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자들은 곧잘 형용사를 끌어내어 몇 가지 꽃불을 화려하게 묘사하기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골프는 제대로 먹혀드는 처방이라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다. 따라서 폭스바겐이 그걸 확 뜯어고친다면 돌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1974년 데뷔한 이후 골프는 2천900만대가 팔렸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17인치 휠의 시승차는 실내가 뛰어나게 세련됐다. 게다가 실내로 들어오는 타이어 소음과 엔진 사운드는 아주 작았고, 극히 미미한 바람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게다가 엔트리형을 제외하고 모든 버전에 아우디식 가변 세팅(에코, 스포트, 노멀, 인디비쥬얼)을 기본으로 갖췄다. 그립이 듬직한데다 중립적이었고, 운전을 즐길 수 있었다. 우리 시승차도 옵션인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DCC)을 받아들였다. 거기에는 적응형 댐핑과 독자적인 스포츠 세팅이 들어있었다.
0→시속 100km 가속 8.4초는 빠르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시승차의 1.4 TSI는 만족스런 성능과 실생활의 접근성 그리고 능률의 타협으로 완벽한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격렬한 질주에 몰두하면서도 도로세 면제의 특권을 누릴 수 있다. CO₂ 배출량 109g/km(수동식은 116g/km) 덕분이다. 게다가 종합연비는 21.2km/L를 넘어선다.
영국에서 일반고객들에게 1.4 휘발유 엔진 모델이 최고 베스트셀러였다. 새로운 후계차도 같은 인기를 누릴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신형 1.2 TSI는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그리고 150마력 2.0 TDI와 매우 능률적인 85g/km 1.6 TDI는 대량구입 기관에 매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어느 버전도 1.4 휘발유의 유연성과 응답을 넘어서기는 어렵다.
노멀 세팅에서는 주행시간의 90%에 걸쳐 승차감이 무척 편안했다. 특히 속도와 회전력에 관계없이 침식된 노면과 굽이치는 도로를 잘 소화했다. 도로 연결부와 솟아오른 맨홀 뚜껑처럼 더 큰 장애물을 더 빨리 통과할 때는 조금 단단하고 쿵쾅거렸다. 스포트 모드도 노멀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컴포트(Comfort)는 눈에 띄게 달랐다. 시가지 속도에서 예상보다 좀 더 덜렁거렸다.
운전석은 동급 라이벌이 감히 따를 수 없을 만큼 조절폭이 컸다. 따라서 운전위치를 조율할 여유가 상당했다. 동급의 기준에 비춰 스티어링 레이크와 거리 조절력이 유달리 인상적이었다.
아울러 모든 좌석의 공간이 좀 더 넓어졌다. 때문에 골프는 한 차급 높은 수준에 거의 도달했다. 심지어 트렁크도 380L로 상당하고, 짐을 싣는 입구가 낮아 쓸모가 있다. 적어도 우리가 시승한 1.4 TSI의 경우 가장 극적으로 개선해야 할 대상은 세련미와 엔진 성능이었다. 라인업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에는 너무나 값비싼 기술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골프는 쓸모 있고 전 세계 어디서나 매력 있는 차인가? 그렇다, 절대적으로. 아울러 바람직한 수준을 끌어올렸고, 온갖 중요한 성능과 기능을 한층 날카롭게 다듬었다. 순화된 폭스바겐 골프. 동급 최고? 이제 포드는 벼랑 끝에서 골프와 대결해야 한다.
글 : 비키 패럿(Vicky Parro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