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F타입, 초심으로 돌아간 재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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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F타입, 초심으로 돌아간 재규어
  • 아이오토카
  • 승인 2012.11.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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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순간을 앞으로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이다. F-타입을 처음 보고 있기 때문이다. F-타입은 영국의 명문 브랜드를 다시 스포츠카 엘리트로 돌려놓은 새롭고 ‘순수한’ 재규어 스포츠카. 재규어는 1974년 아이콘인 E-타입의 판매를 중지하면서 그 자리를 떠났었다.

신형 F-타입의 스타일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그 존재감은 너무나 당당하고, 스포츠카의 그릴과 트렁크 뚜껑에 달린 재규어 배지는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인다. 때문에 재규어가 윌리엄 라이언스의 클래식을 되살리는 데 거의 40년이 걸린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기다림은 거의 끝났다. 2000 F-타입 컨셉트카를 양산하는데 실패하고 12개월 전 극찬을 받은 C-X16 컨셉트도 잠들었다. 그 뒤를 이어 오래 기다렸던 E-타입 후계차가 누구나 살 수 있는 양산차의 모습으로 지난 파리모터쇼에서 베일을 벗었다. 내년 5월까지 쇼룸에 나올 예정. 먼저 소프트톱 컨버터블이 나오고, 18개월 뒤 쿠페가 등장한다.

길이 4,470mm인 F-타입은 크기가 포르쉐 복스터와 911 중간. 대체로 가격도 그런 범위여서 5만8천500(약 1억500만원)~7만9천950파운드(약 1억4천400만원). 재규어는 F-타입의 독특한 위치에 자신만만하다. 따라서 스포츠카 부문에서 새로운 틈새를 찾아냈다고 굳게 믿는다.

2인승 F-타입은 처음에 슈퍼차저 V6과 V8 가솔린 엔진을 내놓는다. 각기 8단 ‘퀵쉽트’ 자동박스와 짝을 짓는다. 초강력 F-타입 V8은 0→시속 96.5km 가속에 4.2초에 최고시속 300km. 재규어 경영진에 따르면 성능 면에서 엔트리급 F-타입의 출발점은 XKR-S. 지금까지 나온 가장 예리한 재규어. 거기서 한층 높은 단계로 나아간다.

E-타입의 성능을 뛰어넘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았다. F-타입과 그 직계혈통을 비교하면 으레 그 외형으로 압축됐다. 최신 창작품을 설명하면서 재규어 디자인 이사 아이언 캘럼은 필연적인 E-타입과의 대비를 제일 먼저 민감하게 다뤘다.

“내가 이 차를 디자인할 때 재규어의 역사를 아주 예리하게 의식했다” 캘럼의 말. “E-타입의 모든 디테일을 날카롭게 의식하고 있고, 이 차를 사랑한다. 2인승 스포츠카를 만드는 거야 말로 재규어의 정당한 위치다. 그 역사가 이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나에게 큰 자신감을 줬다. 이 디자인을 E-타입과 비교하고 싶다면 그래도 좋다. 하지만 우리 목표가 아니었고, 내 마음에도 없었다. F-타입은 역사적인 기록에서 독자적인 위상에 따라 평가되기를 바란다. 이건 재규어 F-타입이다”

F-타입의 존재와 드라마는 무시할 수 없다. 놀랍게도 C-X16 컨셉트에서 변함없이 넘어왔다. E-타입을 연상시키는 일면이 있다. 가령 대합조개 보닛, 유선형 테일과 테일램프 디자인을 들 수 있다. 한데 이 차는 독자적인 정체를 가진 지극히 다른 타입의 재규어 스포츠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먼저 F-타입은 타원형 앞 그릴이 없는 첫 재규어 스포츠카다. “나는 그 디자인에 끌렸다” 캘럼의 말이다. “하지만 디자인 작업은 흐름을 타야 한다” 그 결과 한층 날선 네 귀퉁이가 있는 ‘입’이 나왔다. 제일 먼저 C-X75와 C-X16 컨셉트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서 F-타입에서는 아주 현대적 재규어의 형상을 빚어냈다.

