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로 가는 진짜 새로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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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로 가는 진짜 새로운 길
  • 나경남
  • 승인 2020.10.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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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변화는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도 빛을 발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픽업 트럭과의 인연이 새롭게 출시된 쉐보레의 2021년형 ‘리얼 뉴 콜로라도’로 이어졌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픽업 트럭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 그리 높지 않다. 국내에 정식 수입 판매되는 픽업 트럭으로는 스타트를 가장 먼저 끊은 쉐보레 콜로라도가 지난 2020년 상반기 수입차 판매 누적 판매 대수 5위에 기록되었다고는 하지만, 절대적인 물량이 많지는 않다. 아마도 본격적인 화물 운송을 위해서는 전용 화물 트럭을 사용하지 픽업 트럭을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 그리고 상대적으로 레저 및 스포츠 용도로 픽업 트럭을 사용할 소비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 등이 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만으로 픽업 트럭의 확장 가능성을 낮게 평가할 수는 없다. 특히나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 때문에라도 비행기를 이용한 해외 여행 등의 활동이 크게 위축된 대신, 직접적인 외부인과의 접촉은 최소화하면서 야외 활동을 가능하게 할 ‘캠핑’ 또는 기타 레포츠 활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통 아메리칸 픽업 트럭을 표방하는 콜로라도가 이 부분에서 역할을 하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콜로라도의 견인 능력은 3.2톤, 본격적인 캠핑 트레일러로도 가뿐하다

지난 9월 14일 쉐보레가 발표한 2021년형 콜로라도는 ‘리얼 뉴 콜로라도’라는 공식 명칭으로 소개됐다. 지난 해, 콜로라도를 국내에 도입한 지 1년 만이다. 공식 출시 발표에 앞서서 미디어 대상 시승회가 준비됐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적지 않은 숫자의 매체 기자들이 참여하는 시승 이벤트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은 당연한 일. 시승은 총 4일 간에 걸쳐 진행되고 참가 인원이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시간을 배분했다. 시승 이벤트가 열린 곳은 영종도에 위치한 오성산 주변. 팬데믹 상황 때문에 부쩍 한산하게 느껴지는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가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몇몇 이벤트나 촬영 일정을 통해서 방문한 적이 있는 곳이었기에 익숙한 공간이었다. 시승에 앞선 브리핑에서 쉐보레의 관계자는 첫 출시 때보다 상향 조정된 난이도의 오프로드 코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부분 변경되어 출시된만큼 차량 소개도 이뤄졌다. 우선은 디자인적 변화가 가장 크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블랙 컬러로 이전보다 차분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전면부에서는 안개등 및 범퍼 하단의 공기 흡입구 디자인, 그리고 오프로더다운 스키드 플레이트까지 장착했다. 새로운 신형 콜로라도는 디자인 부분 변경과 함께 새로운 트림을 추가했다. 새롭게 추가된 Z71-X 트림은 쉐보레의 오프로드 패키지를 뜻하는 코드 Z71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단순히 픽업 트럭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오프로더 트럭’다운, 보다 강렬한 이미지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는 충분히 매력을 갖췄다. Z71-X 트림에는 기존의 익스트림-X에 주요 프리미엄 사양들을 추가했고, 여기에서 또 다시 스페셜 트림인 ‘미드나잇 에디션’이 추가된다. 

 

고강도 강철을 80%나 적용한 강인한 풀 박스 프레임 바디는 극단적인 주행 환경에서도 든든하다

쉐보레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위 ‘올블랙’ 컬러를 내세워 효과를 본 덕분에 콜로라도에서도 미드나잇 에디션이 추가된 것으로 보였다. 상위 트림으로서의 존재감은 물론이지만, 독점적으로 제공되는 Z71 도어 배지와 블랙 알로이 휠, 블랙 크롬 머플러 팁 등으로 스타일을 높인 부분이 충분히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자잘한 디자인적 요소들이 동력 성능의 변화처럼 극단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 의미는 확실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21년형 콜로라도의 디자인 변경점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후면부의 테일 게이트에 있었다. 부분 변경 이전의 콜로라도의 경우 테일 게이트에 블랙 컬러의 보타이 엠블럼이 부착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엠블럼 대신 과거의 쉐보레 트럭들이 그랬던 것처럼 좌우로 길게 ‘C H E V R O L E T’ 가 음각으로 세겨졌다. 만약 직접 소유하게 된다면 이 부분에 페인팅까지 입혀 한층 레트로한 분위기를 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실내 공간에 고급스러움은 조금 부족하다

