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마리 토끼를 잡은 크로스 오버, 토요타 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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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마리 토끼를 잡은 크로스 오버, 토요타 벤자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11.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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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방송에서 연리지 나무를 본 적이 있다. 이유야 어찌됐건 사람들은 그 나무를 서로 너무 사랑한 나머지 한 나무가 됐다고 믿는다. 이번에 토요타에서 새롭게 선보인 벤자를 연리지에 비유한다면 과한 표현일까. SUV와 세단의 절묘한 만남. 적어도 벤자를 처음 봤을 때 그런 생각이 든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다른 차종의 장점을 섞어보려는 시도는 계속되어왔다. 왜건이 그러하고, 미니밴도 그 결과물 중 하나이다. 하지만 벤자는 좀 다르다. 미니밴이라 하기에는 좀 낮고, 왜건이라 하기에는 좀 크다.

벤자는 지난 2008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모델로, 토요타가 북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었다. 미국에서 개발된 모델 중에서 시에나와 캠리를 이어 세 번째로 한국 시장을 두드리는 모델이다. 미국 이외에 판매되는 시장도 한국이 유일하다.

이번 시승에 함께한 모델은 3.5 AWD. 토요타는 칼티 디자인센터의 선임 익스테리어 디자이너인 이정우 씨의 손길을 거쳐 한국적인 감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과연 그 한국적인 감성이란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궁금하지만, 토요타의 패밀리룩을 너무 티 나지 않게 잘 녹여낸 모습이다. 언뜻 캠리와 닮은 듯한 얼굴에 LED 주간주행등을 더해 얕잡아 볼 수 없는 인상을 지니고 있다.

내부를 살펴보면 벤자의 진가가 드러난다.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에게도 공간감을 나누기 위해 60:60 공간으로 디자인했다는 실내는 주로 가족으로 예상되는 동승자를 위한 깨알 같은 배려가 숨어있다. 우선 센터콘솔 주변의 수납공간을 보면, 컵홀더 주변으로 간단한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슬라이딩 덮개를 적용해 공간의 활용성을 높였다. 게다가 박스 안에는 12V 전원을 추가했다.

뒷좌석에 앉아보았다. 헤드룸이나 레그룸의 공간도 여유로울 뿐 아니라, 약간이지만 뒤로 기울일 수도 있다. 파노라마 문루프의 경우 앞좌석은 완전 개방이 가능한 것은 물론 뒷좌석도 차와 글라스루프 사이의 덮개를 열어 가을의 따사로운 햇볕을 만끽할 수 있다.

트렁크는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공간 외에도 뒷좌석을 6:4로 접어 더욱 넓게 사용이 가능하다. 뒷좌석을 접기도 쉽다. 트렁크 옆면에 달린 레버를 당겨주면 자동으로 접힌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4:2:4로 나누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키장비 같이 길이가 긴 물건을 싣기 위해서는 좌석 하나를 완전히 버려야 한다.

교통량이 많은 도심지역에서 자유로를 향해 차를 돌렸다. 상당히 큰 덩치임에도 부드럽게 가속을 이어나갔다. 세단의 느낌을 가져온 덕인지 코너에서도 안정감 있게 돌아나간다. 일본차답게 정숙성도 뛰어나 고속에서도 노면소음을 잘 차단해주었다.

사이드미러는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듯 보인다. 구석에 볼록거울을 달았지만, 차의 크기에 비해서는 여전히 작고 사각이 많다. 멀티미디어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맵이 아닌, 국내업체의 맵을 사용해 좀 더 익숙한 사용이 가능했다. 블루투스 오디오 역시 빠른 인식률을 보여주었고 JBL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수준 높은 음질을 들려주었다.

어린 자녀를 여럿 둔 가족이나 레포츠를 즐기는 젊은 층에게도 벤자는 꽤나 매력적인 차임에는 틀림없다. 공간 대비 여유로운 승차감으로 자녀가 잠에서 깨 칭얼댈 일도 줄어들 것이고, 많은 짐을 싣고 떠나는 여행에서도 벤자는 충분히 제 몫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삶의 패턴이 다양해짐에 따라 자동차도 여러 가지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실용성과 안정감.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토요타의 대답은 일단 ‘벤자’다. 과연 벤자가 하나의 세그먼트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두고 볼 일이지만, 일단 기대를 건다.

글: 오창식

TOYOTA VENZA LIMITED
가격 5천200만원
크기 4,800×1,910×1,610mm
휠베이스 2775mm
무게 1,920kg
엔진 V6, 3,456cc, 휘발유
최고출력 272마력/6200rpm
최대토크 35.1kg‧m/4700rpm
복합연비 8.5km/L
CO2배출량 209g/km
변속기 6단 자동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브레이크 V디스크
타이어 245/50 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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