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프트 아티스트 켄 블록의 비법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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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프트 아티스트 켄 블록의 비법전수
  • 스티브 서트클립
  • 승인 2014.05.1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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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블록의 운전법을 알고 싶다. 혹은 켄 블록이 어떤 인물인지 모르지만 왜 이처럼 법석을 떠는지 알고 싶다고?

켄 블록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폐쇄된 도로에서 WRC를 졸업한 포드 피에스타 네바퀴굴림 659마력을 몰고 연속 30분간 옆으로 달렸다. 그럴 때 도대체 어떤 드라이빙 테크닉이 필요할까? 그래서 최근 블록은 가장 유명한 스턴트 드라이버로 떠올랐다.

한편 켄 블록의 운전 마술은 에드워드 밴 할렌의 13분에 걸친 기타 독주와 비교할 수 있다. 나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의 짐카나 그리드에서 세계선수권 최종전의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이 위인의 기교를 보는 것은 드문(그리고 약간 오싹한) 특권이었다.

일찍이 나는 그처럼 자신 있는 인물 옆에 앉았던 적이 없었다. 블록은 그처럼 까다로운 작은 서킷에서 차를 옆으로 몰고 달렸다. 트랙의 어느 구간에서 피에스타를 몰아붙인 그의 곡예를 보고 나는 그 뒤 몇 주일 동안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한번은 타이어 연기가 실내에 가득 차 어느 쪽이 앞인지 뒤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블록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치 X-Ray의 투시력을 갖춘 듯 피에스타를 휘몰아쳤고, 언제나 완전히 휘어잡았다. 다음에 어떤 장애물이 있든 완벽한 라인을 그리며 달려갔다. 지금까지 내가 직접 목격한 가장 인상적인 드라이빙의 마술이었다. 바로 그는 고인이 된 위대한 콜린 맥레이(WRC계의 영국 영웅) 옆에 앉아 있었다. 영국 중서부 컴브리아의 랠리 스테이지를 달리는 WRC 포커스 안이었다.

블록은 어떻게 그토록 비범한 드라이빙의 천재가 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어디서 그런 테크닉을 배웠을까?

수많은 드리프트 마이스터처럼 블록은 WRC 챔피언이 되려는 꿈을 안고 출발했다. 1967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롱비치에서 태어나 2004년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교적 수더분한 WRC 그룹 N의 스바루 임프레자를 몰았다. 그에 앞서 스노보드, 모터크로스와 스케이트보드 선수로 활약했다. 기본적으로 그의 아드레날린이 꾸준히 용솟음치는 활동에 몰입했다.

그러다가 그는 랠리에 한층 힘을 기울였다. 그가 몰고 다니던 피에스타처럼 완전한 궤도에 올라선 뒤였다. 그는 아직 대형 워크스팀에 발탁된 적이 없지만, 2007년 이후 다양한 포드를 몰고 성공을 거듭했다. 한편 온갖 짐카나에 나가 훨씬 화려한 성과를 거뒀고, 더 큰 인기를 얻었다. 게다가 X-게임에서 그의 성적은 꾸준히 올라갔다. 올해 46세로 X-게임의 정상에 올랐다.

아울러 그는 성공적인 제화사업의 공동소유자. 얼마 전 DC 슈즈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로 임명됐다. 짐카나 비디오에서 그 제품을 꾸준히 홍보하고 있다. 따라서 드리프트의 천재는 사업경영에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마치 텅 빈 주차장과 같은 곳에서 광란의 질주를 하기 전에 나는 블록에게 물었다. 주로 10대인 열광적인 팬 앞에서 일련의 러버콘 사이를 비교적 느린 속도로 달리고 싶으냐, 아니면 진짜 모험을 하고 싶으냐고…. “언제나 랠리의 열기와 스피드를 더 좋아한다” 블록이 솔직히 털어놨다.

“한데 짐카나 그리드에서 이렇게 하는 것도 나름대로 못지않게 도전적이다. 코스를 초정밀 주파하는 일이니까. 길이 35km 랠리 스테이지에서는 사소한 실수를 해도 다시 바로잡을 기회가 있다. 한데 여기서는 아무리 작은 실수라도 그걸로 끝장이다. 다시 되돌릴 수가 없다.”

