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COMFORTABLE WITH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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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COMFORTABLE WITH POWER
  • 최주식
  • 승인 2013.11.0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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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M550d xDrive는 우리가 고성능 BMW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뒷모습이 날씬해진 뉴 GT는 럭셔리 그랜드 투어링의 가치에 더 다가섰다. 더블데이트는 즐겁지만 선택은 힘겹다

두 개의 차 키가 손에 들려 있다. 하나는 BMW 뉴 M550d xDrive 그리고 뉴 GT 30d. 당연한 얘기지만 두 대의 차를 동시에 몰고나갈 수는 없다. 당신이라면 어느 차에 먼저 오를 것인가. 나는 M550d를 먼저 고른다. 오리지널 M은 아니고 M 퍼포먼스 패키지일 따름이지만 M이라는 상징을 외면하긴 어렵다. 관념을 이미지로 나타내는 것이 상징이라면 M에 이르러 이미지가 관념이 된다. 그 관념은 고성능 이미지다.

BMW 5시리즈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하나의 현상이자 동급 클래스의 벤치마크다. 벤치마크가 되는 대상은 늘 따라오는 경쟁자를 상대해야 한다. 경쟁자가 따라잡으려는 순간 한발 더 앞서 나가야 하는 것, 이것이 벤치마크의 운명이다. 풀 모델 체인지 또는 페이스리프트는 그 운명의 과정일 것이다. 현형 6세대 5시리즈는 2010년에 나왔고 이번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변화의 포인트는 섬세한 변경을 거친 디자인과 효율성을 향상시킨 엔진. 키드니 그릴 주변으로 윤곽선이 새로 추가되었고 사이드미러에 LED 방향지시등이 통합되었다. 헤드라이트와 테일라이트에 LED 라인을 넣어 그래픽이 변경되었고 범퍼도 많이 변했다. 518d 트림이 추가된 것도 뉴스다. 기존 520d에 사용되던 2.0L 터보 디젤 엔진을 디튠해 최고출력 143마력, 최대토크 36.8kg․m의 힘을 낸다.

M550d xDrive는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모델이다. 모델명만 보면 5,000cc 이상의 엔진이라도 얹은 것 같지만 실제는 V6 3.0L 디젤 381마력 엔진이다. 최대토크가 75.5kg․m로 3.0 엔진으로는 예사롭지 않다. 381마력이라는 수치 역시 마찬가지. 괜히 M 마크를 단 것은 아닐 것이다.

강력한 파워의 비결은 터보차저 3개를 단 M 트윈파워 터보 기술. 효율과 성능을 모두 잡기 위한 BMW의 이피션시 다이내믹스 전략은 전통의 자연흡기 대신 터보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공기 흐름이 빠른 트윈 스크롤 타입에 터보를 하나 더 달아 저속에서의 응답성을 끌어올린 것. 터보랙이 발생할 여지를 아예 없애버린 셈이다. 여기에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을 더해 반응이 빠르다는 게 포인트.

달리기 시작하면 터보에서 흔한 지체현상을 느낄 수 없다. 그리고 이어지는 활기찬 가속은 마음을 앞선다. 2,000rpm에서 이미 최대토크가 나오고 4,000rpm에서 최고출력이 발휘된다.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4.7초. 너무 빠른 가속은 너무 매끄럽게 이루어져 무언가 아쉬움을 준다. 날카롭고 풍부한 고회전의 자연흡기가 그리운 것일까.

M550d xDrive는 M 스포츠 패키지를 적용한 모델이다. 범퍼 아래 두툼한 에어댐과 사이드 스커트, M 스포츠 서스펜션을 적용해 10mm 낮아진 차체와 20인치 M 알루미늄 휠로 스포티한 인상을 물씬 풍긴다. 앞으로 짧은 오버행은 바퀴를 감싸는 구조로 날렵한 이미지다. 옆에서 보면 에어 인테이크가 두드러진다. 실내에서도 럼버 스포트로 날을 세운 스포츠 시트와 M 전용 가죽 스티어링 휠, 알루미늄 헥사곤 트림이 반짝인다. 봉긋하게 날을 세운 리어 스포일러가 패션과 더불어 공력성능을 높인다.

xDrive는 코너링에서 한층 트랙션이 안정된 느낌을 준다. 코너를 빠르게 감아나갈 때 확실히 오버스티어를 줄여준다. 입체적으로 작동하는 터보는 속도를 줄였다 다시 가속할 때 스트레스가 없다. 시원함을 넘어 짜릿함을 준다. 자동 8단 변속기는 빠르고 정밀하게 변속이 이루어지고 코스팅 기능이 더해진 시프트 패들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 뱅앤올릅슨 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은 M550d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지만 여유롭게 달리는 GT에 더 잘 어울리는 장비가 아닐까.

