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벤츠 CLA vs 아우디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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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벤츠 CLA vs 아우디 A3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4.12.3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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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콤팩트 세단의 경쟁자. 아우디 A3 35 TDI와 벤츠 CLA 250 4매틱을 맞붙였다. 서로 다른 연료처럼, 완벽하게 다른 뜨겁고 차가운 매력을 뽐냈다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을 고려하고 있다면 아우디 A3나 벤츠 CLA를 염두에 둘 것이다. 그렇다면 A3 35 TDI와 CLA 200 CDI 중에서 고르라면 어떤 차를 고를까? 취향에 따라 나뉘겠지만, 사실 둘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생각이다. 아우디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철학에 따라 다른 부분은 있지만, 어느 한쪽을 포기하고 다른 한쪽을 고른다고 해도 큰 아쉬움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둘의 차이를 더 키워보면 어떨까. A3 35 TDI와 CLA 250 4매틱이라면 순식간에 차이는 커진다. 완전히 다른 구동계가 이 둘의 매력을 결정짓는다. 서로 갖춘 장점으로 상대를 앞서려 든다. 성능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최고출력이 앞서는 벤츠의 승리를 예상했을 것이다. 허나 두 차의 매력을 수치로 환산한다면 비등했다. 물론 매력을 뿜어내는 과정에 아주 큰 차이가 있을 뿐이다.
 

조금은 뻔한 말이지만, 디자인을 비교하면 벤츠는 화려함을 쫓고, 아우디는 절제를 쫓는다는 생각이다. 유려한 곡선의 CLA와 절제된 직선의 A3를 모아놓으니 묘한 대조가 느껴진다. 처음에는 CLA에 눈길이 갔다. 상위 모델인 CLA 45 AMG처럼 강력한 이미지를 더한 AMG 스타일링 키트 때문에 그렇다.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그릴도 차별화를 더한다. 반대로 A3은 차분한 모습이다. 단정하게 그은 매끈한 캐릭터라인을 뽐낸다. 보면 볼수록 묘하다. 이유는 숨겨놓은 볼륨감이다. A3의 길이는 CLA보다 짧을지언정 폭은 살짝 더 크다. 그래서 더욱 넓은 모습이다. 스포티함을 구현하는 방법 중 하나다.
 

디자인 차이는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알루미늄 트림을 크게 붙인 CLA의 대시보드는 눈길이 간다. 도어트림에는 가죽을 둘러 손을 대면 폭신하고도 질감이 좋다. 대시보드 가운데에 단 터치스크린은 눈에 딱 들어온다. 오디오 조작부와 에어컨 조작부는 버튼이 많아 거슬렸지만, 순식간에 손에 익었다. 허나 플라스틱의 품질이 거슬렸다. 운전석을 감싼 플라스틱과 센터콘솔의 플라스틱 질감이 좋지 못하다. 벤츠에 기대하는 수준을 밑돈다. 뒷좌석 다리 공간은 적당한 편이지만 굽어지는 루프 때문에 머리 공간이 부족한 편이다.
 

아우디의 실내는 단순미를 살렸다. 하지만 좀 더 고급스러운 플라스틱 소재의 사용이 돋보였다. 알루미늄 트림의 사용은 최소한도로 묶고, 간단한 구성을 채용했지만 균형미가 느껴진다. 드라이브 셀렉트 및 주행에 필요한 버튼은 일렬로 모아 달았다. 버튼의 촉감과 작동감이 좋다. 실내 및 인체공학에 정성을 기울이는 아우디답다. 그래서 실내의 만족감이 더 컸다. 뒷좌석 또한 급을 생각하면 다리 공간은 보통 정도다. 머리 공간은 적당한 정도다.
 

먼저 CLA를 몰고 도로로 나섰다. CLA 250 4매틱의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터보. 최고출력 211마력을 5,500rpm에서 낸다. 최대토크는 35.7kg·m로 1,200rpm부터 4,000rpm까지 이어진다. 상당히 초기 가속을 중시한 세팅이다. 초반 기어비가 짧은 7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맞추니 가속의 질감이 팽팽했다. 속도를 한껏 높이면 가속감이 옅어지지만, 일상적으로 달리는 속도 영역 내에서는 상당히 팽팽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터보랙을 줄여 원할 때 가속하기가 쉬웠다.
 

서스펜션 세팅은 상당히 오묘했다. 단단하게 노면을 누르는 듯한 느낌이지만, 정작 위아래 움직임이 크다. 충격을 받거나 거세게 몰아칠 때 요동치는 차체를 네바퀴굴림으로 잡아 달리는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을 안으로 감고 가속페달을 짖이길 때도, 차체를 안으로 잡아 이끌듯이 안쪽을 파고 들어간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엉망인 노면에서 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 휘청거렸다. 허나 네바퀴굴림이 노면을 꽉 잡고 코너를 돌아나간다. 단단한 주행감의 아우디에 비하면 어딘가 느슨한 세팅이다. 하지만 중독성이 있다. 나쁜 여자를 떠올리게 만든다. 어딘가 부족한 면이 있지만 그것이 매력이 되고, 더욱 갈구하게 만드니 말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몰아치게 만든다. CLA 250 4매틱은 벤츠의 스포츠카다웠다.
 

