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새로운 걸작, 재규어 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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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새로운 걸작, 재규어 XE
  • 스티브 크로플리
  • 승인 2014.11.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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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E가 BMW 3시리즈에 맞선다. 경량구조,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엔진과 인상적인 디자인이 무기다.
재규어의 새로운 콤팩트 스포츠 세단, XE는 매혹적인 기술을 잔뜩 담았다. 나아가 앞으로 재규어의 성공을 좌우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 지난 60년에 나온 가장 순수하고 새로운 영국차로 새로운 섀시, 새로운 소재, 새로운 보디, 새로운 조립방식, 새로운 엔진 라인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장에서 태어났다.

XE는 영국차로는 사상 처음으로 독일 트리오에 위력적인 도전장을 던진다. 현재 세계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휩쓸고 있는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 C클래스와 아우디 A4가 라이벌. XE의 성공은 앞으로 재규어의 능력을 가늠하는 의미심장한 잣대가 된다. 재규어의 미래 계획에는 자그마치 6개의 ‘화이트 스페이스’ 모델이 들어 있다. 그렇다고 충격을 줄 의도는 없다. 기존의 디자인 스타일을 받아들여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재규어는 XF 세단을 기점으로 신세대 디자인 스타일을 도입했다. 그리고 보다 최근에 F-타입을 통해 스포츠카 라인업을 한층 발전시켰다.

XE는 완전 알루미늄, 4도어, 뒷바퀴굴림 세단으로 3시리즈보다 약간 크고, A4보다 작다. 지난 10년에 걸쳐 개발한 리벳과 본딩 기술을 사용하여 재규어 사상 제일 가볍고 강성이 높은 세단을 만들어냈다. 내년 봄 유럽에서 출시되며 가격은 2만7천 파운드(약 4천636만원)에서 시작한다. 재규어의 엔트리 모델이고, 오래지 않아 최대 베스트셀러가 될 전망이다. 생산이 본격화되면 한 해 판매량 10만대 이상을 바라본다. 더불어 다른 보디 스타일이 등장하면 판매량은 훨씬 올라갈 것이다.

DESIGN
XE는 단순한 엔트리 모델과는 거리가 멀다. 디자인 총책 이안 칼럼에 따르면 “재규어 스포츠 세단의 결정판”이다. 그는 휘하 디자인팀에 구체적인 과제를 내렸다. 낮은 운전위치, XF와 같은 긴 쿠페형 루프라인, 객실을 최대한 뒤로 밀어 긴 보닛과 짧은 트렁크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동급 최대는 아니라도 뒷좌석에 상당한 다리와 머리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칼럼은 XE가 XF에 큰 신세를 졌다고 인정했다. XF는 여러모로 재규어의 현대 디자인 스타일을 개척했다. 힘찬 ‘파워 벌지’를 갖춘 조각 같은 보닛, 좁은 헤드램프와 ‘J-블레이드’ 주행등, 솟아오르는 웨이스트라인과 길고 자신에 찬 쿠페 루프라인. 테일램프는 “엉덩이를 가로지르는 수평선”이다. F-타입과 오리지널 E-타입에 빚을 졌고, 뒷도어의 곡면 창문은 재규어 마크 2를 연상시킨다.

이 차가 2015년형 재규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여러 모로 재규어의 풍요로운 역사를 반영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재규어 디자인팀은 XE 기술진 및 공력전문가들과 대등한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특수 설계한 17인치 휠(옵션인 18, 19와 20인치와는 달리)을 신은 재규어의 가장 경제적 모델 XE는 놀랍게도 공기저항계수 0.26. 디자인팀에 따르면 차를 낮게 가라앉히고 압축된 디자인 라인으로 앞머리를 낮출 수 있었다.