한 쌍의 ‘상어 아가미’ 공기흡입구는 F-타입의 성능을 암시하고, 메이커가 말하는 “리어뷰 미러 인식”을 제공한다. 뒤로 쓸어 넘긴 가느다란 헤드램프는 이 차의 형태를 길게 따라간다. 그릴에서 시작하여 좌우 양쪽으로 ‘심장선’의 일부가 된다. 앞 윙을 넘어 도어 라인으로 내려가 뒤 윙으로 사라진다.

F-타입의 뒤쪽은 E-타입에 경의를 표하는 자리랄 수 있다. 잔잔하게 흘러내리는 테일이 가장 눈에 띈다. 한데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남김없이 철저하게 현대적이다. 뒤 LED 램프는 윙을 감싸고 돌아간다. 디퓨저 하나가 있고, 거기에 배기관이 들어간다. V6 F-타입은 쌍둥이 중앙 파이프이고, V8 모델은 분할형 4 파이프다. 숨은 스포일러도 시속 100km 이상이면 뒤쪽에서 솟아난다. 그리고 시속 65km 아래로 떨어지면 다시 내려간다.

아울러 트렁크 뚜껑에도 재규어 배지와 함께 이름이 적혀있다. 재규어는 누가 이 차를 만들었느냐를 목청껏 외치고 있다. 캘럼은 F-타입이 지금 4개로 강화된 모델 라인업의 “황소눈”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F-타입은 옆모습이 날씬하고 우아하다. 앞 엔진, 뒷바퀴굴림 레이아웃이 전통적인 긴 보닛/짧은 오버행 프러포션을 보여준다. 컴팩트한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옆모습이다. 911보다 겨우 21mm 짧지만 크기는 복스터에 가깝다. 실제로 F-타입은 복스터보다 128mm나 더 길다. F-타입은 복스터보다 겨우 4mm 높아 1,296mm이기 때문에 그런 인상을 받는다.

너비에서 F-타입은 라이벌과 단연 차별화된다. 1,923mm로 911보다 115mm나 더 넓다. 최신 ‘991’ 세대보다 더 넓은 데도 그렇다. 캘럼에 따르면 너비는 디자인보다 섀시의 요구에 따랐다. 이런 기술적 요구가 캘럼을 도왔다. 낮고 넓은 스탠스 덕분에 F-타입은 시각적으로 한층 대단한 드라마를 연출했다.

실은 F-타입의 하체가 너비를 좌우했다. 더 크고 더 비싼 XK에 쓰인 완전 알루미늄 모노코크 구조를 바탕에 깔았다. 백색보디 261kg을 포함한 구조가 최경량 1,597kg의 차체를 빚어냈다. 기본형 XK 5.0 V8보다 63kg나 가볍다. 하지만 여전히 최경량 911보다 207kg, 최경량 복스터보다 252kg이나 무겁다. 길이에서 F-타입은 XK보다 324mm나 짧고, 휠베이스는 130mm 줄어 2,622mm. 그 휠베이스는 가장 작은 스포츠카보다는 길다. F-타입은 세로놓기 앞 엔진을 쓰기 때문이다.

하체는 익숙하다. 하지만 완전히 달리 손질했다. 이 프로그램의 수석 엔지니어 러스 바니에 따르면 F-타입에 맞춰 XK의 수많은 요소를 손질했다. “그래서 F-타입은 완전신형으로 볼 수 있다” F-타입에서 운전석은 XK보다 20mm 낮고, 그에 따라 무게중심이 상당히 내려갔다. 비틀림 강성은 심지어 XKR-S보다 10% 올라갔다. 게다가 횡강성은 기본형 XK에 비해 30%까지 뛰었다.

