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파사트, 프리미엄에 다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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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파사트, 프리미엄에 다가서다
  • 빅키 패럿
  • 승인 2015.02.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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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로움을 더해 이전 어느 때보다 추천할 만하다. 더 재밌지 않은 점이 아쉽다

폭스바겐 파사트는 더 이상 그저 크고, 안락하고, 편의장비를 잘 갖추고, 가격이 알맞은 정도로는 충분치 않게 됐다. 전통적인 가족용 자동차 판매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BMW 3시리즈처럼 더 작고 비싼 세단들의 인기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역시 이러한 흐름을 눈치챈 것 같다. 신형 파사트는 이제까지의 모습을 철저히 씻어버리고 대중차 시장의 꼭대기를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도 올라갔다는 점이다. 148마력 2.0L 디젤 엔진을 단 중간급인 GT 모델조차도 2만6천 파운드(약 4천450만원) 이상이다. 여전히 BMW 320d보다는 저렴하지만, 신형 포드 몬데오보다는 약간 비싸다.
 

운전감각도 3시리즈와는 다르다. 파사트는 우선 크기가 크고 편하며, 스포티한 세팅임에도(시승차에는 약 120만원짜리 선택품목인 어댑티브 댐퍼가 들어갔다) 자극을 절제한 감각이다. 차체 롤이 있고, 제동 때 피치 현상을 다소 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노면 상태가 안 좋은 영국 도로에서조차 승차감이 좋다. 과속방지턱과 노면 기복을 대수롭지 않게 무시해버리고, 고속도로에서는 안정적으로 미끄러지듯 달린다. 스포트 모드에서만 도로의 홈을 지날 때 후두두 때리는 충격을 전할 뿐이다.
 

스티어링은 가볍고, 재미를 일깨울 만큼 충분히 피드백을 주지는 않는다. 허나 속도에 맞춰 예측대로 무게감을 더해 쉽고 정확하게 차를 조종하도록 한다. 엔진에서도 스포티한 감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1,400rpm 언저리에서 터빈이 점진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중속 영역에서 풍부한 힘을 내지만, 결코 빠르게 느껴지진 않는다. 6단 수동변속기는 가볍고 매끄러우며, 페달 반응은 잘 조율됐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실내공간에 있다. 가지각색 질감과 부드러운 촉감으로 덮인 소재로 인해 신형 파사트는 이전 세대보다 한두 단계 윗급으로 느껴진다. 기본사양인 6.5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은 하이테크 감각을 물씬 풍긴다(사진에 보이는 것은 선택품목인 8인치 스크린). 열선 기능이 들어간 운전석은 넓고 편하며, 요추 받침과 허벅지 받침을 갖췄다. 등받이 조절은 전동식이고, 각도와 높이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그밖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앞뒤 좌석 온도 조절장치 등 머릿속에 떠올릴 만한 장비가 전부 들어갔다. 뒷자리는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이 넉넉하고, 트렁크는 대부분의 가족이 만족할 만큼 어마어마하게 넓다. 전체적으로 윤택한 느낌을 주고, 마감품질도 높으며, 프리미엄 브랜드 수준으로 호화롭다. 풍부한 편의장비를 갖춘 파사트는 개인용으로든 법인용으로든 가장 훌륭한 중대형 세단임에 틀림없다.
 

폭스바겐이 조금만 더 역동성을 높였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집에 가는 길 특이한 코너에서 어렴풋이 즐거움을 맛볼 정도로 말이다. 만약 이것이 문제라면, 신형 몬데오가 취향에 맞고 즐거울 것이다. 하지만 만약 고급스런 느낌과 안락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면, 흠잡을 데 없는 파사트가 걸출한 존재다.

글 · 빅키 패럿 (Vicky Parr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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