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체어맨 W 보우 에디션, 쇼퍼 드리븐의 기능을 강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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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체어맨 W 보우 에디션, 쇼퍼 드리븐의 기능을 강화하다
  • 오창식
  • 승인 2013.06.13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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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SUV 모델들의 좋은 성적표로 자신감을 회복한 쌍용자동차가 이제 플래그십 세단의 라인업 강화로 상위계층 공략에 나섰다.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리무진 버전인 체어맨 W 서밋과 기본 휠베이스에 보우(BOW)사의 최고급 가죽시트를 더한 체어맨 W 보우 에디션을 출시한 것. 시승차는 체어맨 W 보우 에디션으로, 서밋 모델에서 전동식 확장형 3단 레그레스트와 풋레스트를 제외하고 모든 편의장비를 공유한다.

외관은 전체적으로 유려한 곡선으로 마무리되어 중후한 남성미를 강조했다. 전면부는 세로형 그릴로 포인트를 줬으며 LED 주간주행등이 더해진 오토레일링 HID 헤드램프가 단정하게 자리 잡았다. 리어램프에는 급제동 시 정지램프를 초당 4회 점등하는 ESS(Emergency Stop Signal) 기능을 달았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한결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플래그십 세단답게 공간이 넓고, 곳곳에 원목 느낌의 트림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눈에 띄는 것은 센터 페시아의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하만카돈의 오디오를 품고 있으며, 총 17개의 스피커를 통해 뛰어난 음질을 들려준다. 내부에 달린 하드디스크의 음악파일이나 CD는 재생이 가능하지만, 블루투스를 이용한 스트리밍은 지원하지 않는다. 아울러 센터콘솔 부분의 햅틱 컨트롤러로 간단한 메뉴 조작과 볼륨 조절 등이 가능하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잠들어 있는 엔진을 깨우자 가벼운 숨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정숙성은 뛰어난 편. 시종일관 조용함을 유지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액셀러레이터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 스티어링 휠 왼쪽에 마련된 박스의 버튼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싣자 묵직한 배기음을 내며 육중한 차체를 움직인다. 체어맨 W 보우 에디션에 쓰인 엔진은 3.6L IL6 휘발유 유닛. 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뤄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0kg·m의 힘을 발휘한다. 판문점을 향해 길게 뻗어 있는 자유로에서 2톤이 넘는 무게를 부드럽게 앞으로 밀어준다. 시승차는 여기에 네바퀴굴림 시스템인 4-트로닉을 더해 접지력을 높였다.

속도감응형 스티어링 휠은 저속에서 상당히 부드러운 편으로, 도심에서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속도가 점점 높아짐에 따라 묵직함이 손목을 타고 전해진다. 시속 12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노면소음과 풍절음도 잘 억제되어 안정감을 더해준다. 서스펜션은 굉장히 부드럽게 세팅이 되어 있어 어지간히 거친 노면을 지날 때도 대부분의 충격을 시트까지 전달하지 않는다. 다만 추월 가속 후의 하체 회복력은 더딘 편이다. 다이내믹한 주행에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다. 스포트 모드로 변환해도 그 차이는 크지 않다.

‘보우 에디션’이라는 이름에서 묻어나듯이, 스코틀랜드 보우사의 최고급 가죽으로 시트를 감싼 것이 이번 모델의 핵심이다. 터치감이 상당히 뛰어나고 몸을 맡겼을 때 부드럽게 받쳐주는 느낌이 훌륭하다. 다른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뒷좌석은 철저히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 쇼퍼 드리븐 카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동반석 바로 뒤의 시트는 등받이를 뒤로 기울일 수 있고, 헤드레스트 부분에 필로우를 달아 이동 중에도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전동식 마사지 기능도 제공한다. 가운데 위치한 암레스트에는 컵 홀더와 멀티미디어를 제어할 수 있는 컨트롤러, 그리고 휴대폰을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다.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휴대폰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어, 상당히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블루투스 음악 재생을 지원하지 않는 것과 햅틱 컨트롤러의 역할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 8천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절반 가격의 수입차에도 달려 있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경우에 따라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진정한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의 완성은 사용자를 위한 디테일에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체어맨은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어느 정도 쌓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언제까지 안주할 수는 없는 법. 보우(BOW)사의 최고급 가죽시트를 씌운 것도 변화의 움직임 중 하나다. 쇼퍼 드리븐의 기능을 강화한 것은 좋은데 좀 더 디테일에 신경 쓰는 신선한 변화도 필요해 보인다.

글: 오창식 기자, 사진: 이근영(프리랜서)

SSANGYONG CHAIRMAN W BOW EDITION 4 TRONIC
가격: 8천543만원
크기: 5135×1895×1505mm
휠베이스: 2970mm
무게: 2075kg
엔진: 직렬 6기통 DOHC, 3598cc, 휘발유
최고출력: 250마력/6600rpm
최대토크: 35.0kg·m/4000rpm
복합연비: 7.9km/L
CO₂배출량: 240g/km
변속기: 7단 자동
서스펜션: (앞/뒤 모두)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
타이어: (앞/뒤 모두) 245/45 R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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