짜여진 일정 때문에 개별적으로 면밀하고 집중적인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기는 무리였지만, 준비된 시승 코스는 콜로라도의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직접 실감할 수 있는 기회로는 부족하지 않았다. 코스 구성도 짜임새가 있었고 각각의 코스별로 콜로라도의 매력이 드러날 수 있도록 고려한 듯했다. 기본적으로는 그야말로 흙길을 달리는 것에서 출발해서 도강과 진흙 구간 등을 비롯한 일반적인 주행 코스와 오프로드 성능을 극대화하는 Z71-X 트림의 장점을 더 본격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됐다. 일반적인 코스를 달릴 때는 전혀 부담도 스트레스도 없었다. 자연스럽게 선도하는 가이드 차량을 따르면 그만. 별다른 의도적인 조작없이도 진흙탕이나 타이어가 거의 다 잠긴 듯한 깊이의 물을 지날 때에도 아무런 문제없이 잘 달려줬다. 딱히 비교 대상이 없었다면 아쉬웠을텐데 쉐보레에서 자사의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로 비슷한 코스를 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더욱 만족도가 높았다.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전혀 나쁘지 않은 오프로드 주파성을 보여줬지만, 다시금 콜로라도에 올라 달려보면 소형 SUV와 정통 아메리칸 픽업 트럭의 감성이 완전히 다른 수준의 것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오프로드에 특화된 장점들을 보다 극단적으로 느껴볼 수 있도록 꾸며진 코스에서의 주행은 또 달랐다. 특히 언덕 경사로는 약 35도에 달하는 수준으로 꽤나 가파른 수준이었지만 결코 작거나 가볍지 않은 차체로도 가볍게 오를 수 있었고, 반대로 같은 급경사로를 내려올 때는 새롭게 추가된 기능인 힐 디센트 콘트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미끄러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실제로 캠핑 트레일러를 연결한 상태로 오프로드를 달려보는 기회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연결된 트레일러의 무게가 그리 높지 않았다고는 해도 단순히 그냥 흙길을 달리는 수준이 아니라 물길을 건너고 진흙을 지나 언덕을 오르는 등의 과정 모두에서 콜로라도는 가뿐하게 움직여줬다. 그야말로 트레일러를 연결한지 모를 수도 있겠다 싶은 정도. 실제로 콜로라도의 견인 능력이 약 3.2톤에 달하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배기량 3649cc의 직분사 가솔린 V6 엔진은 최고 312마력을 낸다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된 시승 코스가 구성된만큼, 일반 포장도로를 포함한 종합적인 주행 성능에 대해서나 실내외의 다양한 요소들을 모두 짚어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을 되살려보면 실내 공간의 인테리어나 편의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긴 어렵다고 느꼈다. 인테리어의 느낌은 아무래도 투박하다. 적어도 ‘고급스러움’을 지향한 어떤 노력이 있었던 것 같진 않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인테리어 디자인은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편의성이 더 높고 좀 더 고급스러워서 나쁠 것이야 없겠지만, 픽업 트럭에서 그런 종류의 세심함을 바랄 생각도 없었으며 오히려 전혀 거리낌없이 거칠고 투박하게 다뤄도 될 법한 느낌이 더 마음에 들었던 편이다. 하지만 편의 사양 등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서 적용했다는 휴대폰 무선 충전 패드는 적지 않은 이들에게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휴대폰을 올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 그리 넓고 크기 않기에, 대형화되는 것이 트렌드인 최신 스마트폰들이 무선 충전 패드가 탑재되어 있음에도 그 기능을 이용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인테리어나 편의장비 등은 사실 별로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다. 픽업 트럭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적재 공간을 갖출 것이며, 필요 충분 이상의 견인 능력 등이 우선 순위에 오른다. 그중에서도 최고를 꼽자면 역시 엔진. V6 3.6L의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내뿜는 강렬한 존재감은 현시점의 국내 픽업 트럭 시장에서 콜로라도가 내세울 수 있는 최대 경쟁력으로 꼽힐 것으로 보인다. 주행 환경에 따라 4기통 또는 6기통 전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 덕분에 연비 효율도 고려됐다.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시승 차량들의 선두에서 무전기로 코스에 대한 설명과 주의 사항 등이 전달되면서 시승 공간을 두고 “마치 콜로라도 현지에 와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라는 식의 이야기가 들렸다. 개인적으로 콜로라도에 가 본 적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쩌면 픽업 트럭으로 진흙탕을 뚫고 오프로드를 달려본 경험이 있는 이들도 그리 많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콜로라도에 관심을 가질 필요와 이유 중에 ‘오프로드’가 빠져있었다면 그건 확실히 실수다. 오프로드야 말로 콜로라도로 가는 진짜 새로운 길이기 때문이다. 

CHEVROLET COLORADO
가격    4649만 원(Z71-X 미드나잇 에디션)
길이×너비×높이    5395×1885×1795mm
휠베이스    3258mm
무게    2050kg(4WD)
엔진    V6 3.6L 자연흡기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최고출력    312마력/6800rpm
최대토크    38.0kg·m/4000rpm
연비    8.1km/L(4WD)
CO2 배출량    216g/km(4WD)
브레이크(앞/뒤)    모두 디스크
서스펜션(앞/뒤)    코일오버/솔리드액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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