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80 D5, 착한 남자 같은 안정감이 주는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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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80 D5, 착한 남자 같은 안정감이 주는 매력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12.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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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많이 유연해지긴 했지만, 볼보라는 브랜드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아마도 ‘안전’일 것이다. 그만큼 볼보는 외관보다는 탑승자는 물론 보행자의 안전까지 고려한 기술들의 개발에 브랜드 역량을 집중해왔다. 그래서일까. 지난 2006년 한 차례의 풀 체인지 이후로 외관과 성능에 있어 큰 변화가 없는 S80을 접하는 사람들은 ‘안전하지만 그냥 무난하다’는 한마디로 이 차의 정의를 내리곤 한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안전한 것 그 자체가 엄청난 매력이 아닐까? 나쁜 남자와 같은 치명적인 페로몬을 뿌려대지는 않지만, 언제나 내 옆에서 날 지켜줄 것 같은 착한 남자 같은 매력. 그 매력을 겉모습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충실했던 볼보 S80 D5는 지니고 있다.

외관을 살펴보면 여전히 직선적이다. 요즘은 소형차에도 기본으로 제공되는 LED 주간주행등이라도 달아주면 인상이 조금이라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래도 전체적인 느낌은 견고하고 믿음직스럽다. 실내 또한 외관과 비슷하게 단정한 느낌을 주며 대시보드와 센터콘솔 역시 직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D4와 동일하지만 상위 모델인 만큼 우드 트림이 유광으로 칠해져 한결 고급스럽다. 스마트키를 꽂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L자 형태로 부드럽게 내려오는 센터콘솔에는 각종 멀티미디어와 공조장치를 위한 버튼들이 배열되어 있다. 숫자 키패드는 언뜻 보면 다소 조잡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터치가 아닌 물리적 버튼에 익숙해졌을 때의 그 편리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피쳐폰을 사용할 당시 가방 속에서도 문자를 보낼 수 있었던 느낌이랄까.

S60 때부터 도입된 변속기는 주변에 아무런 버튼도 배열하지 않았다. 덕분에 한층 간결한 느낌을 주고 혹시나 있을 잘못된 조작을 방지해준다. 뒷좌석은 플래그십 세단답게 햇볕 가리개와 열선시트 등의 편의장비가 마련되어 있다. 시트는 6:4로 접어 적재공간을 늘릴 수 있는데, 릴리즈 버튼이 트렁크에 달려있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드로틀을 가장 바닥까지 밀어봤다. 1,500rpm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44.9kg‧m의 풍부한 토크 덕분인지 기다렸다는 듯이 차를 힘차게 앞으로 밀어준다. 일정시간 계속되는 가속에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차 외부에서는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상당히 많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집중해서 듣지 않는다면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음의 실내 유입량이 적다. 진동은 물론 노면소음 역시 잘 억제되어 있고 연비 역시 14.2km/L로 연료 효율성이 뛰어난 편이다. 디젤 엔진이 가진 장점만을 취하기 위한 볼보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2013년형 S80에는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낮 기준으로 시속 35km 이내의 주행 시에 전방의 보행자와 사고가 예측되면 1차적으로 운전자에게 경보한 후 운전자가 반응하지 못하면 스스로 멈추는 기능이다.

아울러 사이드미러에 달린 카메라로 사각지대를 감지해 작은 램프로 주의를 주는 BLIS 시스템 역시 갖추고 있는데,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매우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시승을 하던 당시 폭설이 내려 사이드미러 주변으로 눈이 들러붙자 주변에 접근중인 차가 없어도 계속 양 옆의 램프가 깜박거려 기능을 꺼야만 했다.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외에도 S80에는 시티 세이프티나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등 허락된 지면에 다 적지 못할 정도로 안전장비가 빼곡하게 들어가 있다. 그만큼 안전에 대한 볼보의 철학이 확고함을 느낄 수 있다.

멀티미디어의 구성도 수준급. 국내 업체의 내비게이션 맵을 채용해 익숙한 사용이 가능했고, 스피커의 음질도 기대 이상이었다. 한 가지 흠이라면 스마트폰과의 블루투스 연결이 쉽지 않다는 것. 의외로 인식률이 떨어졌고 오랜 시간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 인식 되면 다음부터는 자동으로 연결된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S80을 보고 있노라면, 묵묵히 내실을 다져온 느낌이 든다.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나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기준으로 삼는 운전자들에게는 다소 매력이 떨어져 보일수도 있겠지만, 내실 있고 안정감 넘치는 차를 원한다면 S80은 매우 만족감이 높은 선택이 될 것이다.

글: 오창식 기자, 사진: 김동균 기자

VOLVO S80 D5
가격: 5천890만원
크기: 4850×1860×1495mm
휠베이스: 2835mm
무게: 1725kg
엔진: 직렬 5기통, 2401cc, 터보 디젤
최고출력: 215마력/4000rpm
최대토크: 44.9kg‧m/1500~3000rpm
복합연비: 14.2km/L
CO2 배출량: 139g/km
변속기: 6단 자동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245/40 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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