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일상과 레저 모두를 아우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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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일상과 레저 모두를 아우르다
  • 김석민
  • 승인 2014.03.07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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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위해 시트 2개를 들어냈지만, 공간과 세금혜택은 여전하다

세단, 해치백, SUV, 밴 등 차종의 가짓수는 다양하다. 각각의 이름만큼 성향도 각양각색이다. 안락하거나, 공간 활용성이 좋거나, 운전자세가 높거나, 수화물 적재공간이 넉넉하다거나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장점 뒤에는 단점도 있기 마련. 서로 다른 두 가지 이상 요소를 하나로 묶어 새로운 것을 만드는 ‘퓨전’이란 문화를 자동차에 접목시킨 것은 최대한 장점만을 뽑아내겠다는 의도다.

세단에 SUV와 미니밴의 장점을 혼합한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나, 출퇴근과 레저생활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MPV(Multi Purpose Vehicle) 등이 그러한 예일 것이다. 쌍용차는 코란도 투리스모의 성향을 MLV(Multi Leisure Vehicle)로 함축했다. 세단에 SUV, MPV의 장점을 모두 담았단 뜻이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지난 2013년 2월 국내시장에 첫걸음을 내딛었다. 로디우스 뒤를 잇는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로디우스의 흔적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테일램프까지 모두 새롭게 정돈됐다. 어쩌면 로디우스의 흔적을 지워버린 것이 실제적으로 도움이 됐다. 코란도라는 뿌리 깊은 이름을 붙이면서 정체성을 회복한 의미도 있다.

최저지상고는 185mm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려면 발판의 도움이 필요하다. 운전자세는 대시보드 너머로 보닛이 살짝 보일 정도. 전방시야 높이는 SUV와 흡사하다. 쾌적하면서도 탁 트인 느낌이다.

실내 디자인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큼지막하게 썰어놓은 조작버튼이나 용도에 알맞게 배치된 다이얼은 내비게이션이나 공조기 등을 다루기 쉽다. 한 가지 독특한 건 센터페시아 중앙에 계기판을 놓았다는 점이다. 원래 계기판이 있어야 할 운전석 쪽엔 속도와 순간연비, 주행거리 등을 표시하는 정보창이 있다.
계기판은 센터 클러스터 설계로 시인성을 확보했다고 했다. 하지만 정보창이나, 계기판, 내비게이션 화면 등 여러 가지로 나뉜 탓에 시선이 분산된다. 다양한 가짓수를 놓는 건 좋지만, 정말 필요하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잘라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널찍한 뒷문을 열어보면 7명이 탈 수 있다(앞좌석 2명). 11인승이었던 기존 모델과 달리 이 모델은 좌석 2개를 덜어냈다. 그만큼 실내 이동성이나 좌석공간은 더 자유롭고 여유로워졌다. 2열 중심부에 놓여 졌던 측면 접이식 좌석을 없애면서 양옆에 팔걸이를 달았고 4열 좌석은 기존 3명에서 2명으로 승차 인원수를 줄였다.

뒷좌석의 착좌감은 운전석·조수석보다 여유롭지는 않지만, 등받이의 각도나 앞뒤 간격 조절로 아쉬운 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뒤로 갈수록 답답한 부분은 양 옆에 달린 창문으로 어느 정도 보완됐지만, 4열 좌석의 공간은 일반 성인보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적합하다.

공간 활용성은 이 차의 장점. 평일엔 출퇴근 자가용, 주말엔 아웃도어 레저를 꿈꾸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올 부분이다. 2·3열 좌석을 앞으로 접으면 간이 테이블을 사용할 수 있고 뒤로 접으면 간이침대가 완성된다. 2·3·4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적재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때 적재공간은 3,240L로 늘어난다. MTB 자전거나 스노보드 적재도 거뜬하다.

구동계 조합은 직렬 4기통 2L 디젤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 최고출력 155마력, 최대토크 36.7kg·m를 뒷바퀴에 전한다. 여기에 네바퀴굴림 시스템도 더해졌다. 평상시에는 뒷바퀴를 굴리지만 간단한 스위치 조작으로 4WD LOW, 4WD HIGH 모드로 네 바퀴 모두에 동력을 배분할 수 있다.

시동을 걸고 액셀러레이터를 다그치자 둔탁하게 생긴 외모와 달리 초반 움직임이 산뜻하다. 시속 60km까지는 2,165kg의 무게를 제법 가볍게 밀어낸다. 엔진은 1,500rpm부터 최대토크를 뽑아낸다. 2,800rpm까지 회전수를 올리고 다음 단으로 변속한다. 변속기의 기어비는 짜임새 있게 설정됐다. 3단까지는 기어비의 폭을 좁혀 가속 성능을 키웠고 4단부터는 폭을 길게 늘려 속도를 올려낸다. 시속 100km에서 엔진 회전수는 5단 2,200rpm, 이후부터 가속력은 초반보다 현저히 낮아졌지만, 속도계는 꾸준히 오른다. 얼마 되지 않아 속도계 바늘은 숫자 ‘120’을 가리켰다.

지난 2013년 8월부터 시행된 11인승 승합차종 110km 속도제한규제가 이 모델에선 제외됐다. 코란도 투리스모 11인승에서 좌석 2개를 덜어내 얻은 혜택이다. 그러면서 11인승 모델과 동일하게 개별소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다.

하체는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완성됐다. 예리하고 정확한 움직임보다는 푹 꺼지거나 여기저기 솟아오른 불규칙한 도로를 소화하는 쪽에 가깝다. 스티어링 휠은 좌우로 입력하는 값만큼 알맞게 원을 그려나간다. 언더스티어 및 오버스티어를 잡아내는 ESP의 처리능력도 만족스럽다. 제동력은 나아가는 힘을 무난하게 잡아내는 수준이지만, 초반에 유격이 있어 페달에 좀 더 많은 힘을 가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아웃도어 레저를 지향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승차 및 승합이 혼용 가능한 RV 차종의 판매도가 급증했다. 일상에서의 쓰임새는 물론 레저까지 아우르는 차가 대세가 된 셈이다. 다양한 성향을 두루 갖춘 코란도 투리스모의 가치가 주목된다.

글: 김석민 기자

SSANGYONG KORANDO TURISMO RT
가격: 3천567만원
크기: 5130×1915×1815mm
휠베이스: 3000mm
무게: 2175kg
엔진: 직렬 4기통, 1998cc, 디젤
최고출력: 155마력/4000rpm
최대토크: 36.7kg·m/1500~2800rpm
복합연비: 11.3km/L
CO₂ 배출량: 178g/km
변속기: 5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모두 V 디스크
타이어(앞,뒤): 225/65 R16, 235/60 R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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