바로 아우디 A3를 이어 탔다.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안정감. 그리고 매끈하게 움직이는 디젤 엔진이다. 아우디 A3 35 TDI의 엔진은 최고출력 150마력의 직렬 4기통 2.0L 디젤이다. 최대토크는 32.7kg·m로 1,750rpm부터 3,000rpm까지 이어진다. 엔진의 회전 질감은 상당히 기계적이다. 가속페달을 꾹 밟아 달음질하면 5,000rpm까지 회전하고 다음 단수로 갈아탄다. 다만 4,000rpm을 넘어섰을 때는 토크감이 옅어졌다. 대부분의 아우디 디젤은 5,000rpm까지 회전하지만, 그때까지 힘을 유지하며 짜릿함을 안겨주는 것은 배기량 큰 엔진들이다.
 

수치로는 CLA에 미치지 못하지만, 선두차인 CLA를 쫓아 달리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더 가볍게 달려 나가는 기분이 든다. 매끈하게 회전하는 엔진은 순식간에 속도를 올려나간다. 드라이브 셀렉트로 엔진과 스티어링의 세팅을 다이내믹으로 바꿔봤다. 무게감이 잘 잡혔던 스티어링은 더욱 무겁게 바뀌고, 엔진은 성내듯 가속페달에 발끝 닿을 때마다 움찔거렸다. 하지만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성을 내니 자신감이 붙는다.
 

차체는 시종일관 안정적이었다. 단단하게 노면을 누르고 버티는 듯한 아우디 특유의 감각은 그대로였다. 아우디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콰트로’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달지 않은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앞바퀴굴림이라도 아우디 특유의 도로 장악력은 여전했다. CLA가 요동쳤던 도로를 똑같이 달렸지만, A3은 전혀 요동칠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단단하게 노면을 눌러가며 뭔 일 있느냐는 듯이 빠르게 달려 나간다. ‘콰트로’를 달지 않은 것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달지 않아서 부족한 것은 없을 정도였다.

승차감이 지나치게 단단한 것도 아니다. 살짝 단단하지만 노면의 충격은 잘 거슬러낸다. 더욱 직접적으로 도로와 닿는 감각이 좋다. 스티어링 휠 끝에 신경을 쓸 때면 노면을 읽을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주행이 훨씬 편안했다. 같은 속도로 CLA를 몰 때는 몸과 마음을 졸여야 했다. 허나 A3을 탈 때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통과한다. A3을 아우디의 스포츠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편했다.
 

조금 더 길게 달려볼 때면, 둘의 명확한 차이가 나뉜다. 벤츠 CLA 250 4매틱을 몰고 달릴 때면, 항상 화끈한 주행을 바라게 됐다. 아슬아슬한 감각이지만 위험하지 않은 차를 믿고 더 끝까지 밀어붙인다. 넘치지 않는 출력과 오묘한 하체의 조합이 마음에 든다. 시승 기간 동안 기록한 연비는 약 7km/L대다. 빠르게 몰아칠 때면 속절없이 떨어지는 연비다. 정말 화끈한 CLA 45 AMG에 비하면 뛰어난 연비지만, 매일 함께 하기는 힘들다.

아우디 A3 35 TDI는 일상적으로 쓸 수 있는 편안함과 다재다능함이 돋보였다. 드라이브 모드를 효율성 중시로 바꾸면 연비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시속 30km를 넘긴 상태에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하면 코스팅 기능이 작동해 타력 주행을 한다. 시속 100km를 넘겨 고속주행을 할 때 연비를 끌어올리기 아주 유용했다. 시승 기간 동안 기록한 연비는 16km/L대. 아무리 몰아쳐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연비에 감탄했다.
 

상반된 매력을 뽐내는 두 모델이지만, 즐거움의 가치는 거의 같다는 생각이다. 허나 가격을 비교할 때면 그 매력이 약간 수그러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CLA 250 4매틱의 가격은 5천320만원. A3 35 TDI의 가격은 4천290만원이다. 약 1천만원 가까운 차이다.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엔진을 비교하더라도, CLA의 가격이 더 비싸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한 일상용으로 쓸 수 있는 부분에서 비교가 된다.

허나 두 모델 모두가 갖는 딜레마가 있다. 바로 상위 모델과의 비교다. 작고 고급스러운 차는 가격이 제법 나간다. 상위모델과 비교할 때 그 부분은 더 두드러진다. A3 35 TDI는 조금 더 투자하면, A4 기본형을 고를 수 있다. CLA 250 4매틱은 성능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C 200 기본형을 사도 돈이 남는다. 왜 작은 차를 사려고 하느냐를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A3보다 A4가 더 고급스러운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A3은 A4와 다른 감성이 있다. 더욱 몰기 편한 작은 차를 마음 내키는 대로 타도 괜찮다. 더욱 효율성이 좋은 것도 마찬가지다. 실내공간이 더 작다고 한들,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몰기에 공간은 중요하지 않다. C클래스와 CLA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주행질감만 따져도 C클래스는 훨씬 고급스럽다. 하지만 CLA 250 4매틱에는 스포츠라는 가치가 있다. 더 작은 차에 얹힌 더 강력한 엔진과 구동계가 더욱 열정적인 주행을 이끈다.
 

어떤 이유에서 꽂히던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을 원한다면, 자신의 스타일을 따져보는 것이 좋겠다. 주행거리가 짧고, 매일 같이 몰아붙일 것이라면 벤츠 CLA 250 4매틱을 고르겠다. 하지만 아우디 A3 35 TDI는 신뢰감이 드는 주행 감각과 뛰어난 연비를 갖췄다. 그리고 몰아칠 때도 CLA 250 4매틱만큼 빨랐고, 코너에서는 더 자신감 있게 파고들 수 있었다. 조금 더 냉정해진다면 단연코 A3이 눈에 꽉 찰 것이다.

글 · 안민희 에디터
사진 · 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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