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C보다 빠르고 짜릿한 맥라렌 65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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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C보다 빠르고 짜릿한 맥라렌 650S
  • 스티브 서트클립
  • 승인 2014.05.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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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맥라렌 650S를 12C가 항상 지향했던 목표에 이른 차라고 하는 것이 과연 공정하다거나, 나아가 정확한 표현일까? 대부분 훌륭한 12C에게는 다소 험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특정한 관점에서는 650S가 맥라렌이 처음부터 만들 수 있었던 차이며 완성하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

반면, 650S는 2011년 초에 출시된 12C로부터 논리적으로 진전한 차에 지나지 않는다. 출시 이후 맥라렌은 12C를 4,000대 가까이 만들었으며, 부실한 에어컨과 내비게이션 문제를 제외하면 두 차와 맥라렌은 대단히 놀라운 기세로 성장했다. 특히 구매자들이 맥라렌 오토모티브로부터 충분한 차를 전달받지 못한 미국에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 모든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핵심을 들여다보면, 650S에는 12C(흥미롭게도 P1도 마찬가지로)와 같은 탄소섬유 욕조형 구조, 같은 V8 3.8L 트윈터보 엔진, 같은 7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가 담겨 있다. 기본적인 부분들은 12C와 공유하고는 있지만, 650S의 25% 이상이 새로운 것이라고 맥라렌은 이야기한다. 겉모습을 달라 보이도록 하기 위해 앞부분을 새로 만든 12C의 업그레이드형 모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650S는 맥라렌 관점에서는 진정한 도약이다. 12C 생산이 한동안 중단되었던 점을 보면 더욱 분명해지듯, 더욱 강력하고 값비싼 이 새 버전에 대한 수요는 대단히 많다.

650S는 쿠페가 19만5천 파운드(약 3억4천300만원)이고 스파이더가 21만5천250파운드(약 3억7천900만원)이며, 그 비용을 지불하면 620마력에서 650마력(이름에 표시된 숫자와 같다)의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최대토크도 61.2kg‧m에서 69.1kg‧m으로 높아지고, 높은 소리를 내는 6,000rpm에 이르기까지는 최대토크를 얻을 수 없게 되었지만 실제로는 불과 3,000rpm부터 최대토크의 90% 이상을 활용할 수 있어 성능을 좌우하는 부분에서 650S를 12C보다 더 강력하게 만든다. 변속기는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속이 이루어지도록 조율되었고, 차의 반응은 운전자가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노멀, 스포트, 트랙의 세 가지 다른 주행 모드에서 각각 조금씩 달라졌다.

맥라렌에 따르면 서스펜션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수정한 덕분에 턴인이 12C보다 상당히 짜릿해졌다고 하지만, 그와 동시에 유압식으로 조절되는 12C를 매우 돋보이게 했던 소름끼칠 정도로 부드러운 승차감은 전혀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대신, 650S는 가장 공격적인 세팅에서는 느낌이 더 날카로워졌고, 반면 스프링 탄성률이 앞뒤 모두 20% 이상 높아졌으면서도 가장 안락한 모드에서는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이런 변화 덕분에 650S는 12C보다 동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더 넓어졌다고 맥라렌은 주장한다.

외관상으로는 650S를 12C와 구분할 거리가 많지 않다. 앞부분에 새로 이루어진 손질은 P1의 분위기 이상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 이어질 디자인 흐름의 핵심적인 부분을 이룰 것이라고 맥라렌은 주장한다. 또한 더 커진 측면 공기흡입구와 새로운 사이드 스커트는 모두 650S의 모습을 더 화려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뒷부분에서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디자인이 조금 바뀐 디퓨저와 테일라이트 둘레에 새로 한 쌍의 뼈대가 생긴 것을 제외하면, 650S의 뒷모습은 12C와 완전히 일치한다.
 

실내에는 차를 돋보이게 하는 몇 가지 새로운 특징이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12C에 앉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금세 친숙하게 느낄 것이다. 계기, 센터콘솔, 운전 자세, 대시보드 디자인은 모두 이전 모델에서 이어받았고 그와 똑같은 모습이다. 실내에서 다른 부분은 거의 세부적인 것들이다. 알칸타라가 기본 내장재 소재가 되었고, 인포테인먼트 센터는 P1에서 쓰인 요소를 취하면서 훨씬 더 직관적으로 쓰게 되었고, 5천 파운드(약 880만원)라는 엄청난 비용을 추가해야 하지만 앉기에는 기막히게 좋은 새로운 탄소섬유 스포츠 시트를 선택하면 이미 가벼운 1,330kg의 건조중량(12C보다 전체적으로 6kg 가벼워졌다)에서 결코 작지 않은 수치인 15kg을 더 덜어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650S에 관한 모든 점을 고려해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성능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앞부분이 더 나아 보이고, 물론 일단 차에 올라 매력적인 새 알칸타라 스티어링 휠 너머에 앉으면 훨씬 더 교감하기 쉬워졌지만, 이 차의 핵심은 달리는 과정에 있다. 방향을 바꾸고 멈출 때의 민첩함, 코너를 파고들고 빠져 나갈 때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영역에서, 12C는 지금 판매되고 있는 다른 대다수 슈퍼카가 닿을 수 있는 수준 너머에 있다. 12C는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가장 흥미진진한 차들 중 하나로 남아있다. 그러나 그와 비교하면, 650S는 일반도로나 트랙에서 몰 때 또 다른 수준을 경험하게 해 준다. 수치로 보면 두말할 나위 없이 어떤 부분에서도 이 차의 성능은 대단히 강력한 것처럼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0→시속 97km 가속시간은 3.2초에서 3.0초로 단축되었고 0→시속 161km 가속시간은 6.2초에서 5.7초로 짧아졌다. 하지만 그 수치들, 특히 0→시속 161km 가속시간을 더 깊이 살펴본다면, 650S가 얼마나 폭발적으로 빠른 느낌을 줄지에 관한 최소한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어떤 기준과 어떤 가격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시속 161km까지 5.7초 만에 가속한다는 것은, 650S가 뒷바퀴굴림 방식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터무니없이 빠르기 때문이다.
 

