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DS3, 남다른 개성을 가진 해치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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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3, 남다른 개성을 가진 해치백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5.08.2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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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헤드램프 달고 돌아온 프리미엄 해치백

시트로엥의 고급 라인업, DS의 엔트리 모델인 DS3이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거듭났다. 헤드램프 디자인을 바꿔 인상을 바꾼 것이 특징. 그래서 국내명도 ‘DS3 뉴 라이트 시그니처’다. 신형 헤드램프를 강조하는 이름. 살짝 뭉툭했던 헤드램프를 조금 더 날렵하게 바꿨다. 날카로움을 선호하는 요즘 디자인 추세에 걸맞은 것일지도. 
 

헤드램프를 감싸는 주변부에 DS 로고를 잔뜩 새겨 시선을 끈다. 가벼운 디자인 변경에만 그치지 않고 성능 개선적인 부분도 더했다. 3개의 LED와 1개의 제논 모듈을 더해 시야를 넓혔는데, 다이아몬드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라고. 수명도 일반적인 할로겐램프에 비해 20배 늘어났고, 전력소모량도 줄어들었다. 
 

실내의 구성은 기존과 같다. 살짝 껑충하게 느껴질 정도로 대시보드의 높이가 높고 좁다. 유광검정 플라스틱으로 멋을 냈고, 양쪽 끝에는 하얀색 플라스틱을 더해 대조되는 특색을 더했다. 가운데 터치스크린을 달았고, 그 아래 센터페시아에는 에어컨과 오디오 조작부가 이어진다. 3개의 원으로 디자인한 에어컨 디자인이 위트있다. 아래 오디오 조작부의 구성은 아기자기하나, 그 작동을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은 아쉽다.
 

전체적으로 실내공간 확보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이 돋보인다. 좁은 대시보드가 그 예. 실내공간을 차지하는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만큼 앞좌석 다리 공간을 확보하는 이점이 있다. 운전 자세가 높게 느껴진다는 것. 마치 의자에 앉은 느낌이다. 작은 공간을 넓게 쓰는 비법 중 하나다. 가죽과 직물을 섞어 구성한 시트의 착좌감이 좋다. 양쪽으로 흔들리는 몸을 잡아주는 성능은 평균 정도.
 

직렬 4기통 1.6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92마력을 4,000rpm에서, 최대토크 23.5kg·m을 1,750rpm에서 낸다. 1,560cc의 배기량에 비해 최고출력이 낮다. 출력 대신 효율을 목표로 다듬은 엔진이기 때문. 그래도 공차중량 1,205kg의 가벼운 차체 덕분에 출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힘을 내는 구간과 아닌 구간의 차이는 약간 느껴질 정도. 
 

상대적으로 낮은 속도에서도 빠르게 달리는 기분과 재미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살짝 머뭇하다 고무줄로 튕겨내듯 호쾌하게 달린다. 디젤 엔진의 특성상 약간의 지연현상은 있지만,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1,800~3,800rpm 구간에서 힘을 끌어내는 감각이 도드라진다. 엔진회전수를 한껏 올리면 4,500rpm에서 변속을 잇는데, 고회전의 이점은 크지 않다. 
 

DS3의 변속기는 수동변속기를 바탕으로 만든 ETG 변속기다. 토크컨버터를 쓰는 보통의 자동변속기와는 다르다. 전자제어식으로 클러치를 붙였다 떼준다. 수동 구조라 동력손실이 상대적으로 적고, 연비가 높다. 하지만 잘 다루려면 공을 들여야 한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는 느낌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가속페달을 밟고 있을 때 변속이 약간 지체된다. 가속페달을 깔딱거리면 꿀렁이는 부분도 있다. 가속을 끊고 변속을 마치고 다시 힘을 잇기 때문. 
 

수동 모드로 바꿔 달릴 때 본격적인 재미가 살아난다. 짧은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도심보다는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호쾌하게 달릴 때 ETG 변속기의 매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가속페달을 밟는 힘을 조절하며 부드럽게 변속을 잇고, 호쾌한 가속을 즐기는 맛이 있다. 변속은 빠르고 즉각적이다. 철컥이는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엔진음과 도로소음이 좀 들리는 편인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담당하는 DS라인업이라면 좀 더 세련미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DS3은 운전의 재미를 위한 기본기를 충분히 갖췄다. 차체의 강성이 높고, 스티어링의 반응은 빠르다. 단단하고 탄력적인 서스펜션의 조합도 뛰어나다. 승차감은 약간 단단한 편이다. 노면 반응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충격을 부드럽게 삼키는 쪽보다는 되돌리는 스타일. 물론 통통 튀는 타입은 아니다. 급한 코너를 돌아나갈 때면 살짝 기운 상태로 버틴다. 단단한 댐퍼와 탄력 높은 스프링의 조합이 떠올랐다. 저속에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면 반발력이 조금 크게 느껴졌는데, 고속에서는 차분한 느낌이 돋보인다. 노면 위를 떠가듯 달려가지만, 안정감이 꽤 뛰어났다. 
 

시속 105km로 달릴 때 엔진회전수는 2,000rpm. 이후 시속 5km가 늘어날 때마다 엔진회전수는 100rpm씩 늘어난다. 최고출력을 감안하면 한껏 속도 높여 달릴 차는 아니지만, 실용영역의 가속 성능은 충분하고, 그 이상의 호쾌한 달리기도 충분히 가능하다. 프리미엄 디자인과 쏠쏠한 주행 성능, 뛰어난 연비를 더한 결과는 꽤 만족스럽다. 공인연비는 복합 19km/L, 고속 21.3km/L다. 약 50km 구간을 달리며 트립 컴퓨터로 확인한 연비는 24km/L을 넘겼다. 
 

안전성 또한 눈여겨 볼 부분. 도심 속 느리게 달리다 생길 수 있는 충돌을 방지하는 액티브 시티 세이프티 기능을 더했다. 추돌 상황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차를 세운다. 대신 시속 30km 이하의 속도에서만 작동된다. 차급을 생각하면 쉽게 볼 수 없는 장비지만,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브랜드 전략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일지도. 에어백은 총 6개로, 앞 2개, 사이드 2개, 커튼 2개다. 
 

대다수 사람들은 프리미엄을 럭셔리로 해석할 것이다. 하지만 DS3은 다르다. 합리적인 해치백이라는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며, 추가된 비용으로 운전 성능과 디자인을 더했다는 생각이다. 여유나 편안함, 과잉의 럭셔리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편안한 해치백을 원한다면 자동변속기를 단 푸조 308이 좋겠지만, 디자인에 꽂혔다거나 쏠쏠한 운전의 재미, 혹은 남다른 개성을 원한다면 DS3은 검토 대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글 · 안민희 에디터 (minhee@iautocar.co.kr)
사진 · 김동균 (parag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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