완전 알루미늄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을 네 바퀴에 모두 썼고, 스티어링 랙은 지금까지 나온 재규어 중 가장 빠르다. 지름 380mm에 이르는 브레이크 디스크는 크기 20인치 휠까지 감당할 수 있다. 기계식 제한슬립 디퍼렌셜이 F-타입 S에 들어왔고, 액티브 전자 디퍼렌셜은 F-타입 V8 S와 짝 지었다. 론치 컨트롤이 S 모델의 또 다른 자랑거리. 그중에도 안정과 트랙션 컨트롤 등 전자보조장치 모두가 기본이다.

“근본적으로 위대한 스포츠카는 재미있기 때문에 운전하고 싶어 안달하는 차다” 재규어의 차량통합(운전 성능) 수석 엔지니어 마이크 크로스의 말. “그리고 F-타입은 운전성능의 결정판이다. 스티어링 반응, 스로틀과 브레이크가 단연 즉각적이다. 밑바닥에 깔린 알루미늄 구조강성 덕분에 작업이 쉬웠다” 크로스팀은 이 차의 승차감을 엄격하게 규정했다. “직접 개입하여 철저히 살릴 수 있는 핸들링. 그러면서도 승차감은 결코 거칠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재규어는 F-타입의 노멀(Normal) 모드를 일상생활에 쉽게 쓸 수 있도록 조율했다. 하지만 다른 재규어처럼 다이내믹(Dynamic) 모드도 갖췄다. 스로틀 반응을 날카롭게 다듬고, 스티어링 중량을 늘리며, 기어변환 반응을 개선한다. 따라서 전자장비가 구출하러 덤벼들기 전에 슬라이딩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아울러 적응형 댐퍼가 F-타입 S와 V8 S 모델에 들어와 다이내믹 모드를 한층 예리하게 조정한다. 다이내믹 모드에서 F-타입은 이전의 재규어에서는 볼 수 없는 수준의 주문형으로 다듬을 수 있다.
 
이로써 모드를 선택할 때 어느 변수를 얼마나 조절할지를 결정한다. 이처럼 조율 가능한 다이내믹 모드는 센터콘솔에 있는 실내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한다. 동시에 F-타입을 트랙에서 몰 때 랩타임과 스플릿 타임을 기록할 수 있고, 스로틀과 브레이크 입력에 더하여 g-포스를 알려준다.

터치스크린은 두드러지지만 업계의 대세와는 달리 실내를 독차지하지 않는다. 캘럼은 운전석을 중심으로 한 “단순하고 자극적이며 친밀한” 실내를 만들고 싶었다. 아울러 신기술을 담은 세련된 스위치와 버튼에도 신경을 썼다. “실내에서 디지털의 세계와 손에 닿는 기계적 세계가 어우러졌다” 캘럼의 말. “F-타입은 구식 기능의 아주 좋은 차다”

실내는 아늑하지만 빡빡하지 않다. 차가 드라이버를 포근히 감싸주는 기막힌 감동을 안겨준다. 손잡이가 달린 높은 센터 터널은 운전자와 동반석 승객을 갈라놓는 구실을 한다. 주요한 조절장치는 모두 쉽게 손에 닿는다. 드라이버가 만지는 모든 장치는 감각이 딱 들어맞았다. 스포츠카는 당연히 그래야겠지만, 작고 굵은 스티어링에서 기어레버에 이르기까지 느낌이 그만이다. 요즘 눈에 익은 재규어의 로터리 다이얼은 사라졌다. “자동박스용 기어레버는 중요하다. 마치 드라이버가 직접 조작하는 느낌이 든다” 캘럼의 말이다.

실내에서 소프트톱을 조작한다. 지난날의 부드러운 토너 커버처럼 하드톱도 검토했었지만 Z자로 접히는 소프트톱을 선택했다. 제일 가볍고 차지하는 공간이 가장 작기 때문이다. 트렁크 공간은 받아들일 만하다. 나아가 어색한 모형에 맞추기 위해 주문형 짐칸을 내놨다. 시속 50km까지 루프를 12초에 올리고 내릴 수 있다.

루프를 내리면 크로스가 말하는 “환상적” 사운드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F-타입 S와 V8 S 모델은 액티브 배기시스템을 달았다. 급가속이나 다이내믹 모드를 선택할 때 배기관 뒤쪽에서 전자적으로 밸브를 조절한다.

