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진보, 아우디 Q7 3.0 T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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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진보, 아우디 Q7 3.0 TDI
  • 그렉 케이블 (Greg Kable)
  • 승인 2015.05.1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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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최신형 Q7은 훨씬 더 경쟁이 심한 시장에 아우디를 대표해 출전한다. 과연 자신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22시간 이상을 날아온 끝에, 우리는 나미비아의 겔룩(Geluk)에 도착했다. 이 지역의 공식 인구는 0명. 나미브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비포장 활주로와 주변에 흩어져 있는 몇 개의 건물이 이곳의 전부다. 휴양지 안내 책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곳이다. 그러나 우뚝 솟은 붉은 모래 언덕과 들쭉날쭉 서 있는 산, 그리고 넓은 계곡이 거친 풍경을 지배하는 이곳은 숨이 멎을 듯한 감동 그 자체다.

아우디 개발 책임자 울리히 하켄베르크(Ulrich Hackenberg)와 엔지니어 팀은 2세대 Q7의 최종 테스트 주행을 위해 잉골슈타트에서 이곳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우리는 판매를 시작하기에 앞서, 바위 산길과 모래투성이 트랙이 뒤섞인 극한 조건 속에서 신형 Q7을 시승하도록 초청되었다.
 

우리가 겔룩에 도착했을 때는 기온이 수시로 50˚C를 넘는 한여름은 빗겨간 때였다. 그러나 가뭄에 찌들어 사람이 살기 어려운 이곳은 여전히 참을 수 없을 환경이었다. 하켄베르크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곳에서 Q7의 탁월함이 입증된다면, 일반적인 지역의 도로에서도 훌륭할 겁니다.”

아우디는 모두 일곱 대의 사전 생산 테스트 카를 가져왔다. 우리는 다양한 규격으로 만들어진 디젤과 휘발유 모델을 시승할 수 있었다. 영국에 판매될 디젤 모델은 우리에게 익숙한 V6 3.0L 터보 엔진을 얹었고, 다른 시장에는 3.0L V6 휘발유 엔진을 개선한 모델도 출시될 것이다.
 

이밖에도 Q7에는 더 많은 엔진이 사용될 예정이다. 그중에는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사막에 충전소를 만드는 것은 전혀 쓸모없는 일이기 때문에, 이곳 나미비아에서의 최종 테스트는 8월 판매를 시작하는 두 종류의 엔진에 집중되어 있다.

신형 Q7은 이전 모델과 구조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또한 아우디의 새로운 2세대 MLB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첫 모델이다. 여러 소재가 복합 적용된 구조는 벤틀리의 첫 SUV, 벤테이가를 비롯해 차세대 포르쉐 카이엔과 폭스바겐 투아렉 등 앞으로 나올 후속 모델은 물론, 내년에 나올 차세대 A4를 포함해 완전히 새로운 세대로 바뀔 아우디 모델들의 밑바탕으로 쓰인다.
 

하켄베르크는 새 플랫폼이 이전의 MLB 구조보다 모듈화 특성이 훨씬 더 뛰어나며, 1세대 Q7보다 무게를 325kg이나 줄인 것이 핵심이라고 한다. 이는 차체 및 도어, 서스펜션 부품 등에 폭넓게 알루미늄을 사용한 덕분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형 Q7은 (사실 지나치게 휠 하우스를 부풀리고 차체를 높인 왜건 같았던) 이전 모델보다 더 작아 보인다. 수치들 역시 이런 느낌을 뒷받침한다. 길이 5,050mm, 너비 1,970mm, 높이 1,741mm인 이 차는 이전 모델보다 370mm 짧고 15mm 좁으면서 높이는 같다. 휠베이스도 짧아졌지만 겨우 10mm 줄어든 2,990mm이고, 트랙은 앞쪽이 29mm 넓어진 1,679mm, 뒤쪽은 11mm 넓어진 1,691mm다.
 