뉴 GT는 예전 다소 뚱뚱해보이던 뒷모습이 한층 날씬해진 느낌이다. 쿠페 스타일의 루프 라인에 테일게이트를 맞추면서 자세가 낮아진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트렁크 용량이 늘어났다. 스타일을 다듬으면서 그랜드 투어링(그란 투리스모라 부르지만)이라는 본연의 콘셉트에 충실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뉴 GT는 모두 럭셔리 라인. 풀 LED 헤드라이트와 하만 카돈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도어 소프트 클로징 기능이 적용되는 라인이다. 앞 에어 인테이크 크롬 라인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계기판 그래픽은 같지만 스티어링 휠, 그리고 센터 페시아 가운데 수납함이 있는 것이 다르다. GT에 맞춘 구성이다. 듀얼 컵홀더 아래 키를 세워 꽂을 수 있는 장치는 M550d에만 있다.

사이즈가 커진 i드라이브 컨트롤러는 당연하지만 같다. 다루기가 한결 쉬워졌고 터치감도 좋다. 역시 같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언제나 감탄하는 기능이다.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은 여전히 안 잡히는 부분이 있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스톱-스타터는 빠르게 반응해 위화감을 줄인다. 연료효율은 높아진다.

시승차는 30d. 직렬 6기통 3.0L 트윈파워 터보 디젤 258마력을 내고 최대토크 57.1kg․m이 1,500rpm에서 터진다. 거의 출발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셈이다. M550d보다 파워는 떨어지지만 그 자체로 힘이 모자라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 서두르지 않지만 탄탄한 힘이 전해진다.

GT는 세단보다 약간 높은 차체로 타고내리기가 한결 쉬운 느낌을 준다. 대신 운전 자세가 약간 높아지므로 스포티한 성격은 그만큼 떨어진다. 아무래도 장거리를 안락하게 주행하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힘이 모자라지는 않지만 파워풀한 것은 아니다. 그저 힘을 내야 할 때 필요한 힘을 부족하지 않게 낸다. 핸들링은 날카롭지는 않지만 정교함을 유지한다. 좀 더 긴 차체와 무게를 의식하지 않고 원하는 라인을 따라 나간다. 사뿐한 감각이다.

GT의 진가는 아무래도 뒷좌석에서 찾을 수 있다. 일단 뒷좌석에 앉으면 7시리즈보다 넓다는 느낌을 받는다. M550d의 뒷좌석도 좁지는 않지만 순식간에 좁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뒷좌석 시트는 앞으로 73mm 슬라이드 되고 등받이는 33도 각도 내에서 조절할 수 있다. 뒤쪽 파티션의 잠금을 풀면 시트와 함께 앞뒤로 이동할 수 있어 트렁크 용량이 500L에서 650L까지 늘어난다.

뒷좌석 시트를 모두 눕히면 1,700L까지 적재공간이 커진다. 리어 범퍼 아래 발을 집어넣어 테일게이트를 열 수 있는 컴포트 엑세스 기능도 가능하다. BMW는 갈수록 모델이 세분화되고 있다. 어떨 땐 어지럽기도 하지만 세분화하면서 그 성격을 잘 살려나간다는 게 BMW의 장점이라는 생각이다. GT와 같은 새로운 영역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이 BMW의 실력이지만 달리기의 재미는 M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뭐든 하면 끝장을 보는 것이 BMW 스타일인 듯하다.

효율성의 추구도 집요하다. 뉴 5시리즈에 얹힌 모든 엔진은 내년 9월 발효예정인 EU6 배기가스 기준을 이미 충족한다. 국내에서는 ‘저공해자동차 2종’으로 분류되어 공영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니 놀랍다. 국내에서 5시리즈의 베스트셀러는 520d이지만 M550d와 GT를 통해 5시리즈의 다양한 변주를 본다. 5시리즈의 매력은 그만큼 폭이 넓다. 아무튼 더블데이트는 즐거웠고, 선택을 생각하면 힘겨운 순간이 왔다.

처음에도 그랬고 결론적으로 마음을 끄는 것은 M550d라는 것을 숨길 수는 없다. 그런데 다시금 두 개의 키를 내밀면 주저하게 된다. GT의 여유, 그리고 뒷좌석에 탈 가족을 생각하면 그렇다. 이 같은 고민을 던져주는 것, 그래서 BMW는 영리하다.

글: 최주식, 사진: 이근영(프리랜서)

BMW NEW M550d xDrive
가격: 1억2천990만원
크기: 4910×1860×1454mm
엔진: V6, 2993cc, 트윈 파워터보, 디젤
최고출력: 381마력/4000~4400rpm
최대토크: 75.5kg·m/2000~3000rpm
0→시속 100km 가속: 4.7초
최고시속: 250km(제한)
복합연비: 11.7km/L
CO₂ 배출량: 171g/km
변속기: 8단 자동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멀티 링크
브레이크: 모두 V 디스크
타이어(앞,뒤): 265/35 R20, 295/30 R20

BMW NEW GT 30d
가격: 8천100만원
크기: 5004×1901×1559mm
엔진: 직렬 6기통, 2993cc, 트윈 파워터보, 디젤
최고출력: 258마력/4000rpm
최대토크: 57.1kg·m/1500rpm
0→시속 100km 가속: 6.2초
최고시속: 246km
복합연비: 13.9km/L
CO₂ 배출량: 142g/km
변속기: 8단 자동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멀티 링크
브레이크(앞/뒤): V 디스크/디스크
타이어(앞,뒤): 245/45 R19, 275/40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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