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페라리, 458 스페치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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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페라리, 458 스페치알레
  • 스티브 서트클립
  • 승인 2014.01.2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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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의 하드코어 버전, 위대한 페라리의 반열에 들다

페라리가 458 이탈리아의 더욱 강력한 버전을 내놓았다. 더 가볍고 더 빠른 이 페라리의 이름은 458 스페치알레(Speciale). <오토카>의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이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운전자와의 강한 유대감은 여전했다.

458 스페치알레(Speciale)는 지금까지 페라리가 만든 V8 미드십 스포츠카 중 가장 빠르고, 최첨단을 걷는 차다. 뿐만 아니라 운전성능이 가장 재미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기자가 아니라 페라리가 직접 한 말이다. 따라서 F40 소유주라면 주목할 만하다. 스페치알레의 가격은 20만8천 파운드다.(약 3억6천만원) 하지만 가격에 상관없이 지금까지 영국에 등장한 가장 짜릿한 로드카 중 하나다.

왜? 스페치알레는 기본형 458 이탈리아가 하는 거의 모든 것을 해낸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출력에서 20%를 넘어선다. 따라서 훨씬 빠르고 훨씬 요란하다(바깥이 아닌 실내에서). 코너를 한층 정확히 돌아나간다. 내가 볼 때는 목덜미의 머리카락을 곤두세우는 것 이상이다. 아예 싹둑 잘라버릴 정도로 모골이 송연하다.
 

가볍게 손질했지만, 여전히 디자인은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다. 그 안에는 신기술이 가득하다. 전부라고 할 수는 없어도 대부분의 기술이 운전자, 차, 도로가 빚어내는 상호작용을 부추기는 용도다. 솔직히 스페치알레는 위대한 페라리 중 하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위대한 페라리는 많지 않았다.

가장 탁월한 장비는 새롭게 추가된 사이드슬립 앵글 컨트롤 시스템(SSC)이다. 마네티노 세팅에 추가된 완전 신형 시스템이다. ESP를 완전히 걸어둬도 가볍게 차체를 미끄러트릴 수 있다. 9000rpm에서 605마력을 뿜어내는 엔진은, 코너 출구에서 과도한 출력을 쏟아내 위험을 부른다. 하지만 SSC는 이럴 때 최고의 실력을 발휘한다. 적당한 오버스티어와 완벽한 그립 주행을 오가며 최적의 주행을 선사한다.
 

SSC는 코너를 돌 때 가장 알맞은 타이어 슬립, 스티어링 앵글, 드로틀과 엔진 회전수를 결정한다. 그 다음 최적의 코너링을 만들기 위해 엔진 회전수를 조절하고 E-디퍼렌셜을 여닫는다. GPS를 쓰는 것은 아니다. 대신 0.002초마다 차를 감시하고 그에 따라 반응한다.

레이스(Race) 모드에서는 뒷타이어를 노면에 붙인 듯, 절대 미끄러지지 않는다. 한데 CT 해제(CT OFF) 모드에 들어가면 드라이버가 적절한 반대 록을 걸었느냐를 탐지한다. 그럴 때 코너 출구에서 상당한 오버스티어를 허용한다. 이때 가속 페달을 지나치게 밟지 말아야 한다. 오버스티어가 지나치거나, 스티어링 조작이 없거나, 가속 페달을 너무 밟았다면- 매끈하게 엔진 출력을 줄여 차체를 잡는다. 그러나 차가 드라이버를 압도한다는 느낌은 결코 들지 않았다. 대체로 드라이버가 슬라이드를 상큼하게 잡아나가는 느낌이 들 뿐이다.
 

코너에 들어갈 때 드라이버를 대신해 제동을 걸어주는 일은 없었다. 어느 코너의 정점에서나 방향을 잡는 것은 차가 아니라 운전자다. 하지만 스핀을 일으킬 염려 없이 SSC가 좀 더 힘차고 빨리 액셀을 작동할 수 있게 유도했다.

모든 안전 시스템을 해제하면 완벽하게 옆으로 미끄러지며 마침내 스핀을 일으킬 수 있다. 페라리에 따르면 스페치알레는 절대 다수의 드라이버에게 훨씬 빠른 스피드와 스릴을 안겨준다. 전직 F1 드라이버인 마르크 헤네마저 SSC 시스템을 가리켜 “대다수 코너, 특히 고속 코너에서 나만큼 잘 빠져나간다”라고 말했다.
 

스페치알레의 4.5L 엔진은 페라리가 지금까지 만든 논 터보 엔진 중 최강이다. 기반은 458 이탈리아와 같지만 손을 많이 댔다. 상상을 초월하는 14:1의 압축비에 회전한계는 9,000rpm이다. 모든 영역에서 기본형 458보다 더 큰 출력과 토크가 터져 나온다. 그래서 458 이탈리아의 성질과는 크게 다른 느낌이다.

출력의 전달이 더욱 절박하고, 어디서나 대담하게 몰아붙인다. 공차중량도 기본형보다 90kg나 줄었다. 경주용 버킷시트부터 윈드실드까지 일제히 무게를 줄였다. 그 결과 도로와 트랙에서 기본형 458 이탈리아를 멀리 따돌리는 걸작이 태어났다.
 

업그레이드에 사용된 부품 중 하나는 하이퍼카 ‘라 페라리’에서 가져온 브레이크도 들어있다. 변속기의 속도도 향상됐다. 가속 시 기어 변경은 20%, 감속 시 기어 변경은 40%나 빨라졌다. 공력성능(상하좌우의 기류를 개선해 공기저항을 줄이고 다운포스를 강화했다)과 서스펜션도 개선됐다. 게다가 새로운 주문형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컵 2 타이어를 신었다.

따라서 스페치알레 앞에서 458 이탈리아는 좀 옛날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역동성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스페치알레로 총공세를 펼 때는 기본형 이탈리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광기가 펼쳐져 나온다.
 

하지만 부드럽게 달릴 때는 기본형 458 이탈리아처럼 세련된 매너를 자랑한다. 승차감은 뻣뻣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우리는 이탈리아의 시골길에서 이 차를 몰았다. 스티어링의 버튼으로 딱닥한 댐퍼를 누그러뜨려 승차감을 부드럽게 바꿨다. 시골길을 달릴 때도 분명히 견딜 만했다.

스페치알레는 새로운 차원의- 순수한 운전 재미를 노린다. 그 어느 때보다 매끈하게 바람을 타고 달렸다. 가벼운 전자지원을 받아 한계로 치달아도 겁먹지 않는, 드라이빙의 묘미를 살렸다. 그거야말로 이 차의 가장 위대한 자산이다. 지극히 빠르고 운전하기에 짜릿하면서 동시에 쉽게 조작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차.

스페치알레를 몰 때는 싸워야 할 이유가 없다. 운전에는 오직 순수한 즐거움만이 가득할 뿐이다. 그래서 궁금하다. 점차 몰입의 경지에 깊숙이 들어가는 매혹적인 메이커 페라리가 다음에 어떤 걸작을 몰고 나올까?

글: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FERRARI 458 SPECIALE
0→시속 100km 가속: 3초
최고시속: 325km
복합연비: 8.5km/L(유럽기준)
CO₂ 배출량: 275g/km
무게: 1395kg
엔진: V8, 4497cc, 휘발유
구조: 세로, 미드, RWD
최고출력: 605마력/9000rpm
최대토크: 55kg·m/6000rpm
변속기: 7단 듀얼 클러치 자동
연료탱크: 86L
트렁크: 230L
휠(앞/뒤): 9J×20in/11J×20in, 단조 알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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