그때 연습을 위한 스타트 라인에 가라는 신호가 나왔다. 블록은 클러치를 풀고 달려가면서 타이어를 덥히기 위해 네 바퀴 번아웃을 시도했다. 제법 오래됐지만 강력한 무장을 한 BMW 3시리즈가 바로 옆에 붙었다. 짐카나 그리드 레이스는 으레 2대끼리 맞붙는 타임경기다.


나는 블록에게 상대가 잘하느냐고 물었다. “물론!”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초록신호가 켜졌다. 블록이 클러치를 풀자 뒤쪽에서 천둥소리가 났다. 단숨에 2단에 이어 3단 절반을 지났다. 코스 끝의 캐치펜스를 향해 달리는 스피드는 황당했다. 그때 피에스타는 끝없는 드리프트의 첫 단계에 들어갔다. 진정한 마스터클래스가 시작됐다.

그의 스티어링은 최소한에 그쳤고, 언제나 매끈하고 단호하고 깔끔했다. 동시에 기어패들 동작은 상당히 난폭했다. 아울러 브레이크도 놀랍도록 공격적이었다. 속도를 늦출 때면 브레이크 페달을 내리밟았다. 스프링이 상당히 부드러운 피에스타 노즈는 마치 시트로엥 2CV처럼 땅바닥에 코를 박았다. 경주차로는 상당히 엽기적이었지만, 의도적이었다.

짐카나 그리드의 절대적인 한 가지 핵심요소는 얼마나 빨리 정지하느냐에 있다. 그런 다음 즉시 슬라이드에 들어간다. 차 2개 길이로 트랙에 사실상 나란히 서 있는 2개의 콘을 돌아가야 한다. 이들 사이를 느리게 돌아가면 승부는 끝난다. 콘 사이를 빨리 돌아가는 유일한 방법은 블록을 따라야 한다.

그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피에스타를 몰고 달려들어 브레이크를 콱 밟고 핸드브레이크를 걸어 포드를 바닥으로 꼬라박은 뒤 옆으로 돌아갔다. 뒤이어 잽싸게 스티어링을 반대로 꺾어 안쪽 콘에 앞 범퍼를 들이대고 액셀을 내리밟아 뒤 타이어에 불을 질렀다. 그때 앞 브레이크를 슬쩍 건드려 노즈를 콘에 들이대고 두 바퀴를 완전히 돌았다. 경기 중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스티어링은 확 풀고 번개같이 거기서 벗어났다. 그 뒤 몇 분 동안 타이어 연기가 구름처럼 엉겨 있었다. 게다가 어떤 동작을 취하든 이 차의 안티 랙 시스템(Anti Lag System)이 잇따라 귀가 먹먹하게 ‘탁-퍽-쾅쾅’거렸다.

차 안에서 이런 광경을 목격하다니 믿을 수 없었다. 레이스가 끝난 뒤에야 어떻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를 생각해봤다. 그래서 앞머리가 그처럼 부드럽게 돌아가는 이유를 깨달게 됐다. 앞머리를 감아 돌릴 때 핵심적인 2개 콘을 향해 달리며 몸을 웅크렸다.

그 뒤 사이드라인에서 블록이 2차 연습에 들어가는 광경을 지켜봤다. 그때 그의 라인은 더욱 상큼하고, 그의 머신 컨트롤은 한층 정확했다. 보기에도 경이적이었다.

차 안에서는 타이어 연기를 믿을 수 없었지만, 밖에서 그 연기구름은 광적이었다. 피에스타의 실수로 폭발한 거대한 불꽃놀이였다. 코스를 따라 이리저리 날았고, 연기는 끊임없이 솟아올랐다. 그 폭발음은 황당했다, 아니 환상적이었다.

켄 블록. 어느 날 하나님이 그에게 말했다. “폭주족!” 그 뒤 그대로 하고 있다.

글: 스티브 서트클립 (Steve Sutcli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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