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벤자, 208, 알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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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의 신차 디자인 비평> 벤자, 208, 알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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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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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벤자

토요타의 벤자(Venza)가 국내에서 시판된다. 벤자는 토요타의 미국 연구소에서 디자인하고 설계되어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시판되는 거의 미국 전용 모델이다. 그래서인지 차체가 널찍하다. 대개의 일본차들이 밀도 있는 공간에 비교적 타이트한 차체를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벤자는 미국식 문화에 맞는 차체 크기와 공간을 가지고 있는 모델이다.

사실 자동차라는 제품은 단지 달리는 도구로 보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그것이 사용되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이 말의 의미는 차가 달리는 도로의 조건을 비롯해서, 그 차를 타는 사람들의 생활 패턴과 소비 성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비교적 도로가 좁은 일본의 교통 환경 때문에 일본의 차들은 차폭을 넓게 설계하는 경우가 드물다. 우리 기준으로 중형 승용차로 보이는 모델들 가운데는 소형 승용차만큼의 폭을 가진 경우도 많다. 일본에서 박스형 차가 많은 이유도 좁은 도로와 차고의 크기 등을 고려해 최적의 공간 활용을 위한 것이다.

그런 반면에 동해를 사이에 둔 우리나라의 자동차 문화는 오히려 미국에 더 가까운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건 물론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자동차 문화는 우리의 그것과는 또 판이하게 다른 점들이 많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동차에서 기대하는 성능, 즉 승차감이 좋다든가 실내가 넉넉하다든가 차체가 커야 한다든가 하는 점에서 일본과는 다른, 미국적인 특징에 가깝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에서 개발된 미국산 일본차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건지도 모른다. 토요타의 중형 승용차 캠리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에 시판되는 캠리는 미국에서 개발되고 생산된 미국산 일본차이다. 일본 국내용 캠리(물론 차 이름은 다르겠지만, 토요타의 중형 승용차를 지칭한 것이다)는 운전석 위치를 왼쪽으로 바꾼 모델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의 중형 승용차들보다 공간이 좁아서 소비자들이 불편하다고 느낄 개연성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공간 활용성이 높은 차로 개발된 미국산 벤자가 국내에 수입된 건지도 모른다. 벤자는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인 디자이너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무릇 자동차는 한두 사람이 디자인하기 어려운 제품이지만, 한국인 디자이너의 손길이 크게 작용했다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벤자의 실내공간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 자동차들의 성향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섬세한 감각의 일본차와는 달리 ‘생활형 자동차’의 느낌이다. 가족들이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차라는 점에서는 잘 만든 차임이 분명하지만, 6기통 3.5L 휘발유 엔진과 녹록치 않은 가격이 과연 국내시장에서 ‘가족용 차’로 얼마나 어필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하다.

푸조 208

푸조의 디자인이 바뀌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이른바 펠린 룩(Feline Look)이라는 이름으로 고양이과 동물들의 이미지를 전면부 스타일에 채용하면서 곡선적이고 볼륨을 강조하는 스타일을 추구했었던 것에서 다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전의 펠린 룩은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로 전면부의 인상을 강조했었다. 그러한 이미지는 유럽에서 보행자 보호법규의 시행과 함께 범퍼의 에어댐 부분이 돌출되고 후드의 완충 공간 확보를 위한 볼륨 강조 디자인으로 상당히 다른 인상을 만들어냈었다.

비록 그렇게 바뀐 이미지였지만, 푸조 특유의 이미지는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약간은 투박해 보이는 이미지로 정교하고 감각적인 일본의 소형 승용차들과 비교하면 그다지 경쟁력이 있는 디자인은 아니었다. 그것이 2000년대 초반 푸조 승용차들의 디자인에 대한 솔직한 평가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푸조를 비롯한 프랑스 메이커들의 디자인이 바뀌고 있다. 아마도 감각적인 일본차들에게 시장을 빼앗겼던 것에 대한 ‘학습효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전의 차들보다 좀 더 세련되고 감각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2011년에 등장한 508을 필두로 해서 푸조 역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 등장한 208 역시 그러한 달라진 푸조의 디자인을 볼 수 있다. 사실 푸조의 소형 승용차는 205가 전성기였다. 약간은 직선적인 디자인이면서도 패스트백 형태의 테일 게이트로 명쾌한 기능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시기에 파리 다카르랠리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당찬 이미지였었다.

