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포커스, 1등급 연비와 서스펜션의 포용력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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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포커스, 1등급 연비와 서스펜션의 포용력은 인정
  • 김태천
  • 승인 2013.04.12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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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 수입차 점유율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는 다양한 디젤 모델들의 러시였다. 브랜드 이미지를 등에 업은 수입 디젤 모델들은 수준 높은 정숙성에 뛰어난 연비로 수입차 고객들을 유혹했다. 포드 포커스도 올해부터 이 시장에 동참했다. 바뀐 연비 규정을 적용했음에도 도심과 고속도로 복합 연비가 17km/L인 1등급 연비를 자랑한다.

최근 수입된 포커스 디젤은 듀라토크 2.0L 엔진을 베이스로 트림에 따라 트렌드와 스포츠, 그리고 티타늄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같은 2.0L 엔진이지만 사양에 따라 출력을 구분해 트렌드에 140마력 버전을 스포츠 이상에는 163마력 버전을 얹는다. 이번에 탄 모델은 해치백 스타일에 다양한 옵션으로 무장한 포커스 티타늄이다. 수입된 포커스 중에서 가장 비싼 모델인 만큼 적용된 옵션도 제법 화려하다.

우선 전방의 그릴들은 하이 글로스 블랙에 크롬 바로 치장했고, 테일램프에는 두 줄의 가느다란 LED도 들어가 있다. 야간에 차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발 아래쪽과 도어 트림에 은은한 조명이 들어오는 엠비언트 라이팅이 적용되고, 4.2인치 다기능 디스플레이와 포드 SYNC 기능에 9개의 스피커를 갖춘 통합 멀티미디어 시스템도 포함되어 있다. 전 좌석 가죽 시트에 16인치 10-스포크 알루미늄 휠과 스포츠 서스펜션도 기본이며, 옵션으로 힐 어시스트 및 사이드 커튼 에어백도 추가되어 있었다.

파워트레인은 2.0L 163마력 듀라토크 디젤 엔진과 6단 파워시프트의 조합이다. 무엇보다 올해 수입된 포커스에서는 디젤 엔진을 새로 얹은 만큼, 그에 따른 전체적인 파워트레인의 성능과 잠재력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포드의 2.0L 듀라토크 TDCi(Turbo Diesel Commonrail Injection) 디젤 엔진은 PSA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푸조와 시트로엥은 물론 포드,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그리고 마쓰다까지 널리 사용하고 있는 엔진이다.

3세대 커먼레일 시스템이 적용된 이 엔진은 분사압력이 1,800바의 고압이며, 새로운 피에조-전자식 인젝터를 사용하는데, 각 노즐은 7개의 구멍을 갖고 있으며, 사이클당 6회의 분사가 가능하다. 최근의 디젤 엔진들이 대부분 그렇듯 고압과 정교한 멀티플 인젝션 기능은 공기와 연료의 최적화를 통해 보다 완전한 연소 환경을 만들고 유해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함이다.

또한 요즘은 하드웨어적인 것보다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출력의 범위를 조정하는 추세다. 같은 블록을 가진 동일 배기량의 엔진을 놓고 판매 모델의 성격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통해 엔진을 튜닝해 출력에 차이를 두고 가격을 달리해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메이커 입장에서는 원가를 절감하고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인 이점이 있다.

포드 포커스 엔진 역시 이런 방법으로 140마력과 163마력 버전으로 나누는데, 오늘 탄 차의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3,750rpm, 최대토크 34.7kg·m/2,000~3,250rpm의 힘을 갖고 있다. 두 엔진의 최대토크 차이는 2kg·m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로 가속 시 체감 성능은 누구라도 금방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다르다. 변속기는 6단 파워시프트. 최근 자동차업계에 유행하는 더블 클러치를 가진 세미-오토매틱 기어박스다. 파워시프트의 기본구조는 수동변속기이지만 자동변속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게다가 동력 전달 효율이 높아 기존 자동변속기 대비 연료 효율이 약 10% 정도 우수하다. 파워트레인의 전반적인 성능은 나쁘지 않다. 일단 엔진의 소음은 아이들링이나 정속으로 주행에서는 적당히 나지막해 들어줄 만하고, 큰 힘에 토크 밴드 자체도 넓어 가속력도 아주 좋다. 그런데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막히는 도심이나 주차를 위해 천천히 움직여야 하는 저속 구간에서의 동작은 부드럽지 못하다.

물론 이런 문제는 더블클러치를 사용하는 차들의 공통적인 내용이지만 정도에서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나지막한 엔진 소음에 비해 진동은 더 잡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급가속을 할 때의 진동도 그렇지만, 80~100km 사이로 정속 주행을 하는 동안에도 엔진의 진동이 플로어를 타고 시트로 전달되어 엉덩이를 간지럽게 한다. 분명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은 아니었다.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다고는 하나 핸들링 성격은 무난하다. 예리하거나 정교하게 파고든다는 표현은 이 차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ESP의 부가적인 기능인 토크 벡터링(Torque Vectoring)이 적용되어 있다고는 하나, 실제로 핸들링 반응이 빠르지는 않다. 토크 컨트롤의 효과는 일반적인 레디어 타이어의 특성과 비슷하게 스티어링 입력 시점보다 조금 늦게 나오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아무렇게나 혹은 빠른 속도로 스티어링 휠을 과격하게 돌렸을 때 ESP가 개입되어 차의 모션이 한꺼번에 틀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그 동작 자체만 보면 실질적으로 스티어링 기어비는 큰 것이다. 대신 관용도가 높은 서스펜션 덕분에 급커브에서 마치 차를 던지듯 돌려대는 모션에서도 무던하게 견뎌낸다. 대부분의 노면 조건에서 부담 없이 무난하게 끌고 다닐 수 있는 성격을 지닌 차다.

디젤 엔진을 얹은 포커스 해치백은 가속력과 연비, 포용력이 높은 핸들링 측면은 나름의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 큰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토크나 1등급 연비, 그리고 가격적인 측면을 제외하곤 스타일링을 비롯한 전반적인 상품성에서 경쟁차를 압도할 만한 요소는 여전히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글: 김태천, 사진: 김동균 기자

Ford Focus Titanium
가격: 3천350만원
크기: 4360×1825×1475mm
휠베이스: 2648mm
무게: 1535kg
엔진: 듀라토크 TDCi, 1997cc, 디젤
최고출력: 163마력/3750rpm
최대토크: 34.7kg·m/2000~3250rpm
복합연비: 17km/L
CO2 배출량: 113g/km
변속기: 파워시프트 6단(더블 클러치)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타이어: (앞, 뒤 모두)215/55 R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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