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로드스터, 상식을 벗어난 드롭탑 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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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로드스터, 상식을 벗어난 드롭탑 머신
  • 스티브 서트클립
  • 승인 2013.03.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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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마이애미에서 열렸던 론칭 행사에서 람보르기니의 카리스마 넘치는 회장 스테판 윙켈만은, 아벤타도르 로드스터가 람보르기니의 50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특별한 차라고 설명했다. 유명세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산아가타의 이 슈퍼카 제조업체가 지금까지 만들어낸 차들을 고려해볼 때 그것은 대담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미우라 SV와 여러 버전의 쿤타치 중 대부분이 매우 강력한 경쟁자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벤타도르 로드스터의 실물을 한번 본다면 이 차가 람보르기니의 가장 특이한 창작품이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배트맨이 휴일에 타고 다닐 것 같은, 마이애미의 해변에서 휴가를 보낼 때 탈 것 같은 그런 차…

하지만 로드스터가 그저 외관만 화려할 뿐일 것이라 추측해서는 안 될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세심하게 계획되어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부족한 무르시엘라고 로드스터와는 다르게 이 오픈탑의 아벤타도르는 충분한 자격을 갖춘, 독립된 모델이다. 아벤타도르의 스타일은 독특하며, 쿠페와는 다르게 더욱 외향적 성향을 가지도록 상당한 주의와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다. 카본파이버 플랫폼과 V12 6.5L 엔진, 7단 싱글클러치 기어박스를 쿠페와 공유하지만, 동력학적으로 쿠페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쿠페에 비해 무게가 50kg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로드스터는 나르도 테스트 시설에 있는 핸들링 서킷에서 테스트 드라이버들에 의해 거의 동일한 속력을 냈다고 람보르기니 측은 설명한다. 만약 단순히 지붕만을 제거했을 뿐, 차체의 각 부분을 근본적인 강성의 저하에 따라 알맞게 재조정하지 않았다면, 로드스터는 이런 속력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도로에서의 느낌은 순수하고, 빠르고, 날카로우며, 기본 장착된 더 넓은 지름의 타이어 때문에 쿠페보다 약간 더 정밀한 느낌을 준다. (테스트 카는 옵션으로 21인치 355/25 타이어를 뒤에, 20인치 255/35 타이어를 앞바퀴에 신었다) 람보르기니의 테스터들은 이것이 방향 전환을 할 때 차체 앞부분에 작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그 결과 코너를 느리게 돌 때는 언더스티어가 적게 발생하고, 빠르게 돌 때는 차체 뒷부분의 불안정함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로드스터는 모든 면에서 쿠페보다 날카로운 느낌을 주고, 명성에 걸맞은 밸런스를 갖추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로드스터는 50kg이 더 무겁지만 쿠페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성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지붕이 없다는 것 외에는 쿠페와 다른 점이 없어 보이는데, 대시보드, 계기판, 기어와 좌석까지 모든 것들이 같기 때문에 운전석에 앉아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단조된 두 개의 카본 패널로 되어 있는 지붕은 몇 개의 걸쇠를 풀어 수동으로 들어낼 수 있다. 각 패널의 무게는 겨우 3kg이며, 보닛 아래에 깔끔하게 넣어둘 수 있다. 지붕을 얹으면 그 공간에 다른 짐을 넣을 수야 있겠지만, 그리 실용적인 공간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해 람보르기니측은 ‘이런 차를 쇼핑갈 때 타려고 사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충분히 일리 있는 설명이라고 본다. 하긴 공간이 아예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

꽤나 인상적인 것은 람보르기니의 주장에 따르면 로드스터는 지붕의 탈착 여부와 상관없이 349km라는 놀라운 최고시속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험 주행에서 도달한 최고시속은 257km로 홈스테드-마이애미 고속도로에서 측정한 것이고, 바람으로 발생하는 소음은 괴물 같은 V12 엔진이 내는 소리에 의해 거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낮은 속도로 달릴 때는 람보르기니의 디자이너들과 공기역학 전문가들이 공기의 흐름을 훌륭하게 제어하도록 설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창문을 올리고 작은 칸막이를 올린 상태에서는 시속 약 129km에서도 대화하기에 지장이 없었다. 무르시엘라고 로드스터와는 다르게 야외에서 빠른 속도로 달릴 때 그 개선점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주행하기에 가장 좋은 상태는 지붕을 얹고 칸막이를 친 상태이다. 이 작은 유리 칸막이가 710마력의 V12 엔진이 내는 굉음으로부터 운전자의 귀와 뇌를 보호하는 유일한 수단인데, 이것을 내리게 되면 소음은 매우 극심해진다. 무연휘발유가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소리는 쿠페보다 크긴 하지만 쿠페가 8,500rpm 수준에서 항상 내던 소리보다는 훨씬 순한 느낌이다.

단점은? 공용도로에서의 주행은 스케이트보드처럼 뻣뻣한 느낌이고, 빠르게 코너를 돌 때의 스티어링은 너무 빠르며 심하게 무거워진다. 쿠페를 로드스터로 훌륭하게 변신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아벤타도르는 여전히 크고, 무겁고, 어설픈 기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아벤타도르의 개성일 뿐 운전자는 그런 점을 싫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있다.

현재는 주류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겐 힘든 시기이지만, 람보르기니 같은 회사들은 2013년이 그 반대에 해당할 것이고, 거기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로 아시아 시장이다. 28만8천840파운드(약 5억100만원)라는 로드스터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내년 중순까지의 모든 수량이 판매되었기 때문이다.

믿기 어렵지만, 이것은 거의 30만 파운드(약 5억2천만원)에 달하는 로드스터가 로터스 전체 라인업의 1년 판매량보다 3배나 더 판매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동시에 로드스터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차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로드스터를 통해 빈부의 격차가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통감할 수도 있겠지만 이 차는 그만큼의 자격을 갖춘 차이다.

남들이 쉽게 소유할 수 없는 다이아몬드와도 같은 차이기 때문에, 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우리의 평가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50번째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구입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차라고 할 수 있겠다.

글: 스티브 서트클립(Steve Sutcliffe)

LAMBORGHINI AVENTADOR LP 700-4 ROADSTER
0→시속 100km 가속: 3.0초
최고시속: 349km
복합연비: 6.2km(유럽기준)
CO₂ 배출량: 370g/km
무게: 1625kg
엔진: V12, 6498cc, 휘발유
구조: 미드, 세로형, 네바퀴굴림
최고출력: 710마력/8250rpm
최대토크: 70.4kg·m/5500rpm
변속기: 7단 자동
연료탱크: 90L
트렁크: na
휠(앞/뒤): 9J×20in/ 13J×21in
타이어(앞,뒤): 255/30 ZR20, 355/25 ZR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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