새로 등장한 208은 유기적인 곡선과 곡면을 쓰면서도 알맞은 에지를 가미해 방향성이 명확한 특징을 보여준다. 헤드램프 위쪽에 마치 디지털적인 이미지처럼 만들어진 주간주행등은 매우 감각적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C 필러 쪽에 더해진, 꼬리처럼 생긴 크롬 가니시는 소형 승용차로써 감각적인 터치를 가미해 귀여우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해준다. 뒷모습에서는 마치 V자 형태로 경사진 범퍼와 테일 게이트 분할선의 형태에, 그 정점이 모이는 곳에 만들어진 리어 포그 램프는 감각적이면서도 심미안을 가진 프랑스의 예술적 기질이 보이는 디자인이라고 할 만하다.

물론 테일 램프의 옆 부분에 마치 디귿자(ㄷ)처럼 구부린 디자인은 의미가 무엇인지를 한참을 생각해야 할 정도로 파격적인 요소이긴 하다. 그러나 솔직히 의미는 잘 모르겠다. 신형 푸조 208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그동안 조금 투박한 느낌이었던 푸조의 디자인에 감각적 세련미와 창의성이 더해진 모습이다. 유럽 소형차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만하다.

닛산 알티마

닛산 알티마(Altima)는 닛산의 중형 승용차 모델 중 하나이지만, 사실 닛산의 차종 구성이 조금 복잡해서 정확히 어느 계보에 들어가는지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다. 알려지기로는 닛산의 블루버드(Bluebird) 계열이라고 하는데, 알티마는 전반적으로 차체가 커서 닛산의 또 다른 중형차 스탄자(Stanza)보다는 크고 맥시마(Maxima)보다는 작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1세대 알티마는 닛산의 미국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디자인되어 1993년에 나왔다. 곡면을 많이 사용하고 특히 그 시기에는 트렁크가 높은 디자인이 보통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낮은 트렁크로 우아함을 강조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1997년에 등장한 2세대 알티마는 미국에서는 여전히 소형급으로 분류됐는데, 역시 닛산의 캘리포니아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디자인되어, 미국시장 전용 모델로만 개발되었다.
2002년에 등장한 3세대 알티마는 차체 길이가 4,884mm에 휠베이스는 2,799mm로 커져서 완전한 중형 승용차로 자리 잡게 된다. 4세대 알티마는 2007년에 등장하는데 4도어 세단과 2도어 쿠페로 구분되어 개발된다. 세단 모델이 4,800mm 정도의 길이에 2,776mm의 축간거리를 가진 것에 비해 쿠페는 4,600mm 전후의 길이에 2,675mm의 축간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4세대 알티마는 미국시장에서 혼다의 어코드와 토요타 캠리,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기아 옵티마(K5)와 경쟁하는 중형 승용차 모델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새로 등장한 5세대 알티마의 차체 디자인은 이전의 알티마와는 다르게 상당히 역동적인 이미지이다. 헤드램프의 형태는 마치 화살촉을 연상시키는 형태로써 토요타의 캠리가 개성보다는 ‘보통차’를 지향하는 이미지인데 비해 알티마는 개성을 강조하는 느낌이다. 이것은 현대․기아의 쏘나타와 K5가 미국시장에서 개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것과 동일한 맥락으로 보인다.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인지 미국시장에서 신형 알티마의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신형 알티마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보면 층이 올라갈수록 점점 곡선으로 변화되면서 마치 계단처럼 보이게 디자인되어 있다. 이전 닛산 차들의 디자인이 조금 조용한 편이였다면 이제는 보다 공격적으로 바뀐 것이다. 새로운 알티마에 대한 미국시장과 국내시장에서의 앞으로의 반응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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