이나 4기통으로 달릴 수 있는 VCM(Variable Cylinder Management)의 작동을 알리는 것 같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뿌리가 같다는 것은 일정 부분에서 고유의 공통적인 특성이 존재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휠베이스나 트레드, 중량과 공기저항 등에서 차종별로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오디세이의 경우 핸들링 측면에서 보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은 편이지만, 라이드 퀄리티가 아주 좋다고는 평가하기 힘들다. 거동 자체는 괜찮은데, 미시적인 댐핑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예를 들어 노면이 조금만 거칠어지면 미국의 콘크리트 도로를 달릴 때와 비슷한 반응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나마 3m에 달하는 휠베이스가 그런 약점을 어느 정도 커버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실내에선 3열 시트 방석 부분을 가려주는 플라스틱 마감재가 둔덕을 넘을 때마다 계속 떨어댄다.

사실 시트나 플라스틱 내장재의 대부분이 고급스럽지 않고 평범하다. 미국에서라면 몰라도 한국에서는 잘 통하지 않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물론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용도라는 기능성, 그리고 차의 포지션에 따른 가격이 고려된 당연한 선택이다. 차의 성능 자체는 괜찮더라도 5천만원 가까운 가격이라면 지금보다는 고급스러운 내장재를 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기대에 비추었을 때 한국 실정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게 매겨질 수밖에 없다는 게 판매자나 소비자 모두 아쉬운 현실일 것이다.

글: 김태천

Honda Odyssey
가격: 4천790만원
크기: 5180×2010×1735mm
휠베이스: 3000mm
무게: 2010kg
엔진: V6, 3471cc, 휘발유
최고출력: 253마력/5700rpm
최대토크: 35.0kg‧m/4800rpm
복합연비: 8.8km/L
CO2 배출량: 204g/km
변속기: 5단 자동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 디스크 / 디스크
타이어: 235/65 R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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