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RC F vs 아우디 RS5 vs BMW M4, 쿠페의 최강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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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RC F vs 아우디 RS5 vs BMW M4, 쿠페의 최강을 가린다
  • 닉 캐킷(Nic Cackett)
  • 승인 2015.04.0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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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RC F는 매력적인 외모를 과시하고 자연흡기 V8을 얹었다. BMW M4와 아우디 RS5는 떨고 있을까?

사실 고성능 모델을 만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렉서스(혹은 좀 더 구체적으로 모기업 토요타)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는 상당히 매력적인 구석이 있다. 신중하게 생각한 산물이라거나 이익이 두둑한 곁들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강압적으로 억눌렀을 때 쌓인 잠재적 열기를 발작적으로 분출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좋은 이유가 있다. 그들은 아벤시스와 오리스를 만드느라 일 년의 대부분을 지겹게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를 보고 생산이 중단된 렉서스의 걸작 LFA는 다른 메이커라면 내놓지도 않았을 차였다. LFA는 카타르시스를 주는 접근 자세를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본보기다(하지만 토요타 86은 틈새 제품을 주류 시장에 연결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오늘 이곳에 BMW M4, 아우디 RS5를 모은 까닭은 렉서스 RC F와 비교하기 위해서다. RC F는 과거 IS F처럼 V8 5.0L 휘발유 엔진을 사용한다. IS F 이후 다시 개조과정을 거친 엔진은 주로 회전대를 높여 한층 높은 파워를 끌어냈고, 그 결과 54마력이 상승하며 최강의 렉서스 V8 로드카가 나왔다.
 

신형 BMW M4는 터보에 의지하는 차세대의 선봉이다. 반대로, 아우디 RS5는 RC F와 같이 자연흡기 엔진을 쓴다. 곧 사라질 시대의 유물이다. M4는 431마력이고 RS5는 450마력. 그에 비해 RC F는 473마력이다. 셋은 모두 비교적 안락한 4인승이고 가격은 6만 파운드(약 1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각 메이커의 디자인팀도 비슷한 스타일을 추구했다. 다들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야수들이다.
 

시동을 걸고 다양한 모드로 주행했다. 각 모델은 폭넓은 기능을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전달했다. 이제 생명이 다해가지만 최고의 아우디다움을 담아낸 RS5는 여전히 압도적인 세련미로 몸을 감쌌다. 피동적 댐퍼는 흔들리지 않는 승차감을 선사했고, 스티어링은 깊은 생각에 잠겨 뚱했다. 앞머리는 몹시 무거웠고, 땅바닥에 착 달라붙었다. 4.2L V8 엔진의 연쇄폭발이 들끓지 않는다면 천박한 짐승의 신음에 지나지 않았다.
 

RS5의 V8 엔진은 분명 렉서스의 벤치마크 대상 중 하나였을 것이다. 신형 티타늄 밸브와 단조 콘로드와 함께, 8,300rpm의 레드라인을 담았다. 신속하게 반응하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무심하게 철컥거리자 회전계는 거의 8,300rpm까지 올라가며 차체를 몰아붙였다. 몸을 사리지 않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희귀하고 특별한 엔진이다.
 

똑같이 미끄러운 와인딩 코스에서 M4는 내장을 뒤틀었다. 궂은 날씨에 뒤 액슬은 강하게 반항했다.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에서는 느긋하게 받아들일 액셀 조작에도 M4는 엉덩이가 앞머리를 추월하려 덤볐다. BMW의 7단 M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더 공격적인 기어변환이 인상적이었다.

M4의 반항은 의도적인 것이다. M 디비전이 자신들의 가장 유명한 자식이 따분하다는 비난을 듣지 않기 위해 꾸며낸 드라마다. 본능적 지향력을 다스리려면 위험에 빠진 맹견처럼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릉거려야 했다.
 

M4에는 자연흡기 V8의 거친 숨소리 대신, 성난 직렬 6기통 3.0L 엔진의 반발이 있을 뿐이다. 터보는 이중적이고 깜찍했으며, 이색적인 부품을 통해 레드라인이 7,000rpm 이상으로 성큼 올라섰다. 더불어 그보다 훨씬 빠르게 터보의 혜택을 느낄 수 있다. 1,850rpm부터 도로에 쏟아내는 56.0kg·m의 토크가 그 증거였다.
 

RC F의 경우 4,000rpm 밑에서는 바리톤을 깔고 점잖게 순종했다. 두둥실 떠가는 안락한 느낌마저 들었다. 재래식 자동 변속기의 흐릿한 작동, 그리고 초반에 얌전하게 반응하는 세팅 때문이다. 하지만 서스펜션에서 이 같은 안정감을 찾을 수는 없었다. 차체의 밸런스를 지키려는 리바운드가 다소 지나쳤다. 드라이브 모드는 4가지. 어느 쪽이든 중회전대쯤에서는 배기관 또는 계기 클러스터 밑의 스피커가 목청을 키웠다. 신형 밸브, 분사장치와 실린더 헤드가 제 몫을 하기 시작했다.
 

레드라인 상승 속도는 RS5만큼 폭발적이 아니었고, 추진력은 M4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V8 엔진의 절규는 그에 못지않게 위력적이었다. 돌진하는 하마가 흔드는 땅의 진동 같은 중량감이 실렸기 때문이다. 블라이튼 파크 서킷의 더 넓은 아스팔트에서 RC F는 자기 세상을 만났다. 장거리 백 스트레이트에서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트랙을 공략 중인 RC F는 눈에 띄게 육중해 보였다. 한층 무감각하고 렉서스치고는 말을 잘 듣지 않았다. 작고 M4보다 접지력이 강한 RC F는 단단한 섀시를 최대한 살렸다. 엉덩이가 돌아가기 전에 앞머리가 알려준다는 자심감을 갖고 코너링에 들어갔다. 옵션인 가변 토크 디퍼렌셜은 중립에서 격렬한 타이어 스핀까지를 매끈하게 요리했다.
 

최종 순위 결정전에서 RC F는 경쾌하고 유연한 스티어링으로 RS5를 거의 따돌렸다. 하지만 RC F는 끝내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가슴이 딱 벌어진 GT도, 전속 질주하는 스릴 메이커도 아니었다. 완벽한 승리자의 짧은 리스트에 오르기보다는 토요타의 좋은 아이디어 카탈로그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브라이튼에서는 RS5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없었다. 예상대로 더 평범하면서도 그립이 강하고, 난폭하리만큼 충실했다. 시승을 끝냈을 때 더 몰고 싶어 안달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렉서스와는 달리 당당한 V8 엔진에 얼핏 거장의 면모가 드러났다. 아우디 본부에는 RS5를 암살하려는 인물이 있는데, 만약 성공한다면 이런 차는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BMW M4와 같은 차는 더 많이 등장할 것이다. 바로 우리 시대의 쿠페다. M4는 끈질기면서 피곤했다. 트랙션은 그다지 점진적이 아니었고, 위로 뻣뻣한 디퍼렌셜은 엉덩이를 튕겼다. 섀시는 쉽게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수월한 경험은 아니었다. 하지만 M4는 생동감이 넘쳤고, 이것이 승패를 좌우했다. BMW는 정력적인 엔진, 우렁찬 사운드 트랙, 심한 핸들링 바이어스 등등이 따랐다. 그 하나하나가 격렬했다.

글 · 닉 캐킷(Nic Cackett)
사진 · 루크 레이시(Luc Lac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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