아우디의 최상위 SUV를 다른 여러 경쟁 모델과 구분하기는 어렵지 않다. 대담한 싱글프레임 그릴과 같은 주요 스타일링 요소들은 그대로 이어졌다. 다만, 이전보다 더 팽팽해진 표면 처리는 신형 Q7을 더 역동적인 모습으로 만든다. 옆면에 담긴 수많은 주름선들도 차체가 지면에 더 가깝게 놓인 듯한 인상을 준다.

아울러 폭넓은 차체 하부 커버와 엔진룸 냉각이 필요 없을 때 자동으로 닫히는 플랩을 갖춘 그릴 등 여러 새로운 공기역학의 개선 덕분에, SUV로는 인상적인 수준인 0.32의 공기저항계수(Cd)를 얻어냈다.
 

실내의 변화는 외부에 이루어진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선택사항인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최소화된 스위치류, 수납식 8.3인치 멀티미디어 스크린이 있는 대시보드는 아우디가 Q7을 더 상급 시장으로 올려놓기 위해 기울인 노력의 일부다. 이와 더불어 두툼한 기어 레버와 새로 설계된 MMI(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조절장치, 센터콘솔이 돋보인다. 시승에 투입된 차들은 사전 생산 테스트카이지만 가죽, 금속, 부드러운 플라스틱 표면이 보여주는 전반적인 품질은 탁월하다.

신형 Q7은 좌석에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운전 위치를 맞출 수 있는 폭이 넓다. 시야는 탁월하다. 사이드 미러가 차체와 연결되는 부분이 앞쪽 쿼터 윈도우에서 도어로 옮겨진 덕분이다. 처음 보았을 때에는 대시보드가 지나치게 낮고, 센터콘솔은 너무 높게 느껴지는데, 아우디의 디자이너들은 Q7에 스포츠카 스타일의 감각을 담고 싶었던 것처럼 보인다.
 

출발하기 전, 우리는 뒷좌석에 앉아보고 전반적으로 공간이 넓어진 것을 발견했다. 외부 크기는 작아졌지만 뒷좌석 공간은 더욱 넓어졌다. 특히 무릎과 머리 공간의 개선이 큰 영향을 주었다. 영국에 출시될 모든 모델에는 3열 좌석이 기본으로 설치되어 최대 7명까지 탈 수 있다. 2열 좌석이 앞쪽을 향해 더 많이 기울어지게 되면서 3열에 탑승하기는 더 쉬워졌다. 키가 180cm이 넘지 않는 성인이라면 공간이 넉넉하고, 좌석은 충분히 편안하다. 일곱 개의 좌석을 모두 세웠을 때의 적재공간은 보편적인 수준인 295L다. 그리고 버튼을 눌러 트렁크 바닥에 3열 좌석을 접어 넣으면 770L가 되고, 2열 좌석까지 접어버리면 1,955L가 된다.
 

우리는 주력 모델로 예상되는 3.0 TDI를 타고, 나미브 사막을 통과해 약 480km를 돌아오는 여정을 떠났다. 268마력의 최고출력과 61.1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엔진은 넉넉한 저회전 특성과 타고난 부드러움에 힘입어 압도적으로 빠르게 반응한다.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훌륭하고 중간 회전영역 전반에서는 충분히 유연해서, 높은 속도까지도 가볍게 올릴 수 있는 성능을 발휘한다. 아우디가 발표한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6.5초, 최고시속은 233km다. 주관적으로는 그보다 더 빠른 느낌이다.
 

탁 트인 도로를 만나자마자 무게가 전반적으로 줄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전반적으로 신형 Q7의 주행감각은 이전 모델보다 훨씬 더 빠르고 열심히 달리는 느낌이다. ZF가 공급한 기본 8단 자동변속기는 이전 모델보다 엔진을 더 낮은 회전수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기어비를 개선했다. 덕분에 전반적인 가속능력이나 주행 성능을 희생하지 않고도 연비가 높아졌고, 배기가스 배출량은 줄었다. 유럽 기준으로 Q7 3.0 TDI는 평균 17.0km/L의 연비와 153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나타낸다. 무게 감소를 위한 노력 중 하나로서 아우디는 다시 한 번 Q7에 저속 기어 트랜스퍼 케이스를 달지 않기로 결정했다.