이 시스템이 없는 유일한 F-타입은 기본형이다. 이 차는 재규어의 신형 3.0L 슈퍼차저 V6으로 335마력에 45.8kg‧m. 재규어의 5.0L V8을 바탕으로 한 완전 알루미늄 엔진도 F-타입 S에 들어온다. 375마력에 46.8kg‧m. 지금까지 가장 발달한 재규어 엔진에 들어간다. 기통당 4밸브, 배기+흡기 가변 밸브 타이밍과 첨단 스프레이형 직분 시스템을 갖췄다. 루츠형 트윈보텍스 슈퍼차저는 엔진의 V에 들어갔다.

압축비는 10.5로 5.0 V8(9.5)보다 높아 연료소비량과 CO₂ 배출량을 줄인다. 따라서 기본형 F-타입은 연비 13.3km/L과 CO₂ 배출량 209g/km. 0→시속 96.5km 가속에 5.1초 그리고 최고시속은 259km다. 한편 F-타입 S는 13.1km/L, 213g/km, 4.8초와 275km. 5.0 V8은 F-타입에 맞춰 개량했고, F-타입 V8 S로만 나온다. 488마력에 63.6kg‧m. 0→시속 96.5km 가속에 5.1초, 전자장치로 제한한 최고시속은 300km다. 종합연비는 10.4km/L, CO₂ 배출량은 259g/km.

모든 엔진은 스톱-스타트가 기본이고, ZF의 8단 ‘퀵쉽트’ 자동박스와 연결된다. 스포츠카에 적용하기 위해 특별히 조율했다. 2단에 들어가면 로킹 클러치가 토크 컨버터의 기능을 넘겨받아 엔진과 뒷바퀴를 기계적으로 연결한다. 기어레버는 더 짧고 더 날카롭게 조정했다. 따라서 퀵쉽트라는 이름이 붙였다. 잠재적인 성능을 가장 잘 알려주는 수치가 V8 S의 시속 80→120km 가속 2.5초.

기어박스에는 25개의 서로 다른 프로그램이 들어있다. 도로 조건과 운전 스타일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아울러 코너를 탐지하고 출구로 나갈 때까지 정확한 기어를 지킨다. 스티어링의 변속 패들이나 기어레버로 기어박스를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따라서 기록상 F-타입의 자격목록은 감동적일 만큼 길다. 게다가 잘 생긴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F-타입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담아낸 지혜를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사실이다. 거의 40년 동안 본격적인 재규어 스포츠카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F-타입은 그 타이밍, 처리방식, 심지어 그 이름과 그 모두의 함축된 의미가 그대로 적중했다.

따라서 재규어 랜드로버가 타타 휘하에서 누린 성공으로 활짝 꽃을 피웠다. 그룹 총수 라탄 타타는 F-타입 프로젝트를 자기 자신의 귀한 자식으로 정성을 기울였다. 정기적으로 재규어 디자인 스튜디오를 찾아 캘럼을 비롯한 디자인팀과 대화를 나눴다.

타타의 막강한 추진력과 캘럼의 디자인팀이 철저하게 현대적인 재규어를 만들었다. E-타입 앞에 경외감을 드러내기보다는 경의를 표할 여유를 갖고 있다. “재규어가 위대해 보이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스탠스와 프로포션과 드라마. 그러면 시대에 맞는 재규어를 디자인한 수 있다” 캘럼의 말.

F-타입은 지금 이 시대에 맞는 재규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E-타입과 같은 역사와 전통의 유산을 만들어내는 것은 캘럼의 권한 밖이다. 그 문제를 꺼내자 빙그레 웃었다. “그게 E-타입만큼 섹시하냐 또는 글래머러스하냐? 20년을 두고 보자.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F-타입이 역사에 어떤 위치를 차지하든 지금 찬양을 받아 마땅하다. 재규어는 다시 스포츠카를 만들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역사적 유산에 대한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

글: 마크 티쇼(Mark Tisshaw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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