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실망,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A-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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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실망,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A-클래스
  • 앤드류 프랭클(Andrew Frankel)
  • 승인 2018.07.0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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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엔트리 모델인 신형 A-클래스는 작지만 이상적인 패키징을 만들어 리무진에 들어갈 법한 기술을 넣고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살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베스트셀링 모델은 여전히 C-클래스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제 메르세데스-벤츠는 라인업에서 가장 하위 모델인 A-클래스가 가장 중요한 제품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신형 A-클래스의 성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처음 1~2세대는 판매 목표량을 달성했지만 어색한 외모와 의심 가는 주행 역동성 그리고 부족한 품질로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쳤다. 반면 3세대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아우디와 BMW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가 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3세대 A-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 구매자의 평균 연령을 10년 이상 낮췄다. 구매자의 60%는 이 브랜드를 처음 고른 사람이었다. 자동차업계에는 젊은 고객에게 차 한 대를 팔면 그 사람은 평생 해당 브랜드 차 10대를 산다는 속설이 있다.   

 

신형 A-클래스는 조금 줄어든 휠베이스 빼고 거의 모든 부문이 커졌다. 무게는 20kg 줄었다. 출시 이후 첫 라인업에는 7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를 물린 A180d와 A200, A250 모델이 구성되고 6단 수동변속기를 적용한 A180 모델은 연말에 합류한다. A200d와 A 220d는 2019년 초 라인업에 포함될 예정이다. 만약 출시할 때 라인업에 포함되는 모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하는 모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다. 

 

음성인식 문제를 빼면 대부분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쉽다

 

이보다 더 궁금한 점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최초로 신형 A-클래스의 뒤 서스펜션을 토션빔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토션빔은 저렴한 해치백에서 볼 수 있는 구성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로 완전 독립형 서스펜션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채용한다. 물론 멀티링크 방식도 유지하지만 이는 A250 모델에서 기본이고 A200 모델의 경우 최상위 트림인 AMG 라인을 골라야만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서스펜션 철학에 엄청난 변화를 줬다. 출시할 때는 네바퀴굴림 모델을 가져오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요르그 바텔스(Jorg Bartels) 수석 엔지니어는 서스펜션 변경에 따른 주행성능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나 역시 그 말을 믿는다. 

 

출시 시점에서 보닛 안에는 디젤엔진 하나와 가솔린엔진 두 종류가 들어간다

 

어쨌든 이런 종류의 차에서 볼 수 있는 실내 중 가장 편안하고 세련된 구성이다. 겉으로 봐도 품질 수준이 뛰어난 운전석은 최고의 라이벌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보다 한 발 더 앞서있다. 화려한 그래픽과 직관적인 기능 등에는 감탄하지만 ‘헤이 메르세데스’(Hey Mercedes) 음성인식 기능은 좀 다르다. 신형 모델에 경험이 많은 3명의 베테랑이 번갈아 가며 여러 차례 “라디오를 끄라”고 명령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메르세데스-벤츠에 공급한 1.5L 엔진은 A180d에 적용됐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16마력, 연비 24.4km/L로 내세울 정도는 아니다. 이는 비슷한 성능을 내는 기존 엔진의 연비 26.3km/L보다 더 약화됐지만 CO₂ 배출량에서는 상응하는 효과를 냈다. 

 

A180d에 얹은 1.5L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16마력, 최대토크 26.5kg·m의 성능을 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완전 신형 2.0L 디젤엔진은 적절한 출력과 최신 기술이 조화를 이뤘다. 르노와 공동으로 개발한 A200의 1.3L 가솔린엔진도 163마력으로 적절하다.  2.0L 224마력 가솔린엔진은 오직 A250에만 적용된다. 

 

깔끔하면서도 파격적인 디테일로 고급스러운 외관을 연출한다

 

신형 A-클래스는 아주 조용하다. 속도에 상관없이 항속 주행을 하면 엔진에서 나오는 소소한 소리와 도로에서 올라오는 약한 소음만 들릴 뿐 바람 소리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예상치 못하게 신형 A-클래스에서 실망한 부분은 스티어링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점은 기존 A-클래스는 BMW 1시리즈만큼은 아니더라도 원하고 기대하는 대로 반응했다. 그런데 신형 A-클래스 스티어링은 도로에서 일관성이 떨어진다. 주차할 때 가벼운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스티어링이 중심에서 벗어나 다시 압력을 가할 때 더 큰 무게감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A180d CO₂ 배출량은 111g/km고 24.4km마다 디젤 1L를 태운다

 

브레이크 역시 스티어링 만큼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개입하는 느낌을 주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스티어링 설정을 이렇게 하기 전까지 조율한 주행감은 기대한 대로 최고였다. 하지만 제대로 된 드라이버즈카로 A-클래스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실망스럽다(물론 가장 싼 A180d에 앉아 있다). 따라서 올해 말쯤 AMG가 304마력이 넘는 A35와 406마력이 넘는 A45 등 고성능 모델을 어떻게 만들지 궁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룬 성과를 생각해보자. 신형 A-클래스는 진보한 기술과 정숙성, 편안함, 고급스러움을 더한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패밀리 해치백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고객들은 아마 스티어링 감각이 부족하고 브레이크가 너무 개입하며 또 작은 디젤엔진이 힘이 없다는 사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기어 레버는 스티어링 컬럼에 붙어 있다

 

많은 기술을 품고 있는 소형차
신형 A-클래스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엔트리급 모델이라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여기에 적용된 기술력은 상상 이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사용자 경험의 약자로 만든 ‘MBUX’에는 S-클래스와 E-클래스에서 볼 수 있는 반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돼 있다. 이 기능은 고속도로에서 방향지시등 컬럼을 누르면 앞차를 추월했다가 다시 원래 차로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카메라를 이용해 도로를 미리 보여주고 어디에서 방향을 바꿔야 하는지 알려주는 그래픽을 덧입히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도 있다. 이 기능은 환상적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명령을 내리기 전 ‘헤이 메르세데스’를 꼭 붙여야 하는 음성인식 기능이 아쉽다. 많은 시도를 했지만 제대로 알아듣는 문구는 ‘고 어웨이’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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