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RAV4, 토요타의 전략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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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RAV4, 토요타의 전략 SUV
  • 오창식
  • 승인 2013.06.0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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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 불고 있는 레저 바람과 맞물려 SUV 모델의 판매량이 메이커에 좋은 성적표를 제출하고 있다. 여기에 토요타도 네 번째 풀 체인지를 거친 RAV4로 합세했다. RAV4는 지난 1994년, 무겁고 승차감이 좋지 않는 기존의 프레임 방식을 버리고 모노코크 방식을 채택해 세단 수준의 승차감을 보여준 크로스오버 SUV.

토요타가 지난 5월 13일, RAV4의 출시를 기념해 서울 서초전시장에서 시승회를 열었다. 국내에는 가장 높은 트림인 리미티드(Limited). 네바퀴굴림과 두바퀴굴림 두 가지 모델이 함께 출시되었다. 태안에 위치한 오토캠핑장을 향한 약 200km의 여정에는 네바퀴굴림 모델과 함께했다.

신형 RAV4의 첫인상은 야무진 느낌. 토요타의 최신 패밀리룩을 SUV의 그것에 맞게 잘 담아내었고, 양끝이 더욱 날카롭게 그려진 헤드램프는 공격적인 인상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토요타의 패밀리룩은 이전에 출시된 벤자나 신형 RAV4 같이 얼굴이 큰 모델들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측면 디자인은 직선으로 뻗은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아치형의 루프라인이 어우러져 안정감 있는 모습을 담아냈다. 휠은 이전 세대보다 1인치 커진 18인치를 신었다. 후면의 경우 변화의 폭은 더욱 크다. 이전 세대가 업고 있던 스페어타이어를 데크보드 밑으로 숨긴 것.

상단에는 스포일러를 달아 고속주행 시 안정감을 더해주도록 했고 전면부와는 달리 각진 리어램프로 마무리해 남성미를 강조했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전동식 테일게이트는 RAV4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 운전석에서도 조작이 가능하고, 열리는 높이를 사용자의 손 높이에 따라 저장해둘 수 있어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실내는 말 그대로 넓고 심플하다. 차체 크기가 길이 4,570mm, 너비 1,845mm, 높이 1,705mm로 이전 모델에 비해 각각 50mm, 10mm, 40mm 작아졌음에도 휠베이스는 그대로 유지(2,660mm)한 결과다. 직선으로 그려진 대시보드에는 곳곳에 가죽 트림을 더했으며, 센터 페시아부의 각종 버튼들도 제 기능에 맞는 위치에 적절히 자리 잡았다.

이전 세대에서는 지원하지 않던 블루투스와 USB의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오디오가 추가되었는데, 간단한 조작으로도 기기의 연결이 가능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공조장치를 컨트롤하는 버튼들. 센터 페시아 중앙에 튀어나와 있어,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나 열선시트 버튼 등을 가린다. 개성이 실용성을 묻어버린 느낌이다.

모든 좌석은 착좌감과 터치감이 좋은 가죽 시트로 감쌌고, 넓은 레그룸이 돋보이는 뒷좌석은 약간이지만 뒤로 기울일 수도 있다. 태안 오토캠핑장을 향한 길에서 스포트 모드로 전환하고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실었다. 기분 좋은 가속음을 들려주며 차체를 가볍게 앞으로 보내준다.

신형 RAV4의 심장은 179마력의 힘을 내는 2.5L 2AR-FE 휘발유 유닛. 엔진 회전 구간을 폭 넓게 활용하며 속도를 높여 나간다. 수동모드를 지원하는 6단 자동변속기는 스포티한 운전을 돕는다. 운전자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에코, 노말, 스포트로 주행 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뛰어나다. 시속 120km 이상 속도를 높여도 노면을 잘 움켜쥐고 달린다. 스포트 모드로 변환하면 약간 무거워지는 스티어링 휠도 여기에 한 몫 한다. 노면 소음도 잘 차단해주는 편이며, 풍절음은 가볍게 실내에 감돈다. 적당히 단단한 하체와 어우러져 스포티한 감성을 높여준다.

코스 중간에 굽이진 언덕길을 지났다. 경사진 구간에서 성인 세 명을 태우고도 힘든 기색이 없고, 이어진 코너 구간에서는 네바퀴굴림의 장점을 앞세워 유연하게 돌아나간다. RAV4에는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 4WD 시스템이 더해져 있다.

어떠한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하더라도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는 순간 뒷바퀴에 토크를 실어 조향 성능을 높였다는 것이 토요타 측의 설명. 덕분에 계속된 코너에서도 시종일관 여유로운 주행을 이어나간다. 오토캠핑장으로 진입하는 입구에서는 자갈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려주며 잊고 있었던 오프로드의 감성을 깨운다.

거친 노면을 따라 몸은 좌우로 흔들렸지만, 안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았다. 태안 오토캠핑장을 돌아 서울로 향하는 길에서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에코(ECO)로 놓는다.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실었을 때 뻗어나가는 느낌은 다른 모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조장치 및 각종 불필요한 연료소비를 줄여주는 모드인 만큼, 심적인 부분이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연료를 아끼겠다는 마음을 먹으니 급가속부터 피하게 된다. 점차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콤팩트 SUV 시장에서 토요타는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춘 네바퀴굴림 주력모델을 3천790만원으로 책정해 승부수를 띄웠다. 다른 수입 경쟁차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다.
 

토요타는 이러한 가격정책에 대해 양품염가를 강조했다.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사고 싶은 것은 소비자의 마음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토요타가 넘어야 할 산은 동급 수입모델만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현대 투싼이나 기아 스포티지가 바로 그 복병.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가격에서 정면승부를 벌여야 한다. 그러한 만큼 토요타의 전략이 이심전심이 될지, 동상이몽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글: 오창식 기자

TOYOTA NEW GENERATION RAV4 LIMITED 4WD
가격: 3천790만원
크기: 4570×1845×1705mm
휠베이스: 2660mm
무게: 1635kg
엔진: 2AR-FE, 2494cc, 휘발유
최고출력: 179마력/6000rpm
최대토크: 23.8kg·m
복합연비: 10.2km/L
CO₂ 배출량: 198g/km
변속기: 6단 자동
서스펜션(앞, 뒤): 맥퍼슨 스트럿,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앞, 뒤): V 디스크, 디스크
타이어: (앞, 뒤 모두)235/55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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