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차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볼보만의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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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차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볼보만의 노하우
  • 맷 버트
  • 승인 2015.03.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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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도로를 이탈하여 도랑에 빠지는 등의 실제 사고를 그대로 재현한 볼보의 충돌 시험은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차선 이탈 경고를 무시하고 볼보 XC90 신차를 몰던 운전자, 토르 씨가 도로를 이탈하여 공중에 뜬 상태로 도랑을 향해 곤두박질치다가 쿵 하는 굉음과 함께 제방을 들이받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다행히도 밝은 오렌지 색상의 XC90에 타고 있던 토르 씨와 그의 가족들은 사실상 모두 시험용 마네킹이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시속 80km에 불과했던 속도에서도 놀랄 만큼의 충격 에너지가 발생했다. 토르(Thor)라는 이름은 탑승자용 안전장치 시험장비(Test device for Human Occupant Restraint)의 약자이고, 이 불행한 사고는 고덴버그에 위치한 볼보의 테스트 시설에서 진행됐다.
 

스웨덴의 자동차 제조사인 볼보는 새로운 XC90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SUV”라고 자랑한다. 그들은 전 세계의 각 도로에서 발생하는 실제 사고 유형을 테스트에 그대로 반영했고, 그러한 자사의 충돌 시험 절차가 얼마나 뛰어난지에 대해 강조했다.

견고한 콘크리트 벽을 향해 전면부터 충돌하는 전형적인 충돌 시험보다 실제 사고들은 훨씬 더 다양하다. 방대한 사고 기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실제 사고의 일반적인 사례를 연구한 볼보는, 차가 도로를 이탈했을 때의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각각 디치, 에어본, 로프 터레인이라고 명명한 세 가지 테스트를 개발했다.
 

토르가 보여준 디치 테스트는 시속 80km의 속도로 800mm 깊이의 도랑을 향해 달리다가 제방에 들이받는 과정 중에서 계속해서 위, 아래로 흔들리게 되는 탑승자의 움직임을 재현하기 위해 설계됐다.

볼보의 수석 안전자문가인 토마스 브로버그는 “대다수의 전원 도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실제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가 공중에 뜨면, 그때부터 상황이 심각해진다. 탑승자들은 굉장히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러한 유형의 충돌 사고에서는 척추 부위에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볼보가 이러한 사고 유형에 중점을 두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브로버그는 말한다.
 

“우리가 가진 데이터에 따르면, 1991년부터 현재까지 집계된 볼보 차량의 사고 부상자 인원이 눈에 띄게 감소했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에서는 상당한 개선을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도로 이탈’ 상황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해 발생한 부상을 살펴보면 그만큼의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치사율 0%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가 이 부분에 대해 고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안전장치를 개선한다는 것은 사고 발생 시에 자동차와 탑승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사고와 그에 따른 충격에 대한 정보를 분석한 볼보는 비로소 탑승자가 받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노력의 첫 번째 단계는 센서 기술을 통해 도로를 이탈하는 상황을 자동차가 먼저 감지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지구상의 각기 다른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들을 데이터 베이스에 축적했다.

그는 “복잡한 상황의 유형일수록 더욱 더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너무나도 많은 상황들을 모두 예측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음 단계는 탑승자에게 필요한 안전장치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브로버그의 말을 들어보자. “탑승자의 자세는 부상과 굉장히 밀접하게 관련된 요인이기 때문에, 전자 안전벨트 리트랙터를 통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탑승자가 좌석을 벗어나지 않고, 사고에 뒤따른 여러 상황에서도 더 나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사고에서는 척추 부위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수직력에 의한 것이고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좌석 안에 에너지 흡수 장치를 장착했다.

자동차가 착지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강한 충격을 좌석이 흡수할 수 있도록 좌석 아래 공간은 단단한 구조물 없이 비워 두었다. 우리는 이 에너지 흡수 장치를 굉장히 세심하게 연구했고, 그 결과, 탑승객에게 가해지는 수직 하중이 1/3 수준까지 감소했다는 것을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볼보는 이러한 일련의 기술을 ‘런오프 프로텍션 패키지’라고 명명했고, 뉴 XC90에 최초로 적용됐다. 하지만 볼보는 이 새로운 기술이 너무 많이 활용되지 않길 바란다. 도로 이탈 경보 시스템이나 졸음운전 방지 경보와 같은 액티브 세이프티 시스템이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XC90은 볼보의 새로운 플랫폼인 ‘확장 가능한 제품 구조 (SPA)’를 기반으로 제작한 첫 모델인 만큼, 2020년 즈음까지 볼보의 신형 자동차를 타고 발생한 사고에서 생명을 잃거나 심한 부상을 당하는 탑승자가 한 명도 없게 하겠다는 볼보의 목표를 이루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XC90에는 기존의 세이프티 키트 외에도, XC90의 커넥티비티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미래의 자동차들에선 흔히 볼 수 있을 자율주행 기술과 호환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들이 상용화된다면 이젠 토르 씨조차도 도랑으로 SUV를 처박는 사고를 일으키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글 · 맷 버트(Matt B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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