CHASSIS and SUSPENSION
XE는 주요 규격에서 A4 및 3시리즈(실제로 몇 mm의 차이밖에 없다)와 거의 비슷하다. 전체 길이는 독일 듀오 중간에 자리 잡았지만 휠베이스는 둘보다 약 25mm 더 길고, 기본 서스펜션은 약 15mm 낮다. 그러나 XE의 비밀병기는 리벳+본딩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 현재 그중 일부를 재활용 합금으로 만들고 있지만 재규어는 2020년까지 적절한 부품의 75%를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만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무게를 밝히지 않은 채 XE는 10월 파리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다.

기술진에 따르면 신차는 재규어 세단의 역사상 제일 가볍고 강성이 가장 높다. “XE의 구조는 단연코 오늘날 도달할 수 있는 최첨단이다” 재규어 기술총책 마크 화이트의 말이다. BMW 320d 세단은 1,400kg을 조금 넘고, 오리지널 알루미늄 XJ 세단은 당대의 라이벌보다 약 200kg을 밑돈다. 이로 미뤄 디젤 XE는 이색적인 구조에 힘입어 무게는 1,200~1,250kg으로 예상된다. XE는 동급에서 가장 정교한 서스펜션을 갖췄다. 따라서 승차감과 핸들링에서 동급의 새로운 벤치마크로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다른 라이벌은 앞쪽에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맥퍼슨 스트럿을 달았다.

그와는 달리 XE는 간격이 넓은 더블위시본(XK와 XF처럼 개성 있는‘거위 목’ 업라이트를 갖춘)을 달았다. 때문에 스티어링 조작이 뛰어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서브프레임에 올린 독립 뒤 서스펜션은 한층 더 이색적이다. 재래식 멀티링크가 아니라 통합적이라는 뜻의 인티그럴 링크(Integral Link). 값이 비싸 XF 가격대의 차에 흔히 쓰인다. 이상적인 횡강성으로 정밀 핸들링을 뒷받침하고, 상당한 종적 유연성을 더하여 세련미를 뽐낸다. 아울러 탁월한 토 컨트롤을 뒷받침한다.

스프링이 받치지 않은 무게를 최소화하고 최상의 승차감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주요 부품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엔진 출력에 따라 크기가 다른 3개 디스크 브레이크가 있다. 모두 새로 설계한 단일 피스톤 캘리퍼를 달았다. 게다가 4가지 휠 사이즈(자그마치 8개 합금 휠 디자인)를 고를 수 있다.XE는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을 쓰는 사상 최초의 재규어다.

XE가 진짜 재규어답게 달리게 할 책임을 진 기술총책 마이크 크로스는 이 조치를 ‘거대한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자신 있게 내딛은 한 걸음이다” 크로스의 말. “정밀조율이 가능해서 재규어에 필요한 반응과 연결성이 높은 스티어링이 나왔다” XE의 섀시는 이전의 어느 재규어보다 지능적인 기술을 살렸다. 랜드로버의 지형반응(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을 받아들여 ASPC(전지형 주행 컨트롤)로 바꿨다. 따라서 4개의 이상적인 세팅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다이내믹(Dynamic), 노멀(Normal), 에코(Eco)와 윈터(Winter). 시속 3~30km 사이에 윈터 세팅은 저속 크루즈 컨트롤을 제공하여 아주 미끄러운 비탈을 오를 수 있다. 이때 액셀과 브레이크를 정밀 조율하여 가장 우수한 드라이버보다 뛰어난 트랙션을 발휘한다. 아울러 프리미엄카에 점차 번지고 있는 일련의 전자운전보조장치를 들여왔다. 자율제동, 적응형 크루즈, 주차지원, 후방차량탐지, 맹점탐지 모니터와 도로표지 인식장치가 들었다.

POWERTRAIN
2015년 출시 때 적어도 5개 파워트레인을 고를 수 있지만 재규어는 그중 두 가지만 알려줬다. F-타입에도 쓰인 성능지향적 슈퍼차저 V6 3.0L과 완전신형 디젤 4기통 2.0L 터보. 후자는 울버햄튼에서 만든 인제니움 라인업에서 나왔고, XE에서 첫선을 보인 뒤 랜드로버와 재규어 라인업으로 널리 퍼져나간다. 트윈보텍스 루츠형 슈퍼차저가 달린 휘발유 V6은 335마력과 45.8kg·m, 그리고 0→시속 97km 가속에 4.9초를 자랑한다. 최고시속은 리미터로 250km에 묶었다.

