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히어로, 뉴 아우디 R8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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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히어로, 뉴 아우디 R8에 거는 기대
  • 그렉 케이블 (Greg Kable)
  • 승인 2015.04.2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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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아우디 R8의 친숙한 모습에 속지 말자. 아우디 연구개발 책임자인 울리히 하켄베르크(Ulrich Hackenberg)조차도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새 R8은 마치 2006년에 출시한 1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2세대 모델의 모든 부분은 어느 관점에서 보더라도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첫 출시에서 자연흡기 V10 5.2L 엔진을 대대적으로 손질한 버전과 7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조합한 모델만 내놓는 것에서도, 아우디가 이번에는 한층 성능 위주의 접근을 라인업에 반영하려는 의도를 알 수 있다.

신형 R8이 이룬 발전을 단번에 요약하는 수치를 한 가지만 고른다면, 최상위 모델인 R8 V10 플러스의 0→시속 100km 가속시간을 들 수 있다. 3.2초라는 매우 놀라운 수치로, 이는 선대 모델보다 0.3초 빠를 뿐 아니라 아우디가 지금까지 양산했던 승용차 중 가장 빠른 가속성능이기도 하다. 최고시속도 13km 더 빨라졌다.

이는 새로운 공기역학 구성이 최고시속 330km에서 130kg의 다운포스를 내도록 도움을 준 덕분이다. 아울러 오토 스톱-스타트와 함께 액셀러레이터 페달에 힘을 주지 않는 동안 공회전을 이어가는 코스팅 기능 등 현대적 연료절감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연비도 10% 이상 향상되었다.
 

출시 후 제대로 몰아보아야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겠지만, 스페인 아스카리 서킷주변에서 프로토타입을 하루 동안 몰아본 지금으로서는, 신형 R8이 성능에서뿐 아니라 한계점에서의 주행특성까지도 수준이 높아졌다는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기술과 선택사항인 레이저 라이트로 이루어진 발전 역시, 현실적인 슈퍼카 가운데 가장 풍부한 장비를 갖춘 차 라는 걸 알 수 있다. 덕분에 아우디 라인업 최상위 모델로서, 선대 모델이 8년간 쿠페와 스파이더로 세계에 2만6천대 이상 판매되는 성공을 거두며 쌓아온 신뢰는 더 확고해졌다.

아우디가 실제로 R8을 얼마나 특별하게 생각하는지를 뚜렷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은 독일 네카줄름(Neckarsulm) 공장에 새로운 조립 라인을 만든 사실이다. 이른바 뵐링어 회페(Boellinger Hoefe) 공단은 출시와 함께 판매되는 쿠페와 더불어 2016년에 나올 스파이더까지, 신형 R8 전용으로 구상되었다.

처음 신형 R8을 자세히 살펴보면,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라는 느낌이 뚜렷하게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랫동안 바라보면 차이점이 점점 뚜렷해지고, 형태가 바뀐 그릴, 더 각진 헤드라이트, 두드러진 어깨선, 든든한 구조의 측면, 커진 측면 공기흡입구 등 알루미늄 차체의 다양한 모습에서 새 모델만의 특징을 느끼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더 날카롭지만 이전 모델보다 더 우아한 차라는 사실 말이다.
 

겉모습의 세부 처리는 대단히 탁월하다. 그 점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부분은 헤드라이트 디자인이다. 시승차에는 기본 LED 헤드라이트가 쓰였지만, 구형 R8의 최종 버전인 LMX에서 미리 선보였던 레이저 헤드램프를 주문할 수도 있다. 새 모델의 길이는 4,444mm로 구형 R8과 같지만, 너비는 1,944mm로 39mm 넓고 높이는 9mm 낮아진 1,241mm다.

그렇다면 신형 R8을 만들어내기 위해 아우디의 콰트로 GmbH는 어떤 일을 했을까? R8 고유의 성격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선대 모델의 핵심 요소들을 혁신적인 과정을 통해 발전시키는 역할이었다. 신형을 위해 개발된 기술 중 많은 부분은 다양한 부분을 공유하는 람보르기니 우라칸의 출시와 함께 확정되었다.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신형 R8의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다. 하켄베르크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가 세운 엄격한 중량 목표를 감안하면, 신형 R8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뒤 격벽과 플로어팬 부품 등 다양한 요소들을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새로운 복합소재 스페이스프레임을 택했습니다.”

새로운 차체 구조는 신형 R8의 성능 향상에 핵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한다. 정적 강성은 40% 높아졌고 무게를 줄임으로써 V10 플러스 모델을 1,454kg에 맞출 수 있었다. 이는 이전 모델보다는 66kg 가볍지만 우라칸보다는 32kg 무거운 수치다.
 