엔진 회전계 바늘이 2,000rpm 약간 위쪽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고속도로 주행속도로 화살처럼 쭉 뻗은 사막 도로를 달리는 동안, 실내로 유입되는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은 놀랄 만큼 확실하게 차단되어 있다. 신형은 사이드 미러 위치를 옮겨 풍절음을 뚜렷하게 줄였고, 노면 소음 차단도 탁월하다. 앞뒤 좌석에 탄 사람들은 언제나 서로 목소리를 전혀 높이지 않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크게 개선된 또 한 가지 특성은 승차감이다. 컴포트 모드로 달릴 때, 이전 모델에 비해 더 넓은 속도 영역에 걸쳐 롤링 특성이 탁월하게 다듬어졌다. 알루미늄이 앞 서스펜션 스트럿 타워 내부와 플로어팬의 다른 부분에도 쓰이게 된 덕분에, 신형 Q7은 전반적인 구조강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처럼 서스펜션의 특성이 전반적으로 변화한 것과 더불어, 새로운 구조는 주행 질감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미비아에서 시승한 테스트카에는 모두 선택사항인 에어 스프링이 달려 있어, 대부분의 요철을 자신감 있게 타고 넘었다.

또한 이전 모델보다 훨씬 더 든든하게 노면 충격을 차단해, 최악의 주행 조건에서조차 주행특성이 세련될 정도로 부드러웠다. 다이내믹 모드로 전환하면 충격 완화기능은 더 단단해지고 바퀴의 움직임이 작아진다. 다만 다시 손질한 하체에서 비롯되는 제어능력과 추종성은 여전히 주행감각과 잘 어우러진다.
 

승차감에서 이룬 커다란 진보와 더불어, 신형 Q7은 50mm 낮아진 무게중심과 캠버 제어를 크게 조절하는 등 전체적으로 새로 설계된 서스펜션의 도움으로 인상적인 자세의 핸들링을 나타낸다. 전동식 스티어링과 탁월한 차체 제어특성은 더욱 직접적으로 느껴지고, 다이내믹 모드로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는 동안 운전자가 몰입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다루기 좋다.

영국에 판매될 모델에는 선택사항으로 4륜조향(4WS) 시스템이 마련된다. 이 시스템은 저속에서는 뒷바퀴를 최대 5도까지 반대방향으로 꺾어, 1세대 Q7보다 회전지름을 1m 작게 만들어 준다. 따라서 도심에서 운전하기가 더 편하다. 고속에서는 뒷바퀴가 최대 2도까지 평행 방향으로 회전해 안정성을 높인다. 겔룩 외곽의 자갈길을 고속으로 질주하는 동안, 4WS는 울퉁불퉁한 노면에서 직진 상태를 유지하는 특성을 상당히 향상시켜줌으로써 가치를 입증했다.
 

최악의 주행 조건과 테스트카에 전천후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동력 역시 탁월한 수준이다. 일반적인 조건에서 콰트로 시스템은 구동력을 앞, 뒤 40:60 비율로 배분하지만, 필요할 때에는 뒷바퀴로 최대 85%까지 전달하도록 프로그램되었다.

바위와 모래로 덮인 길에 접어들면 Q7은 대단히 풍부한 펀치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상고가 충분하지 않고 일부 경쟁차종에 있는 저속 기어가 없다는 점은 거친 길을 맞닥뜨리기보다는 포장도로 주행에 역점을 두었음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하켄베르크는 특정 시점이 되면 오프로드 패키지가 제공될 것이라는 힌트를 주었다.
 

부드럽고, 조용하고, 넉넉하고, 매우 빠르고, 경제적이고, 운전에 몰입하기 좋은 신형 Q7은 모든 면에서 뚜렷하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럭셔리 SUV 시장은 이미 라이벌로 가득한 것은 물론, 머지않아 재규어 F-페이스 같은 새로운 모델까지 등장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10년 동안 50만대 이상 판매된 이전 모델의 대단한 성공을 재현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거나 새로운 아우디 Q7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가장 거친 주행조건에서도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차를 만나게 될 것이다.

글 · 그렉 케이블 (Greg K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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