디젤엔진은 경량+저마찰형으로 백지에서 설계했고, 재규어 랜드로버의 신설 5억 파운드(약 8천585억원)짜리 공장에서 만들었다. 가변 배기 캠타이밍에 배기 사후처리 장치를 곁들여 최신 유로 6 배기기준을 뛰어넘었다. 건강한 121마력과 35.6kg·m를 내뿜고, 놀라운 CO₂ 배출량 99g/km에 도달했다. 따라서 영업용으로 큰 인기를 끌 가능성이 보인다. 그와 함께 디젤 모델의 서비스 거리 3만km도 XE의 인기를 더한다. 지금으로서는 이들 엔진에 두 가지 기어박스가 따른다. 6단 수동박스(디젤엔진용 특별 경량 버전)와 적응형 8단 ZF 자동박스. 기술진에 따르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이미 들어간 9단 자동박스도 앞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INTERIOR and EQUIPMENT
XE의 실내는 고품질을 과시하고, 어느 구형 X-타입보다 앞뒤 공간이 더 넓다. 그럼에도 실내공간이 아주 넓지 않은 구형의 틀 안에 담긴 스포츠 세단이다. 궁극적으로 실내공간은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내는 개성이 뚜렷한 C클래스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깊숙한 센터콘솔이 운전자 중심의 상쾌한 공간을 마련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베니어 목재 대신 직물과 알루미늄 또는 피아노 블랙 대시보드 마감을 고를 수 있다.

인컨트롤(InControl)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8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직관적인 그래픽과 빠른 반응이 돋보였다. 블루투스, 업데이트 가능한 내비게이션, 오디오와 USB를 쓸 수 있다. 차 안에 와이파이 장비가 있어 성능이 좋은 루프 안테나를 통해 한꺼번에 8개 기능을 연결할 수 있다. 화상회의, 주차와 교통정보, 그밖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앱도 있다.

재규어 고위층은 고객에게 첫 차를 전달하기 6개월 전에 가격을 밝히기를 주저했다. 그럼에도 첫인상이 많은 걸 알려줬다. 칼럼은 XE를 “본격적인 드라이버즈 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딜러의 사전정보에 따르면 고객들에게 지극히 잘 먹혀들 차였다. 이미 수많은 고객들이 XE의 제1호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Q & A 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 총괄이사

이 차의 디자인은 무엇을 겨냥했나?
XE의 첫째 사명은 시각적으로 흥분을 자아내는 것이다. 이 차는 엔트리 모델이기 때문에 재규어의 모든 가치를 담아내야 할 필요는 없다. 낮고 콤팩트한 규격에 비춰 XE는 재규어 스포츠 세단의 결정판이다. XF가 새로운 재규어 스타일을 개척해놓았다.

그게 도움이 됐나?
그렇다. 신차를 보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알아봤다. 두 모델은 아주 다르다. 그럼에도 XF의 일부(그릴이 좋은 본보기)를 이용했다. 우리 시장을 떠난 사람들이 재규어가 어떤 것인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굴(한층 곧추섰고 두드러졌다)을 바꾸려고 토론을 벌였다. 한데 참신하게 손질하면서도 상당히 익숙한 모습을 찾기로 했다.

