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콤팩트 SUV, 쌍용 티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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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콤팩트 SUV, 쌍용 티볼리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5.02.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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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초기 가속부터 활기찬 움직임으로 도심형 SUV에 어울리는 성격을 드러냈다. 단단한 차체가 듬직한 달리기를 뒷받침했다

지금의 쌍용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차. 이것이 티볼리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노력으로 만든 차가 잘 팔리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겠지만, 티볼리에게 걸린 책임감은 더욱 무겁다. 다행히도 시기는 절묘해 보인다. 콤팩트 SUV들이 인기를 끌며 시장의 요구가 뜨겁다. 쌍용차에게는 최고의 환경이다.

허나 가장 중요한 것은 차의 완성도. 쌍용차에 기대하는 차 만들기를 완성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디자인은 쌍용차의 디자인을 계승하며, 조금 더 매끄럽게 다듬은 느낌이다. 도심 속에 어울릴 소형 SUV를 목표로, 쌍용차의 여러 특징을 담아낸 모습이다. 위로 살짝 솟은 헤드램프는 모양은 다르지만 분명 코란도 시리즈의 것을 떠올리게 한다. 치켜 올린 눈 같은 헤드램프, 꽉 다문 입 같은 범퍼의 조합은 당찬 소년을 떠올리게 한다. 역사도 담겨 있다. 넓은 C 필러는 쌍용 SUV 고유의 특징이다.
 

시승차에 적용된 투톤 루프는 붉은색과 검은색의 대조가 화려했다. 그 느낌은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붉은색과 검은색이 섞인 실내는 활기찬 감각이다. 공간감은 충분하다. 작은 느낌이 아니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실내가 동급 중 가장 넓다고 했다. 구성은 중앙의 센터페시아를 바탕으로 양쪽이 대칭 구조를 이룬다. 조금씩 튀는 장식을 더했다. 에어컨 풍구를 감싼 알루미늄 재질이나, 실내 곳곳을 감싼 검정 유광 플라스틱이 그렇다.

쌍용은 움직이는 IT 공간을 주제로 실내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곳곳에 정성을 많이 기울인 흔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빨간색 가죽 부분은 운전하며 주로 잡는 부위다. 쌍용은 이 부분을 현대 제네시스에 쓰이는 급의 가죽으로 감쌌다고 했다. 또한 실내에 쓰이는 가죽도 품질을 나눠 손이 닿는 부분은 조금 더 고급스럽게 했다고 했다.
 

센터페시아 구성도 간단해졌다. 붉은색 긴 버튼을 눌러 계기판 메뉴나 에어컨을 조절한다. 짧게 튀어나온 버튼 때문에 누르기 힘들까 걱정했지만, 버튼의 눌리는 감각은 보통이다. 기존의 디자인 감각을 꽤 많이 벗어던진 쌍용이지만, 특유의 느낌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돌려서 켜는 온열시트 버튼은 쓰기는 쉬워도 그 구조가 다른 쌍용차와 닮았다.
 

쌍용차는 차체 만들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쌍용차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단 평이다. 차체의 71.4%에 고장력 장판을 사용했다. 고장력 장판 중의 40%는 초고장력 장판을 사용했다. 프레임 중 중요 부위 10곳은 초고장력 강판보다 두 배 이상 강한 인장강도 1500Mpa급 소재를 썼다. 섭씨 900°까지 가열하고 공랭식으로 식힌 포스코(POSCO)제 강판이다.
 

뒷자리에 올랐다. 2열의 센터 터널을 낮춰 양쪽 오가기가 쉬웠다. 뒷자리 다리 공간은 차급을 생각하면 꽤 넓은 편이다. 키 173cm의 운전자가 앞에 여유롭게 앉았음에도 다리 놀릴 공간이 충분했고, 무릎 공간도 남았다. 뒷좌석 의자를 조금 높게 달았지만 머리 공간도 충분했다. 트렁크 공간도 423L로 차급에 비하면 큰 편이니, 공간에 있어서는 아쉬움 느낄 부분이 없겠다.
 