서스펜션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스틸 스프링이 기본이고 연속 가변 댐핑 제어 기능이 있는 마그네라이드(Magneride)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다. 대부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하체는 단 한 개의 구성요소도 이전 것을 그대로 쓰지 않지만,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구조와 스태빌라이저 바를 결합한 기본 형태는 그대로 이어진다. 콰트로 GmbH가 오리지널 R8의 개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음은 신형 R8의 휠베이스가 구형과 똑같은 2,650mm이고 앞뒤 트랙도 각각 1,640mm와 1,595mm로 같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하켄베르크는 작은 요철에서 충격 흡수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스프링 탄성률을 약간 낮췄고, 스스로 탁월한 차체 제어라고 말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충격 흡수 능력은 살짝 높였다고 밝혔다. 초기형 R8은 다소 거친 노면에서 언더스티어 경향을 보이는 특성이 있었는데, 앞바퀴의 상하 작동거리와 부싱을 높인 데에서도 느낄 수 있다. 하켄베르크는 이를 한계점에서 서스펜션의 압축과 반발 특성을 높인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코너링 정확성이 더 높아졌고 코너를 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도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부분은 스티어링에 이루어진 변화일 것이다. 스티어링 구조에서는 최신 전기기계식 시스템을 쓰면서 유압으로 작동되는 부분을 없앴다. 스티어링은 기어비는 고정하고 회전 보조력은 가변식인 것이 기본이지만, 아우디는 이미 가변 기어비와 가변 보조력이 짝을 이룬 선택사항의 세팅을 언급하고 있다. 
 

신형 R8에는 기본인 19인치 휠에 앞 235/35 ZR19, 뒤 295/30 ZR19 타이어를 끼운다. 그러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대다수 구매자들은 지금 프로토타입에 끼워진 것과 같은 20인치 휠과 앞 245/30 ZR20, 뒤 305/30 ZR20 타이어를 선택할 듯하다.

구형 R8과 달리, 신형은 처음부터 성능에 초점을 맞춘 전략에 따라 출시한다. “우리는 단순히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슈퍼카 경쟁에 뛰어든 것은 아닙니다.” 하켄베르크의 말이다. “가장 잠재력이 큰 모델을 먼저 선보이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최고성능 모델은 상징성을 지닐 뿐 아니라 앞으로 출시가 예정된 가지치기 모델들을 만드는 데 훌륭한 밑바탕이 됩니다.”

따라서 구형 R8 초기 모델에 기본이었던 V8 4.2L 엔진은 신형의 첫 출시 라인업에서 빠졌다. 대신, 자연흡기 V10 5.2L 휘발유 엔진이 제공되고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15마력과 1.0kg·m이 높아졌다. 즉 R8 V10의 최고출력은 8,000rpm에서 540마력, 최대토크는 6,500rpm에서 55.0kg·m이 되었다.

데뷔 초기 라인업에서 주전 역할을 맡은 모델은 R8 V10 플러스다. 이 모델은 우라칸과 같은 출력을 내는 V10 엔진을 얹고 달린다. 최고출력은 8,150rpm에서 610마력, 최대토크는 6,500rpm에서 57.1kg·m에 이른다. 이전 R8 최상위 모델과 비교하면 각각 60마력과 2.1kg·m이 높아진 수치다. 전비중량이 더 낮아지면서 무게당 마력은 톤당 419마력이 되었다.
 

구형 R8에서 가져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역시 새 모델에 쓰이기 위해 다듬어졌다. 변속이 더 빠르고 부드러워지도록 소프트웨어를 손질했고, 그와 함께 새로운 코스팅 기능과 개선된 스톱-스타트 작동 등 일련의 조율이 더해졌다. 새 R8에 마련된 유일한 기어박스인 7단 변속기는 수동과 자동 모드, 그리고 최소 7가지의 서로 다른 주행 모드가 있다.

개선된 변속 소프트웨어 이외에도 구동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우디는 구형 R8에 쓰였던 비스커스 커플링 방식 4륜구동 시스템 대신 전자유압장치로 작동하는 다판 클러치를 새 모델에 넣었다. 작동이 더 직관적인 것은 물론이고, 필요할 때에는 구동력의 최대 100%까지 앞 차축이나 뒤 차축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전처럼 V10 모델의 뒤 차축에는 기계식 디퍼렌셜 잠금 기능이 들어간다.

한편, 새로운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전기로 구동하는 R8 e-트론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것이기도 하다. 3월에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휘발유 엔진 모델과 나란히 선보인 e-트론 버전은 주행거리가 400km를 넘는다고 하켄베르크는 이야기했다.

R8 V10 플러스 프로토타입에 들어서자 새로운 세부 요소들이 많이 보인다. 중요한 정보를 모두 정리, 재배열할 수 있는 고해상도 계기판이 인상적이고, 주행 모드를 바꾸는 데 쓰는 다이얼과 스위치가 달린 멋있는 D컷 스타일 스티어링 휠, 이전에 쓰인 것보다 더 낮고 횡 방향 지지력이 커진 새 시트도 탁월하다.
 

