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연비를 위한 그랜저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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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연비를 위한 그랜저의 변신
  • 김동균
  • 승인 2014.02.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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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뭐든지 잘해야 한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은 물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그 이후의 수소연료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기술력을 뽐내야 한다. 그래야 세계시장에서 경쟁자들에 밀리지 않고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있다. 무엇하나라도 뒤처지면 그만큼 판매량은 줄어든다. 그보다도 트렌드를 따르지 못하고 기술력의 부재를 의심받는다면, 더욱 큰 재앙이 찾아올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분 상승을 노리는 현대차 역시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내놓으며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확대했다. 더불어 기아차에서도 K7 700h를 함께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하이브리드에 대한 바람몰이에 나섰다. 국내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로 승부를 보려는 토요타와 렉서스에 견제구를 던지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은 2.4 MPI 휘발유 엔진에 전기모터,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었다. 159마력의 엔진에 48마력의 모터가 힘을 더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21.0kg․m를 낸다. 복합연비는 16.0km/L. 같은 엔진 배기량의 HG 240과 비교하면 출력은 3마력 높지만 토크는 4.5kg․m 낮다. 복합연비는 4.7km/L 더 높다.

현대차는 그랜저에 사용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토요타의 복합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가벼워 효율을 극대화시킨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효율성에서는 아직까지 토요타가 더 우세한 것이 사실. 이는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냉정히 말하면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공인연비와 실제 연비의 괴리감이 큰 탓에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랜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내용상 기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그것과 별다른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다. 효율성이 더 뛰어난 직분사 방식의 GDI 엔진이 아닌, 철지난 MPI 엔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일반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다. 다만 현대차에서 효율성을 강조한 모델에 붙이는 블루드라이브 로고가 우측 앞 펜더 위쪽에 자리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디자인된 전용 17인치 휠이 끼워졌다. 실내에서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에너지의 흐름을 보여주고 얼마나 경제적인 운전을 하는지 안내해주는 그래픽이 추가되었다. 아울러 트렁크 안쪽에 배터리가 위치함으로써 공간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골프백 4개를 실을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EV 모드가 표시되고, 전기모터의 동력만으로 출발한다. 모터만 구동하기 때문에 소음이 없어야 하지만 이럴 경우 보행자가 차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어 사고를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가상의 엔진음을 낸다. 물론 일반 가솔린 엔진에 비하면 확연히 작은 소리다.

오른발에 힘을 조금 더 주면 엔진이 깨어난다. 시점은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시속 20km 내외로 빠른 편.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엔진만 구동하거나 엔진과 모터가 모두 힘을 낸다. EV 모드는 처음 출발 때만이 아니라 정속주행 시나 주행 중 부드러운 가속 시에도 활성화되어 연료 소비를 줄여준다.

가속력은 처음 엔진이 구동되는 시점까지 한 박자 느린 느낌이지만 엔진이 깨어난 뒤로는 휘발유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제동 시에는 확실히 둔한 모습을 보인다. 그 외 주행특성은 일반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랜저의 성격에 알맞도록 안락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편의장비도 풍부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연비일 것이다. 도심과 자동차 전용 도로를 4:6 정도의 비율로 약 200km 주행한 결과, 공인연비와 비슷한 16.2km/L가 나왔다. 정체는 심하지 않았고, 에코 모드로 설정한 뒤 연비 위주의 운전을 한 결과다. 제법 만족스러운 수치로 공인연비가 심한 과장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반면, 도심의 정체 구간에 들어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치가 나왔다. 역시 에코 모드로 연비 위주의 운전을 했지만 약 10km/L에 그쳤다. 사실 하이브리드의 무기는 정체가 심한 구간에서 EV 모드를 활용해 연료 소비를 줄이는 데 있지만, 그랜저의 경우 EV 모드가 너무 빠르게 해제되어 의미가 다소 퇴색되었다. 결론적으로는 동급 휘발유 모델과 비교해 20~30% 정도 더 나은 효율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치는 연비와 직결된다. 기본 모델에 비해 약 500만원 비싼 가격을 연비로 보상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로는 2만km에 약 100만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직은 누구에게나 경제적 이득을 줄 수 없지만, 운전 패턴과 주행거리에 따라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글: 김동균

GRANDEUR HYBRID

가격: 3천460만원(세제혜택 적용)
크기: 4910×1860×1470mm
휠베이스: 2845mm
무게: 1680kg
엔진: 직렬 4기통, 2359cc, 하이브리드
최고출력(모터): 159마력/5500rpm(48마력)
최대토크(모터): 21kg·m/4500rpm(20.9kg·m)
복합연비: 16km/L
CO₂ 배출량: 105g/km
변속기: 6단 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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