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과 성능 모두 잡은 렉서스 IS200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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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과 성능 모두 잡은 렉서스 IS200t
  • 안민희 에디터
  • 승인 2016.01.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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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터보 엔진 달고 온 IS200t를 타고 빗속을 달렸다. 신형 터보 엔진의 진가가 희미하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렉서스는 지난해 11월 IS 라인업에 변화를 더했다. V6 2.5L 엔진의 IS250을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의 IS200t로 대체한 것. 예고된 변화였다. 이미 NX200t에서 첫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친환경과 효율을 중시하는 시대에 맞춘 선택이다.

대부분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엔트리 모델에 2.0L 터보 엔진을 얹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렉서스 터보 엔진의 등장은 조금 늦은 편이다. 그럼에도 V6 2.5L 엔진의 단종이 조금 아쉽다. 4기통 엔진으로 엔트리를 채운 다른 브랜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풍부한 매력이 가득한 엔진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렉서스 또한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에 자동 8단 변속기의 구성을 택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본격적으로 붙어보겠다는 것. 그리고 남다른 것을 만들겠다는 것.

신형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245마력으로 5,800rpm에서, 최대토크는 35.7kg.m로 1,650~4,400rpm에서 나온다. 180~190마력대의 경쟁자들을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반응성이 아주 빠른데, 터보차저의 작동 속도를 높이고 저회전 토크를 높이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시승차는 IS200t F-스포트. IS200t를 좀 더 스포티하게 다듬은 모델이다. 댐퍼와 스티어링 세팅 및 하체 셋업이 다르다. 출력은 차이가 없지만 좀 더 탄력적이고 안정적인 달리기로 운전의 재미를 돋우는 차다. 그래서 코너를 매끈하게 돌아나가는 시승코스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시승 당일에는 비가 내렸다. 직선 위주의 시승 코스를 여유롭게 달리기로 했다. 

부드럽게 달려도 엔진의 세련미가 단연 돋보인다. 렉서스의 차들에는 다른 브랜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렉서스 고유의 맛이 있다. 운전자가 생각지도 못한 범위까지 가다듬어 세련미와 안락함만을 남기기 때문. IS200t도 그렇다. 엔진의 회전 질감이 아주 매끄럽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물려 매끈하게 돌며 진동을 남기지 않는다.
 

엔진회전수의 변화에 따른 출력의 상승이 아주 균일하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의 엔진 반응성도 뛰어나다. 렉서스는 실린더 헤드에 배기 매니폴드를 통합하고 수랭식 냉각라인을 둘렀다. 배기가스의 온도를 낮춰 유속을 높이기 위해서다. 유속을 높인 만큼 터보차저가 더 빨리 작동한다는 이유에서다.

놀라운 부분은 부스트압이 가속페달을 밟는 것과는 달리 수시로 변경된다는 것. 가속페달을 50% 밟은 상태를 유지했는데, 일정 수준 가속을 마치자 부스트압을 슬며시 줄여나간다. 일반적인 터보 엔진과는 크게 다른 부분. 가속페달을 얇게 밟을 때면, 터보차저의 개입을 가속 이후 줄여가면서 밸브 타이밍을 바꿔 앳킨슨 사이클로 접어든다. 고속 연비가 상당히 높은 이유다.
 

전자 장비의 셋업으로 기존 터보 엔진과 다른 선을 그었다는 판단이다. 부스트압과 밸브 타이밍을 조절해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최적의 연비를 뽑아낸다. 토요타의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은 이제 오토 사이클과 앳킨슨 사이클을 운전자가 눈치 못 채게 자유롭게 넘나드는 경지에 이르렀다. 다만 기존 V6 2.5L 엔진이 가져다줬던 은근한 흥분은 없다.

8단 자동변속기의 구성도 조금 독특하다. 스포츠 주행을 위해 변속기에 G센서를 달았다. 브레이크를 밟아 코너에 진입할 때면 단수를 낮추고, 코너를 돌 때는 기어를 유지, 코너를 빠져나와 가속할 때는 변속하기 위해서라고. 작동은 아주 매끄럽다. 일반적으로 달릴 때는 변속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변속 충격이 없다. 수동 모드로 바꿔 달릴 때는 약간의 변속 충격이 느껴졌는데, 스포티한 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몸놀림은 크게 변한 것 같지 않다. 다만 기존 6기통 엔진에 비해 앞이 좀 더 가볍게 느껴졌다. 서스펜션과 댐핑의 셋업이 훌륭한데, 부드럽게 노면의 충격을 한방에 흡수하면서도 불필요한 잔 진동을 남기지 않는다. 단단한 차체를 기반으로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살짝 단단한 댐퍼를 조합하는 일본차의 특성을 좀 더 세련되게 다듬은 느낌이다. 

잠깐의 시승이었지만, 렉서스가 신형 엔진으로 추구한 것이 슬쩍 보였다. 렉서스는 쉽사리 이루기 어려운 성능과 효율이란 양극의 목표를 모두 꿰뚫었다. 이를 위해 기존 터보 엔진에서 도입되지 않았던 상당한 신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치밀한 성능을 자랑하는 엔진이 완성됐다. 다루는 방식 따라 다르겠지만, 복합 10.2km/L, 고속 12.9km/L의 공인연비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 IS200t의 가격은 4천440만원부터 5천670만원까지다. 이젠 프리미엄 브랜드와 정면 대결을 시작할 때다. 
 

한국토요타는 1월 RC200t를 내놓으며 NX, IS, RC의 터보 3종 라인업을 완성했다. 하이브리드로 자리매김한 브랜드 이미지에 젊은 감각을 더해줄 터보 라인업을 더하려는 움직임이다. 일단 효율이란 부분에서 아주 인상적이었다는 판단이다. 좀 더 화끈한 터보를 만날 수 있을까? 일단 RC200t가 아주 궁금해진다. 

글 · 안민희 에디터 (minhee@iauto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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