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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쾅광 메르세데스-AMG E 63 4매틱+
AMG는 존재만으로도 주위를 압도한다.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느낌을 전해줄 테니 마음 다잡으라며 우렁찬 사운드로 귀띔을 해준다. 작은 거동으로 잠자던 근육을 깨우며 심장을 서서히 죈다
2018년 03월 21일 (수) 10:53:42 최윤섭 c2@iautocar.co.kr
송정남 포토그래퍼 c2@iautocar.co.kr
   
 

80, 120, 160, 200, 240…. 40씩 더해지는 순열조합이 아니다. 정말 우연히, 실시간으로 마주친 숫자다. 계기판을 볼 때마다(사실 헤드업디스플레이 기능이 있어 눈을 아래로 내릴 필요가 없었지만 습관이었다)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고 5~10~15초 단위로 숫자가 바뀌는 게 아니다.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는다. 눈동자 한번 굴릴 사이다.  


“흠 80이군”이라고 읊조리며 가속페달을 살짝 누른 뒤 계기판을 보고 “120이네, 빠르긴 하네”라고 혼잣말을 하는 순간 “벌써 160이네”라는 문장이 머릿속에 맺혀졌는데 입을 통해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순간, 운전을 하는 자세에, E 63을 대하는 자세에 겸손이 들어간다. 엔진 및 배기사운드가 심상치 않음은 출발 전부터 감지했던 일. 역시 눈 깜짝 할 사이에 220을 넘어서는가 싶더니 240임을 확인했다. 가속페달에 얹었던 발목에서 힘을 빼며 혼잣말을 내뱉는다. “이거 뭐야? F1에 달린 카메라로 앞차와 주변환경을 감상하는 기분이잖아.” 자동차를, 단지 최고속도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그런 줄 알면서도 AMG, M, RS가 붙은 차면 보면 괜스레 밟아보고 싶은 건 또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인가 보다. 
 

   
딱 1초 뒤 저쪽 코너를 부드럽게 돌아나갔다


더 뉴 메르세데스-AMG E 63 4매틱+. 잠깐. 이름 참 길다. ‘더 뉴’는 ‘신상’ 중의 신상이라는 뜻이고, ‘4매틱+’는 AMG에서 다듬은 네바퀴굴림이라는 의미. 스타트버튼을 누르자 “그르렁”거리는 시동음이 들려온다. 누군가의 귀에는 ‘그르릉’, 또 누군가에게는 ‘으르릉’으로 들릴 거고, 어떻게 들리든 상관없다. AMG는 존재 자체만으로 주위를 제압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상상했던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을 전해줄 테니 마음 다잡으라’며 우렁찬 사운드로 귀띔을 해준다.

그리고 작은 거동부터 잠자던 근육을 깨우며 심장을 서서히 죈다. 스티어링을 좌우로 돌릴 때마다, 시트 볼스터가 좌우 옆구리를 쿡쿡 눌러 몸을 지탱해준다. ‘그르르르르릉’거리는 소리는 여전하다. E 63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두드러진 외모와 저음이 튈지언정 언제나 오너의 뜻을 따른다. 마침내 뻥 뚫린 도로.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 가속페달을 누르는 순간 번개 같은 가속과 함께 눈으로 봤던 숫자는 80, 120, 160….
 

   
총알은 곧 번개로 바뀐다. 변신 준비 끝!


저 멀리 점으로 보였던 차들이 순식간에 수박이 되더니 어느 순간 사이드미러 속 점으로 바뀐다. 주변의 모든 사물을 멈춰 세운 채 E 63 홀로 달리는 것 같다. 순간이동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총알 탄 사나이’ 입에서는 뜻 모를 신음만이 쏟아지고, 도로를 무자비하게 먹어 치우는 ‘총알’에 유효사거리란 없나 보다. 지친 기색 없이, 거친 숨 한 번 내쉬지 않고 비현실적인 가속을 이어간다. 그리고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는 순간, 총알은 번개로 탈바꿈한 뒤 천둥까지 불러들여 세상에 그의 존재를 과시한다. “나 메르세데스-AMG E 63 4매틱+야!” 


