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변화 그래도 더 안전하게, 볼보 XC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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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변화 그래도 더 안전하게, 볼보 XC60
  • 아이오토카
  • 승인 2013.02.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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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60을 처음 받았을 때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스티어링 휠을 한쪽으로 완전히 꺾어야 할 경우가 있었는데, 이때 리어 액슬 쪽에서 ‘덕-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약간의 브레이킹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보니 항상 네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타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XC60은 볼보의 개선된 Y20 플랫폼이 베이스다. 기술적으로 랜드로버 프리랜더 2세대 모델과 많이 공유하고 있다. 태생적으로 훌륭한 네바퀴굴림을 갖고 있는 셈이다. 대신 자동차 시장에서 명확한 차별화를 위해 볼보 이름에 어울리는 CUV를 고려해 차의 디자인은 물론 전반적인 엔지니어링과 튜닝은 스웨덴 볼보에서 수행했고, 오프로드 성능을 비롯한 네바퀴굴림 기능에 대한 부분은 세계적인 명가인 랜드로버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차다.

한국에 수입되는 볼보 XC60은 엔진을 기준으로 D4(디젤 4기통 2.0L)와 D5(디젤 기통 2.4L), 그리고 T6(휘발유 직렬 6기통 3.0L)까지 세 가지 버전이 있으며, 그중에 이번에 탄 모델은 2013년형 XC60 D5 AWD. 이런 차들은 눈이 와도 별로 걱정이 없고, 오히려 도전적인 내성을 자극할 때가 있다. 절반은 아스팔트, 나머지 절반은 눈과 얼음이 엉킨 넓은 곳으로 나와서는 급가속과 감속, 그리고 코너에서의 움직임까지 관찰해보면 상당히 잘 만들어진 차라는 믿음을 금방 얻어갈 수 있다.

볼보 XC60은 분명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차다. 점잖은 페이스에 실제로 달려보면 승차감과 핸들링의 밸런스가 좋고, 넓고 편안한 실내는 기능적으로도 경쟁 모델에 뒤지지 않고, 볼보의 특색을 잘 살린 안전 및 편의장비도 충분하다. 약간 거친 엔진 특성만 제외하면 볼보 XC60은 크로스오버 SUV 중에서도 참 모범적인 차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요즘 볼보가 만든 차들을 보고 있으면 사소한(?) 부분에서 참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다양한 각도에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이 차에서도 뒷좌석 좌우 시트의 경우 어린이 안전을 위해 방석의 앞부분이 분리되어 위쪽으로 올릴 수 있는 2단 쿠션이 내장되어 있다. 키(95cm 이상)가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맸을 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또한 트렁크의 바닥의 매트는 화분이나 오염물질을 쉽게 털어낼 수 있는 기능성 소재를 사용했고, 화물을 잘 정리할 수 있는 짐 정리용 액세서리까지 활용할 수 있다. 시트의 기능성과 화물 수납공간의 배치 등 여러 이유에서 실내의 구성은 이만한 차가 없다고 칭찬받을 정도다.

최근 한국에 소개된 2013년형 모델에서는 요즘 볼보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안전장비와 편의장비를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판매가격도 조금 내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볼보가 선보인 세계 최초의 저속 추돌방지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의 작동 영역이 개선되었다. 기존에는 시속 30km 이하에서 작동되던 것이 신형부터는 시속 50km 이하로 확대 개선시키며 완성도와 활용성을 더욱 높인 것이다.

개선된 이 시티 세이프티 기능은 시속 50km 이하로 주행 시 앞차와의 추돌이 예상될 경우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속도를 줄이거나 완전히 멈추도록 하는 안전 기능이다. 보통은 이 속도 영역은 다른 차들의 뒤를 줄줄이 따라다녀야 하는 복잡한 도심 운전에 자주 맞게 되는데, 운전자들이 주의력을 잃고 전방 주시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저속 추돌을 예방하는 장치다.