네바퀴굴림 방식에 1,200마력의 출력을 내는 150만 파운드(약 26억4천150만원)짜리 부가티 베이론 슈퍼스포트보다 시속 161km까지 가속하는 데 10분의 몇 초 정도밖에는 뒤지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19만5천 파운드(3억4천340만원)라는 가격은 엄청난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650S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엄청난 성능을 매우 강력한 브레이크와 차 자체를 위해서는 지나치게 강력하다고 전혀 느껴지지 않는 스티어링, 변속기, 서스펜션 반응의 매우 뛰어난 조화가 뒷받침한다는 점이다. 차가 빨리 달릴 수 있는 만큼, 서는 것과 기어를 변속하는 것 모두 빈틈없이 재빠르다.

브레이크 페달의 느낌 역시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일반 피 제로 타이어는 추가 비용 없이 선택할 수 있지만, 접지력이 뛰어난 피렐리 피 제로 콜사 타이어와 함께 기본 장비가 된다)가 항상 제 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 가볍게 제동할 때조차 딱 알맞은 느낌이다. 만약 새로 산 650S로 서킷을 여러 차례 달릴 생각이라면, 아마도 콜사 타이어는 고집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킷에는 절대로 가져가지 않을 생각이라면, 콜사 타이어는 이 차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 될지도 모른다. 특히 앞바퀴에 끼웠을 때에, 이 타이어가 제 역할을 하게 만들려면 타이어 온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지 않다면, 기본적으로 650S는 언더스티어 성향을 나타낸다. 이런 점이 아쉬운 이유는 차를 아주 날카롭게 몰거나 한계에 가깝게 몰아붙이기 위해 차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성능을 모두 끌어내는 것이 위험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네 타이어 모두 어느 정도 열을 받으면, 650S는 이미 차체 뒤쪽이 접착제처럼 달라붙은 상태(그 때문에 초반에 앞 타이어가 차가울 때에는 언더스티어가 난다)에서 앞쪽에 생기가 제대로 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상당히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그 시점에서 턴인의 끈끈함은 놀라울 정도가 되고, 차체 뒤쪽으로부터 12C에서는 절대 그만한 수준에 이르지 않는 그에 상응하는 반응―반응에 대한 타고난 균형 감각―이 뒤따른다. 앞뒤 모두 타이어가 동시에 노면을 움켜쥐기 때문에, 모든 코너에서 차를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게 만들지만 특히 급한 코너에서 더욱 그렇다. 결국 650S는 모든 곳에서 12C보다 더 반응이 뛰어난 느낌이지만, 마찬가지로 모든 곳에서 날카로운 느낌이 적기도 하다.
 

더 나은 점은 차의 세 가지 다른 주행 모드를 바꾸어 선택할 때 일어나는 변화임에 틀림없다. 모드 전환의 효과가 12C에서보다 차의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곧바로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 감각은 더 알차지고 어느 곳을 달리더라도 더 나으면서, 트랙 모드에서는 주행안정 및 구동력 제어 시스템이 개입하기 전에 더 많이 미끄러지도록 허용한다. 650S의 트랙 모드와 페라리 458 스페치알레에서 화제가 된 새로운 ‘사이드슬립’ 세팅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음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두 경우 모두 전자장비는 운전자를 마치 슈퍼 영웅이 된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졌으면서, 지나치게 오래 계속될 때에는 재미있는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디지털 장비가 충분히 지원한다. 또한 트랙 모드는 650마력의 출력을 과격할 정도로 신나는 일 중 하나보다는 은은한 공포 분위기로 채우려는 생각이라면 소매를 걷어 올리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것이기도 하다. 트랙 모드는 실패하면 즐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650S가 할 수 있는 것― 모든 부분에서 각별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을 한껏 만끽하게 해준다.

어쨌든 차를 쓰지 않고 가만히 놔두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은 더 뛰어난 것을 찾아 돌아오는 사람들과는 다르다. 서킷 몇 바퀴를 돌거나 훌륭한 산악도로를 25km 정도 쏜살같이 달리며 즐거움에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뛰어난 차를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650S가 도로 위나 트랙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단 한 번만 시험해보면, 더 뛰어난 차를 구하려고 하게 될 것이다. 계속해서 말이다. 그리고 아주 긴 시간이 지난 직후에야 이 차가 지닌 진정한 능력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그 능력이 650S가 이룬 성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이 차로 인해 페라리가 얼마나 긴장해야 하는지를 입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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