어느 부분이 가장 자랑스러운가?
상당히 실용적인 차급에 속하는 XE에 짜릿한 옆모습을 살릴 수 있었다. 이 시장은 대단히 무자비하다. 어느 구석도 질이 떨어져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라이벌에 못지않은 패키지를 담아야 했고, 그 일을 해냈다. XE의 옆모습이 의심할 여지를 남기지 않아 기쁘다. 재규어 패밀리의 일원이 틀림없다. 한데 뒤 창 위의 가늘고 긴 브레이크등도 좋아한다. 제 구실을 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공기저항을 낮추는 데 어떤 역할을 했나?
디자인팀, 기술진과 공력전문팀이 함께 일했다. 의견이 하나로 모아졌다. 누구나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도록 잘생기기를 바랐다. 아무튼 디자인부에도 상당한 공학 기본지식이 있었다.

가장 어려운 대목은 무엇이었나?
우습게도 4기통 엔진을 XE 보닛 밑에 넣는 일이 아주 어려웠다. V8보다 더 어려웠다. 더 짧지도 않고, 곧추서 있다. 게다가 최신 엔진 위에는 많은 것이 달려 있다. 파워 벌지가 도움이 됐다. 그러나 팝업 보닛이 아니고는 해낼 수 없었다. 그래서 보행자와 충돌할 때 필요한 엔진 위의 공간을 마련했다.

XE는 독특하다
재규어 XE 출시일은 영국 자동차산업계의 빨간 날, 곧 경축일이다. 왜? 영국에서 설계하고 제작하는 완전신형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공장에서 나온 완전신형 섀시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또 다른 새 공장에서 나온 완전신형 엔진을 받아들였다. 2차 대전 이후 영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가를 알기 위해 온갖 자료를 뒤지며 몸부림쳤지만 그런 사례는 없었다.

이전의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이런 특권을 누린 적이 전혀 없었다. 브리티시 레일랜드 시절의 수많은 모델도 다를 바 없었다. 심지어 1959년 미니도 구형 엔진을 썼고, 2001년의 후계차도 오래된 공장에서 만들었다. 미니를 앞섰던 1951년 오스틴 A30이 처음으로 A-시리즈 엔진을 얹었다. 그러나 그마저 개조된 롱브리지 공장에서 만들었다. 다시 젊어진 롤스로이스와 벤틀리가 생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이들은 각기 독일 모기업에서 핵심기술을 수입했다.

1947년 조윗 재블린을 완전히 새로운 공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모로 보나 참담한 실패작이었다. 1963년 힐먼 임프도 새 공장에서 나온 신차였다. 그러나 더 주목해야 할 한 대가 있다. 맥라렌 12C는 워킹에 있는 새 시설에서 설계 제작됐고, 리카도가 설계한 엔진은 쇼어햄에서 만들었다. 따라서 재규어 XE가 완전히 독특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XE의 특별한 의의는 조금도 시들지 않았다.

어떻게 비교할까


Q & A 앨런 포크아츠, 솔리헐 공장 운영이사


지난 6년간 솔리헐이 전례 없이 확장됐다. 어떤 일이 일어났나?

타타가 JLR(재규어 랜드로버)을 인수하고 처음으로 레인지로버 알루미늄 보디 작업장을 만들었다. 당시 유럽에서 가장 컸다. 이제 XE-레인지로버 스포츠 작업장이 문을 열었다. 게다가 트림과 마감 작업장을 곁들였다. 모두 합쳐 15억 파운드(약 1조755억원)가 들었다. 솔리헐 안에서 재규어를 만들고 있다. 70년 역사상 처음이다.

최신 보디 작업은 더 크다고 들었다.
레인지로버 제작소의 대략 2배에 이른다. 축구장 12개와 맞먹는다. 신축 트림과 최종조립장도 크다. 축구장 10개와 같은 넓이다.

인력을 늘리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500명을 더 받아들였다. XE의 계획 물량을 만들려면 결국 1,700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요즘 트러니언이라는 새 도구에 관한 말을 많이 듣는다. 어떤 일을 하나?
제작공정을 가속화하고 유연성을 높인다. 나아가 훨씬 많은 모델을 만들게 될 미래에 대비한다. 트러니언은 거대한 5각형 회전장비로 로봇에 부품을 공급한다. 완전히 생산용량에 도달하면 78초에 1대가 나온다.

글 ·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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