뒷좌석 송풍구가 없는 부분은 아쉽지만, 뒷좌석에도 열선 시트가 있다. LX 등급부터 달린다. 켜고 끄는 1단계 구조다. 열선의 성능은 꽤 강한 편이다. 앞좌석 뒤에는 팽팽한 줄을 달아 신문이나 책 등을 끼워놓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QM3에서도 사용된 방식이지만, 티볼리 기획자에게 물어보니 그전에 이미 떠올렸던 방식이라고. 쉽게 고무줄을 갈아 끼울 수 있어 취향에 맞는 색으로 바꿀 수 있는 요소까지 더했다고 했다.
 

엔진은 직렬 4기통 1.6L ‘e-XGi160’ 엔진이다. MPI 방식을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26마력으로 6,000rpm에서 나오며, 최대토크는 16kg·m으로 4,600rpm에서 나온다. 약간 높은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나온다. 개발은 쌍용에서 주도했다. 쌍용의 설명에 의하면 직분사 방식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카본 침적의 가능성 때문이며, 대신 MPI 기술 수준을 세계적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것. 지금 당장을 보면 맞는 말이지만, 미래까지 써야 할 엔진을 만드는 것인데 조금 더 욕심을 부렸으면 좋았을 것이다. 자동 6단 변속기는 아이신에서, 수동 6단 변속기는 현대 다이모스에서 가져왔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초기 반응이 조금 강했다. 초기 가속도 활기차 기존의 쌍용차와는 조금 다른 인상이었다. 1단과 2단의 기어비를 초기 가속을 위해 짧게 잡았기 때문이다. 3단부터 각단의 기어비 간격을 벌린다. 성인 남성 4명을 태우고 평지를 달릴 때는 빠르고 수월했지만, 경사 심한 산길 오르막에서는 호쾌하게 달리기 어려웠다. 회전수를 올려야 제 힘을 쓸 수 있는 엔진인데, 3단부터 벌어지는 기어비 때문에 회전 영역을 잘 맞추지 못했다. 도심형 SUV라는 주장에 동감하게 됐다. 평지 많은 도심에서는 빠르게 잘만 달렸기 때문이다.
 

엔진과 스티어링의 모드를 서로 다르게 조절할 수 있는데, 스티어링은 주로 스포츠로 놓고 달렸다. 돌리는데 약간 더 힘이 들어가긴 하지만, 조금 더 움직임이 탄력적이다. 약간의 유격 부분을 설정한 것은 쌍용의 특성. 시속 100km로 순항할 때의 회전수는 약 2,000rpm 정도다. 순항 때도 승차감은 단단한 쪽에 속한다. 충격을 흡수하는 감도는 괜찮으나, 일부러 단단하게 설정했다는 느낌이다. SUV에 능숙한 쌍용차다운 세팅이나, 티볼리의 경우에는 스프링의 답력이 높다. 구덩이나 턱이 있는 구간을 지날 때, 반동이 거셌다.
 

티볼리의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1천795만~2천347만원이다. 현대 아반떼,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과 비교되는 가격이다. 현대 아반떼와 같은 1.6L 휘발유 준중형급을 노리는 사람들이 티볼리로 넘어갈 수 있는 가격이다. 같은 휘발유 콤팩트 SUV인 쉐보레 트랙스의 경우 경쟁이 조금 더 치열해진다. 공간에서 앞서는 티볼리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소비자에게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하겠다. 르노삼성 QM3의 경우에는 가격과 연료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당장 영향력을 미치기보다는 6월에 추가될 디젤 엔진과 네바퀴굴림 옵션의 가격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 본다.

티볼리는 쌍용차에 기대하는 차 만들기를 충실히 반영한 차다. 차체의 완성도나 편의 장비, 패키징의 구성 등은 기대한 바를 정확히 채운다. 그리고 주행감각 또한 조금은 변했지만, 쌍용에 기대하는 것 그대로다. 쌍용이 그려야 할 새로운 미래의 초석이다. 디젤 엔진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다른 장점이 크다.
 

콤팩트 SUV의 약점으로 꼽히는 실내공간이 부족하지 않다. 또한 주행거리가 많지 않은 이들에겐 휘발유 SUV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주행거리가 많은 이들에겐, 6월에 등장할 티볼리 디젤을 꼭 살펴보라 권하고 싶다. 지금 냉정히 티볼리의 완성도를 생각해보면 가치가 충분하단 생각이 든다. 우직하고 성실하게 만든 만듦새와 철학이 마음에 들어서다.

글 · 안민희 (minhee@iautocar.co.kr)
사진 · 김동균 (parag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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