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과 경제성 강화한 포르쉐 파나메라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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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과 경제성 강화한 포르쉐 파나메라 디젤
  • 닉 캐킷
  • 승인 2014.05.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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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파나메라 디젤에게는 시간이 야속했다. 포르쉐가 오랫동안 준비해 지난해 말에 파나메라 디젤을 내놓기까지, 다른 고가의 슈퍼 세단과의 비교는 거의 무의미하게 비쳐졌다. BMW 125d조차 가볍게 시속 100km에 더 빨리 이르렀다. 포르쉐 기술자들이 한동안 그들이 계속 사용했던 V6 3.0L 엔진에 공을 충분히 들이지 않았다는 것은 비밀이었다. 필요는 하면서도 그저 그런 엔진이었지만, 평가는 좋지 않았고, 자신감은 약해졌고, 이렇게 큰 포르쉐가 200마력대의 출력을 내어서는 안 된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조금 꼼꼼히 살펴보면, 후속 모델에서는 그런 점들이 개선되었다. 수치로 보면, 개선된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다듬어진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300마력의 힘을 뒷바퀴로 전달하게 되었다. 20퍼센트라는 놀랄 만한 출력 상승은 고전적인 방식으로 실현되었다. 작동하는 부품들을 분해하고 더 낫게 새로 만들어서, 이전 모델과는 수치만 그대로 유지한 것이 분명하다. 크랭크샤프트와 피스톤을 바꾸었고, 0.5바가 더 높아진 부스트 압력으로 작동하는 수랭식 터보차저가 정확히 10.2kg‧m 높은 토크를 1,750rpm부터 발휘하도록 돕는다.
 

보닛 아래에 이루어진 이 모든 추가 사항과 성능 향상을 위한 작업은 성능과 관련된 수치를 끌어 내리는 역할을 한다. 파나메라 디젤은 시속 100km까지 이르는 속도가 1초 가까이 더 빨라졌는데,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을 실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면, 엔진은 2톤에 가까운 무게를 움직이기까지 훨씬 더 적은 시간을 소비하고, 4단까지 기어비를 의도적으로 짧게 만들어 이전까지 고분고분했던 가속 특성은 훨씬 더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토크 밴드가 비교적 좁지만(수치상으로는 2,500rpm에 이를 때까지만 충분히 이어진다), V6 엔진이 내는 강력한 힘은 4,000rpm에 이를 때까지 급격하게 약해지지는 않는다. 소리를 통해 더욱 두드러지는 새로운 수준의 기계적 세련미와 더불어, 정확히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가속을 오래 유지하고 싶을 만큼 훨씬 더 재미가 있다.
 

그런 점은 포르쉐라면 어떤 차든 지녀야 할 기본적인 장점이고, 비록 계속해서 쓰고 싶을 정도로 대단히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신형 디젤 모델은 수시로 손가락으로 변속 패들을 조작하게 부추길 만큼 훌륭하다. 이는 엔진보다는 자동변속기의 문제다. 듀얼 클러치 방식 PDK와는 달리, 팁트로닉의 수동 변속 기능은 윗단과 아랫단 중 어느 쪽으로 작동하든 더딘 경향이 있고, 자칫 잘못해서 엔진 회전 한계에 이르면 구동계가 혼란을 일으키기 일쑤다. 다행스럽게도 변속기 자체는 기어비를 탁월하게 구성했고, 스포트 모드에서는 V6 엔진으로부터 거의 최상의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당연히, 그런 파워트레인이 담겨 있는 파나메라 디젤은 엔진이 내뿜는 출력을 전혀 문제없이 최대한 활용한다. 디젤 모델에는 이제 포르쉐의 토크 벡터링 플러스 시스템이 기본 장비가 되었고, 앞뒤 스태빌라이저 바는 약간 더 단단해져서 파나메라 디젤도 휘발유 엔진 모델만큼 매끄러운 주행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 다만 지능형 PASM 시스템이 쓰이면서도 차체는 기본 상태인 컴포트 모드보다 좀 더 단단한 설정을 선택해야 움직임이 뚜렷하게 더 나아진다.
 

특히 파나메라 디젤의 거침없는 주행 특성을 비롯해 모든 사항을 고려해보면, 국도를 가뿐하게 소화하며 고속도로를 대륙횡단 고속철도처럼 내달리는 절묘한 능력은 여전히 파나메라를 구매해야 할 가장 훌륭한 이유다. 이전과 매우 비슷한 효율(차의 크기를 감안하면 169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15.6km/L의 연비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수치다)을 지닌 파나메라 디젤은 진취성을 더해 더욱 좋아진 것이 분명하다.

물론, 카이엔에 올라간 V8 디젤 엔진과는 달리 개선된 V6 엔진은 포르쉐에 합당한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다. BMW와 아우디는 6만5천269파운드(약 1억1천370만원)에서 시작하는 이 모델의 기본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더 빠른 대안들을 내놓고 있다. 파나메라 디젤은 그 가운데에서 만만찮은 경쟁자 자리를 차지해왔지만, 우리가 좋아했을법한 결정타를 날리지는 못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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