이 시스템은 앞유리 상단 중앙에 배치된 룸미러의 앞쪽에 통합되어 있는 레이더 센서를 이용해 앞차를 감지하는데, 앞차와의 속도 차이가 시속 4~15km 이하일 때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어 추돌을 방지하는 시티 세이프티가 작동한다. 여기서 최저 단위를 시속 4km로 설정한 것은 자칫 시스템이 너무 인위적으로, 또는 일찌감치 개입되었을 때는 오히려 운전에 방해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앞차와의 속도 차이가 시속 15km라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간단하게 앞차가 시속 15km로 움직이다 정지하고, 어떤 수다쟁이가 몰고 있는 XC60은 전방의 정지 상황을 모르고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계속 15km로 진행하고 있는 경우부터 해당된다. 그래도 작동 영역을 시속 50km로 확대했다는 것은 경우의 수를 더 많이 고려했다는 뜻이 된다. 물론 없어도 운전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차의 안전장치에서도 이처럼 사소한 부분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켜둔 상태에서는 자동차 전체 시스템 통신에서 작동 우선순위를 센서와 브레이크 쪽에 더 많이 두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센싱 기술의 발달은 우리네 생활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특히나 자동차에서는 센싱 기술로 인해 변화된 것들이 많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센싱 기술을 활용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지난 몇 년 동안을 돌이켜보면 볼보가 그런 분야의 기술을 차에 도입하는 데 있어 상당히 빠른 편이다.

사실 비슷한 속도로 앞차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을 경우에는 실제로 시티 세이프티의 기능 여부를 확인할 길은 없다. 실질적으로 이 차가 무언가 전방을 잘 감지하고 있다는 느낌은 ‘충돌 경고 시스템’에게서 자주 받는다. 이 시스템의 작동여부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보통 계기판에서 시속 35km 이상부터 작동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줄지어 따라가던 앞차가 조금이라도 감속할 경우 내 차가 이를 먼저 간파하고, 주의하라는 신호를 운전석 계기판 너머에 있는 붉은색 램프가 점등되면서 앞유리에 반사되어 보여준다.

시각적으로 전방을 주시해야만 하는 운전자를 주로 복잡한 도심 운전에서는 은은하지만 지속적으로 경고하는 램프의 켜짐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안전하게 주행하라고 지시하는 차에게 길들여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또 다른 사소한 옵션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올해부터는 많은 오너들이 선호하는 오토 라이트 기능이 적용되었고 기어 노브에 LED 조명도 추가되었다. LED 조명이 들어오는 기어 노브의 경우 야간에 차에 탔을 때 시각적으로 더 센스가 있어 보인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엔진이 진동이다. 사람들은 보통 프리미엄 자동차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마련이다. 고급차라면 엔진도 조용하고 진동도 적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XC60에 올라간 D5244T15 5기통 트윈터보 엔진은 배기량 2.4L에 최고출력이 215마력이나 된다. 롱스트로크 타입의 이 엔진은 파워와 토크는 높지만, 진동 자체는 약간 거친 편이다. 민감한 사람이라면 1,000~1,400rpm 영역에서 저속으로 달리는 동안 플로어를 타고 올라온 진동이 페달과 스티어링 휠까지 생각보다 많이 전달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아주 높은 평점을 줄 만한 차다.

게다가 이번에는 가격까지 조금 착해졌다. 명목상은 한-EU FTA로 인한 관세 인하가 반영된 것이라지만, 실질적으로는 마케팅 차원에 활용할 수 있는 판매가격 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소비자들에게 나쁜 소식은 아니다.
 
글: 김태천, 사진: 김동균

2013 Volvo XC60 D5 AWD
가격: 6천600만원
크기: 4625×1900×1670mm
휠베이스: 2775mm
무게: 1940kg
엔진: 직렬 5기통, 2401cc, 트윈 터보 디젤
최고출력: 215마력/4000rpm
최대토크: 44.9kg∙m/1500~3000rpm
복합연비: 12.4km/L
CO₂ 배출량: 161g/km
변속기: 기어트로닉 6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 V.디스크 / 디스크
타이어(앞/뒤) : 235/55R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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