새로운 디자인의 대시보드도 품질이 뛰어나기는 마찬가지다. 완전히 운전자 중심인 설계 흐름이 이어진 덕분에 기능적으로 탁월하다. 게다가 신형 R8은 경쟁 슈퍼카들과 비교해 실용성이 부족하다고 비난할 수 없다. 이전처럼 시트 뒤편에 있는 편리한 벤치 구조에는 최대 120L까지 짐을 실을 수 있고, 차체 앞쪽에도 104L 크기의 공간이 있다.

아우디 스포츠카 레이스의 단골 선수이면서 오토카 드리프트 대회 챔피언이었던 프랑크 스티플러(Frank Stippler)에게 자리를 넘기고 난 후, 동반석에 앉아서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많았다. 그가 스티어링 휠 오른쪽 아래에 있는 시동 버튼을 누르고 스포트 모드 선택 버튼을 누른 뒤 액셀러레이터를 깊숙이 밟자, 솟구치는 회전수에 따라 거칠게 커지는 엔진음이 금세 피트 차고를 채웠다. 많은 사람이 귀를 막고 소리를 피해 서둘러 움직였다. 흔히 R8을 매일 타는 슈퍼카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소리만큼은 서 있는 상태에서도 일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트랙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동안, 엔진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매력적인 존재라는 인상을 주었다. 출력은 똑같아도 신형 R8 V10 플러스의 엔진은 우라칸에 쓰인 것과 똑같이 조율되지는 않았다. R8에 실린 엔진은 백 스트레이트를 달리며 1단, 2단, 3단에서 회전한계를 향해 힘을 쏟을 때, 모든 면에서 람보르기니만큼 강렬하고 든든했다. 중간 회전영역에서는 전반적으로 과격하게 반응했고, 회전수를 높이면 리터당 117마력이 넘는 힘을 내는 자연흡기 엔진에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부드럽다.
 

첫 바퀴는 타이어가 달아오르도록 제법 조심스럽게 달렸다. 그러나 속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정말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새로운 전기기계식 스티어링이 지닌 단순명쾌함과 스티어링이 핸들링에 전달하는 순수한 민첩함이었다. 우리가 탄 프로토타입에는 선택사항인 가변 기어비 시스템이 달려 있었는데, 아스카리 서킷의 급한 코너를 돌 때 돌려야 할 스티어링 각도는 구형 유압 파워 스티어링보다 확실히 좁았다.

나중에 스티플러는 “스티어링을 중앙에서부터 돌릴 때의 반응이 훨씬 더 빠르고 힘도 훨씬 덜 든다”고 이야기했다. “이전에는 코너 정점으로 방향을 잡아 들어갈 때 스티어링 휠을 1/4 돌려야 했다면, 이제는 대부분 코너에서 1/8도 못 미치는 만큼만 돌리면 됩니다.”

두 번째 놀라운 점은 개선된 변속 질감이다. 아우디는 변속기의 소프트웨어를 신형 R8에 적용하기에 앞서, 모든 경쟁차의 듀얼클러치 시스템을 철저하게 벤치마크했다. 그리고 기존의 시스템이 경쟁자들보다 부드러움이 부족하고, 특히 아랫단으로 변속할 때 변속 속도가 뒤처진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그 결과, 더 부드러우면서도 획기적으로 빨라진 변속 덕분에 높아진 출력과 가벼워진 무게로 드러나기 시작한 잠재적 성능은 더욱 커질 수 있었다.
 

열 바퀴를 도는 사이, 스티플러는 신형 R8의 뛰어난 균형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었다. 구형 R8이 그랬듯, 신형 역시 42:58의 앞뒤 무게 배분 비율을 자랑한다. 그러나 앞뒤 차축 사이의 구동력을 더 빠르게 배분하는 새로운 콰트로 시스템과 개선된 뒤 차축 디퍼렌셜 잠금 기능 덕분에, 고속 코너를 돌아 나가는 능력은 대단히 놀랍다. 고속으로 코너로 들어서는 과정에는 아직 약한 언더스티어가 나타나지만, 차체 뒤쪽은 항상 든든한 접지력이 유지된다. 그래서 스티플러는 액셀러레이터를 일찌감치 밟고 새 구동계가 놀랄 만큼 효율적으로 트랙 표면으로 전달하는 엔진의 능력을 믿고 달릴 수 있었다.

신형 R8이 성능을 최대한 뽑아낼 때 뿜어내는 가속력과 소음은 전기충격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R8 V10 플러스가 뛰어드는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아스카리에서의 짧은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최근 선보인 페라리 488 GTB나 우라칸, 맥라렌 650S와 포르쉐 911 터보 S 같은 뛰어난 명성의 경쟁차들과 견주어 자신만의 입지를 지킬 만한 능력을 지녔다. 차의 능력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출시 후 정식 시승 때까지 기다려야겠지만, 신형이 모든 면에서 크게 진보했다는 것은 이미 분명한 사실이다.

글 · 그렉 케이블 (Greg K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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