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보면 명품 브랜드에서 제품의 성공을 위한 일종의 공식 같은 것들이 있다. 간단하게 ‘상술’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전체 자동차 시장을 놓고 해당 모델 고유의 포지셔닝 및 가격 등이 포함된 전략에는 그런 공식이 여지없이 사용되곤 한다. 그리고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은 대부분 그런 공식을 잘 알고 있다. 이미 S가 앞에 붙은 모델들은 그런 룰을 바탕에 깔고 시작하는 차들인 셈이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실질적인 능력에 따라 차의 인지도 및 브랜드의 인지도까지 영향을 미치곤 한다. 여기서의 능력은 기대를 부풀게 하는 파워와 잠재력, 안전성과 기능성 등 모든 분야에 포함된다. 그것 역시 아우디 중에서도 고성능을 상징하는 ‘S’가 붙기 때문이다.
이 말의 의미는 아우디 S 라인에도 적절히, 또한 골고루 적용되어 있다. 다만 자신의 개성에 어떤 모델이 어울리는지에 대한 선택만 다를 뿐이다. 전체적인 거동 측면에서 봤을 때 개인적으로는 S7이 더 잘 맞는 슈트를 입은 느낌이다. 상대적으로 S8보다 체구가 작아 움직임에 자연스럽고, 그만큼 차를 다루기도 쉽게 때문이다. 실제로 S7에 적용된 스포츠 시트는 시트 포지션이 아주 낮은 곳에서 시작하며, 앞뒤 전방 시야도 여유롭고, 편하게 차를 다루기 위한 시선 처리 측면에서도 S7에서는 불편함이 없다.
A8 세단을 베이스로 만든 고성능 버전인 S8은 차급이나 가격, 성능까지 모든 부분에서 S7보다 상위에 있는 모델이다. 당연히 더 비싼 명품이지만, 처음 탔을 땐 명품이지만 약간 큰 슈트를 입은 느낌이랄까. 물론 체구가 훨씬 큰 탓이지만, S8에 적용된 컴포트 스포츠 시트는 시트 포지션이 S7보다 조금 높은 곳에서 시작한다. 물론 전반적인 체형을 고려하고 시트에 훨씬 다양한 안마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스포티함은 줄인 대신 구매 연령층을 고려한 듯 안락함이 더 부각된 것이다.
C6 플랫폼의 S7과 D3 플랫폼을 쓰던 시절의 S8에서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공유했던 5.2L V10 FSI 엔진이었으나, 오늘날 연비와 배기가스의 감축이 절대 과제인 만큼 S 라인업에서도 다운사이징은 책임감인 동시에 기술적인 진보를 내세워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엔진의 레이아웃이 특이한데 BMW V8 트윈터보 엔진처럼 이 엔진도 배기 매니폴드가 엔진의 90°인 V-뱅크 안쪽에 있고, 좌우 각각의 뱅크를 맡는 터보차저는 두 개의 트윈스크롤 터보차저 역시 뱅크의 뒤쪽 중앙에 나란히 배치되며, 그 뒤에 촉매와 함께 붙어 있는 배기라인이 시작된다.
국내에 수입되는 S7과 S8에 또 한 가지 차이를 둔 부분은 변속기다. S7에는 7단 S-트로닉을 적용했다. 이 7단 DSG(Direct Shift Transmission)의 클러치는 두 개의 전자유압식 멀티-플레이트 습식 클러치로 제어되는 타입으로, 이제 DSG의 대응 토크가 56.1kgㆍm를 넘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공차중량 기준으로 했을 때 S7과 S8의 무게는 30kg밖에 차이가 없다. S8의 덩치가 훨씬 큰데도 불과 30kg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출력에서 100마력, 토크에서 10.2kgㆍm이라는 차이를 가진 S8의 이점은 순간이든 장거리든 달릴수록 S7과의 사이를 점점 더 멀어지게 한다. 물론 S7의 실력이 결코 모자란다는 얘기는 아니다. S7 역시 시속 200km 이상의 영역을 쉽게 넘나들지만, 같은 스피드 영역이라도 도달하는 시간에서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이때 아우디 밸브 리프트 시스템은 실질적으로 밸브 리프트라기보다는 좌우 뱅크의 캠샤프트를 제어하는 원리다. 실제로 밸브 리프트 상황을 보면 우측 뱅크의 2번과 3번 실린더, 좌측 뱅크의 5번과 8번 실린더의 위쪽에 있는 유압제어장치가 해당 실린더 위에 있는 중공타입의 흡배기 캠샤프트를 옆으로 이동시켜 엔진의 흡배기 밸브를 노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언제든 8실린더 모드로 큰 파워를 낼 수 있어 S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큰 힘이 필요 없는 정속주행 상황에서는 4실린더 모드를, 정차구간에서는 스타트-스톱 시스템까지 사용하며 고출력과 연비 향상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다. 아우디에서 벤츠의 AMG 버전이나 BMW M 버전에 비해 ‘일상을 위한 고품격, 고성능 모델’이라는 부분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점이 있어서다.
S7에 포함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유리창에 흰색 글자로 표시되는데, 흰색 바탕이나 밝은 부분을 지날 때는 가독성이 약간 떨어지는 게 아쉬웠다.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S8을 신나게 탄 뒤 집으로 들어설 무렵, 계기판에 타이어 공기압에 문제가 있다는 체크 메시지를 발견하고 확인해보니 조수석 뒤쪽 타이어가 어느새 주저앉아 있었다.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차고를 높이고 안전하게 차를 보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 에어 서스펜션은 개인의 취향에 맞춰 차고와 댐핑 반응은 물론 엔진 사운드까지 조절할 수 있다.
글: 김태천
Audi S7 Sportback
가격: 1억2천450만원
크기: 4980×1911×1408mm
휠베이스: 2914mm
최고시속: 250km
엔진: V8, 3993cc, 휘발유, 터보차저
최고출력: 420마력/5500~6400rpm
최대토크: 56kg·m/1400~5200rpm
변속기: 7단 S 트로닉(DSG)
복합연비: 7.9km/L
CO2 배출량: 225g/km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에어 서스펜션)
브레이크: V 디스크
타이어: 265/35R 20
Audi S8
가격: 1억7천810만원
크기: 5136×1949×1458mm
휠베이스: 2994mm
최고시속: 250km
엔진: V8, 3993cc, 휘발유, 터보차저
최고출력: 520마력/6000rpm
최대토크: 66.2kg·m/1700~5500rpm
변속기: 8단 팁트로닉
복합연비: 7.7km/l
CO2 배출량: 237g/km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에어 서스펜션)
브레이크: V 디스크
타이어: 265/35R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