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308, 푸조의 재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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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308, 푸조의 재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 닉 캐킷
  • 승인 2013.10.2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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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돌려보자. 새천년이 시작될 무렵, 푸조는 대단히 중요한 C 세그먼트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306은 포드 포커스가 나오면서 늙어빠진 모양새가 되었을지언정, 나이 때문에 섬세한 핸들링이나 몰입하게 만드는 능력이 퇴색하지는 않았다. 영국에서는 44만5천대 이상 판매되었다. 그처럼 강력한 입지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푸조가 뛰어내린 절벽의 꼭대기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영국에서 5년 남짓 판매되고 이제는 단종되는 308은 판매대수가 12만대를 겨우 넘겼다. 유럽 전체 승용차 판매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시장에 팔리는 차로서는 형편없는 숫자다. 같은 이름을 달고 있지만 근본부터 새로 만든 후속 모델은 아마도 주류 시장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높은 수익을 내는 영역에서 믿음직한 경쟁자로서 폭스바겐에 다시 도전해 나가려는 푸조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자신들의 야심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푸조는 신형 308의 하체로 고유의 모듈형 플랫폼인 EMP2를 택했다. 알루미늄, 철, 복합소재를 세심하게 혼합한 이 플랫폼이야말로 140kg의 체중 감소, 푸조가 공기저항계수 0.28이라는 놀라운 공기역학적 세련미와 함께 오버행 단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더 간결한 설계를 자랑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이 차는 내년에 연비가 32.2km/L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82g/km에 불과하다고 전해지는 블루 HDi(BlueHDi) 디젤 엔진을 비롯해 별도의 브랜드 이름이 붙는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엔진이 올라간다. 지금으로서는 구름저항이 낮은 타이어를 끼우고 여전히 뛰어난 26.3km/L의 연비와 98g/km의 연비를 자랑하는 1.6 e-HDi가 가장 돋보이는 유로5 엔진으로 계속 승부해야 한다.

엔진룸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은 이전 세대와 비슷하지만, 실내에 담긴 요소들은 대부분 새로운 것들이다. 바로 여기에 경쟁자들을 향한 가장 날카롭고 예상치 못한 결정타가 작렬한다. 계기판이 여전히 휴지통 뚜껑 위에 올라앉은 여우원숭이처럼 스티어링 휠 너머에 놓여 있기는 해도, 대시보드는 미니멀리즘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308의 기능은 대부분 훌륭하게 통합되고 놀랍도록 일목요연하게 9.7인치 터치스크린에 펼쳐져, 차에 탄 사람이 나머지 부분은 듬성듬성하게 구성된 대시보드의 귀여움을 한껏 즐길 만하다.그런 점을 보면, 뒷좌석 공간을 현명하게 활용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몸집이 큰 어른이라면 새 모델의 작은 크기 때문에 뒷좌석이 비좁다고 느끼게 될 듯하다. 이상한 점은 트렁크 공간 크기는 무려 435L나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308이 이미 이름난 요철을 훌륭하게 처리하는 능력의 흔적은 일단은 차분하게 도로 위로 펼쳐진다. 비슷한 차들 가운데에서도 능숙하고 다루기 쉽다. 5.2m인 최소 회전반경 덕분에 움직임이 민첩하고,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은 새로운 방음소재 덕분에 잘 감춰졌다. 16인치인 작은 휠을 끼운 모델인 시승차에서는 저속 승차감이 적당하다. 308은 편안함을 독특한 프랑스 방식으로 표현하면서 길고 느리게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불완전한 느낌인데, 약간의 풍절음과는 별개로 그 역시 고속도로 주행 때에는 편안하다.

1.6 e-HDi 엔진의 폭이 좁은 잠재력 안에서만 차의 능력을 끌어내려고 하면, 차는 나긋나긋하기보다는 줄곧 느릿느릿하게만 느껴진다. 포커스나 폭스바겐 골프를 탄 사람이라면 무심결에 하듯이 회전수를 어느 정도 이상 올려놓아야지만 답답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있다. 목을 조르는 것 같은 엔진의 부족함은 예정대로 대체된다면 확실히 달라지겠지만, 스티어링은 계속해서 실망스럽다.

스티어링의 인위적인 저항에는 노면을 움켜쥐거나 점진적인 무게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어서, 서스펜션 세팅의 영향에 의해 일찌감치 기울어지려고 하는 차체 때문에 이미 둔해진 방향 전환감각을 더 무뎌지게 만든다. 그처럼 사소한 약점이 308의 전반적인 매력을 완전히 박살내는 것은 아니다. 이 차는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차이고, 멋진 겉모습과 훌륭한 실내공간, 저렴한 유지비와 매력적인 가격과 더불어 아주 많은 사람들이 꼭 갖고 싶은 장비 목록의 대다수를 채우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차는 특히 경쟁차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영역에서만 민첩하고 차체 뒤쪽이 의도대로 잘 따라서, 운전하기에만 적합한 차다. 또한 실내 뒤쪽 공간과 함께 아직까지는 엔진의 출력이 지나치게 부족하기도 하다. 인상적으로 개선되었지만, 푸조가 간절히 원했던 시장 판도를 뒤집거나 상위권에 오를 만한 차는 아니다.

글: 닉 캐킷(Nic Cackett)
 
PEUGEOT 308 1.6 E-HDI ALLURE
0→시속 100km 가속: 10.2초
최고시속: 192km
무게: 1160kg
엔진: 4기통, 1560cc, 터보디젤
구조: 프론트, 가로, RWD
최고출력: 117마력/4000rpm
최대토크: 27.5kg·m/1750rpm
복합연비: 26.3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98g/km
변속기: 6단 수동
트렁크: 435L
휠: 16in, 알로이
타이어: 205/55 R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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