E 400이 부드럽고 정장차림의 점잖은 학자(물론 E 400만 놓고 본다면 학자가 절대 아니다. 333마력에 48.9kg·m나 된다. AMG와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이미지라면 AMG E 63은 무예실력까지 겸비한 능력자라 할 수 있겠다. 아주 살짝 아주 잠깐 맛본 가속능력은, 탁월했으며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AMG 스피드시프트 멀티클러치 9단 스포츠 변속기와 합을 맞추는 V8 4.0L 바이터보 엔진은 V실린더 사이에 자리한 두 개의 차저를 활용해 빠른 응답성을 확보했다. 또 최초로 도입한 가변식 AMG 퍼포먼스 4매틱+ 네바퀴굴림 시스템은 눈길과 빗길, 마른 노면 등 상황에 따라 뒷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을 오가며 가장 이상적인 주행을 선보인다. 
 

   
눈에 보이는 모든 걸 만져보고 싶고, 눌러보고 싶다. 그래서 갖고 싶다


E 63이 고성능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는 단서는 수두룩하다. 일반 E-클래스와 전혀 다른 앞모습이 압권이다. 실버 컬러의 두 개의 라인으로 완성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그 아래 세상 공기를 죄다 빨아들이겠다는 공기흡입구가 강렬하며 펜더에 자리한 ‘V8 BITURBO’라는 문구도 마찬가지. AMG 디자인 언어인데, 자연스러운 문구면서도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 레터링이다. 사람들 뇌리에 무조건 심고 말겠다는 메르세데스의 고집이다. AMG 듀얼 트윈머플러는 엄청난 불꽃을 토해낼 것만 같다. 타이어는 앞 265/35 R20, 뒤 295/30 R20. 거대한 20인치 휠과 초광폭 타이어지만 전혀 괴물 같지 않다. E 63이 편하게 신은 뒤 끈을 조인 신발이다.   


실내에도 AMG 요소가 물씬하다. 곳곳의 AMG 로고와 AMG 전용 IWC 아날로그 시계 및 플로어 매트, 최고급 나파가죽과 AMG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 등이 한층 더 스포티한 분위기를 만든다. 에어 보디 컨트롤을 기반으로 하는 AMG 스포츠 서스펜션은 공기압력과 댐핑 설정을 지속적으로 조절한다. 이를 통해 부드러움과 민첩성을 만족시키고 스포티한 주행성능까지 완성한다. 동시에 상황에 따라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AMG 다이내믹 셀렉트가 기본이다.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인디비주얼’ 4가지로 주행모드에 따라 엔진 특성, 트랜스미션, 서스펜션, 스티어링 등이 바뀐다.  
 

   
도어트림조차도 최고급이다 

 

각종 첨단장비가 승객과 보행자, 그리고 E 63 자신을 보호한다. 능동형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은 앞차와의 유연한 거리조절 및 안정적인 차선유지를 통해 안전거리 확보 및 조향을 돕는다. 교차로 어시스트가 포함된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 충돌회피 조향 어시스트,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 역시 안전보조시스템이다. 참, 깜박 잊고 넘어갈 뻔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초음파로 달린다고 해서, 몇 가지 안전장비에 힘만 잔뜩 집어넣은 괴물이 아니다. 실내는, 첨단 편의장비의 경연장일 정도로 화려하고 안락하며 치밀하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곳곳에는 최고의 안전장비가 너나 우리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항상 대기하고 있다. 
이 모든 게 AMG가 사람을 홀리는 방법이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환시와 환청 때문에 고생하는 이유다. “우르릉 쾅쾅~휙휙~”  

MERCEDES-AMG E 63 4MATIC+
가격 1억5400만 원
크기(길이×너비×높이) 4955×1880×1470mm
휠베이스 2940mm
엔진 V6 3982cc 바이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571마력/5750~6500rpm
최대토크 76.5kg·m /2250~5000rpm
변속기 자동 9단
무게 2100kg
연비(복합) 7.3km/L
CO₂배출량 242g/km
서스펜션 모두 멀티링크
브레이크 모두 V디스크
타이어 (앞)265/35 R20, (뒤)295/30 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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