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왜 피아트-크라이슬러 인수에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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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왜 피아트-크라이슬러 인수에 실패했나?
  • 힐튼 홀로웨이
  • 승인 2014.08.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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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이사회 회장, 페르디난드 피에히의 야망은 폭스바겐 그룹을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제조사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폭스바겐 그룹은 피아트-크라이슬러(FCA) 그룹을 인수하고자 했다. 유럽과 미국을 잇는 거대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전략. 하지만 그 방대한 계획은 완성을 앞두고 좌초됐다.

현재 폭스바겐 그룹은 총 12개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초소형 시티카부터 대형 트럭까지 거의 모든 분야의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판매 대수는 970만대로, GM의 970만대와 동률이며 토요타의 998만대를 추격 중이다.

올해 초, <오토카>의 폭스바겐 취재원은, 폭스바겐이 50% 이상의 초고도 확장을 통해 난공불락의 자리를 굳히려 한다고 말했다. 그 방식은 아주 간단했다. 바로 FCA의 주식을 대거 구입해 지배에 나서는 것이다. 만일 이대로 된다면 폭스바겐은 총 17개 브랜드를 거느리며, 매년 1,500만대의 자동차를 파는 업계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야심찬 계획이 어긋났다. 우리 <오토카>의 취재원은 폭스바겐 내부에서 금융 위기론이 불거졌다고 전했다. 자동차 역사상 가장 큰 브랜드로 거듭나기 전, 폭스바겐 그룹은 내실을 다져야 할 상황을 맞았다.

이익 문제가 입방아에 올랐다. 폭스바겐 그룹이 기록한 970만대의 판매대수 중, 폭스바겐 브랜드는 590만대의 분량을 차지했다. 허나 폭스바겐의 2014년 1/4분기 이익은 고작 2%를 기록했고, 내년에는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위험성도 여전히 안고 있다. 라이벌인 토요타와 현대가 메인 모델에서 약 8%의 마진을 남기는 것에 비해, 폭스바겐 브랜드는 마진률에 있어 심각한 문제에 놓인 것이다.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CEO 마틴 빈터콘은 2017년까지 연간 40억 파운드(약 6조 9583억원)의 비용 절감에 들어간다. 더불어 이윤이 적은 모델을 없앨 예정이다. 예를 들면 이오스(EOS)의 경우 지난 해 단 7,651대가 팔렸을 뿐이다. 더불어 씨티카 업!(UP!)과 변형 모델 또한 정밀 조사에 들어간다. 업!의 바탕이 되는 NSF 플랫폼이 비쌀 뿐더러, 폭스바겐, 슈코다, 세아트를 모두 합쳐도 연간 20만대 아래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향후 2년간 폭스바겐 그룹에는 제품 개발, 생산 비용 등 합리화를 위한 광풍이 몰아칠 것이다. 이 때문에 합병이나 인수 등은 당분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런던 ISI의 자동차 시장 분석가는, 폭스바겐이 2020년에 연간 1,180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폭스바겐이 피아트-크라이슬러를 합병한 상황이었다면, 그 수치는 1,584만대로 늘어났을 것이다. 

폭스바겐의 전략은 FCA의 주주들을 끌어오는 것. 합병 후 신모델 생산 및 개발을 위한 대규모 현금 공세를 펼친다. 예를 들어 뒷바퀴굴림 알파 로메오나, 신형 피아트, 지프가 생산될 수 있었다. 그렇다고 2020년까지 수익성을 보장하는 전략은 아니다. 그럼에도 FCA 주주들은 폭스바겐에 주식을 팔아 현금을 거둘 수 있었다.

피아트 지분의 30%를 유지하고 있는 아그넬리 가(家)의 주식을 거둔다면, 폭스바겐의 전략도 수월했을 것이다. 만일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이 다시 한 번 위기에 빠진다면, 미래의 알파로메오는 폭스바겐 그룹에서 생산될 것이다.

아무튼 다시 지금을 돌아보자, 폭스바겐 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제조사의 자리를 두고 토요타와 싸우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아우디와 포르쉐라는 걸출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갖고 있기에, 중심 브랜드인 폭스바겐의 낮은 이윤성에도 버틸 수 있다.

폭스바겐은 다시 거대 합병 계획을 수립해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로 거듭날 수 있겠지만, 앞으로 몇 년간은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폭스바겐 그룹, 1대당 평균 이익율

폭스바겐 617 유로 (약 85만원)
아우디 3725 유로 (약 516만원)
슈코다 726 유로 (약 100만원)
벤틀리 15272 유로 (약 2,118만원)
포르쉐 16645 유로 (약 2,308만원)
세아트 -307유로 (약 42만원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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