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차발표회는 차분히 힘차게 이어지는 쉐보레의 행사 중 하나였다. GM은 세계 고객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으려 치밀하게 공세를 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지 서로 다른 세팅을 알리려고 6가지 황금색을 마련했다. 이제 그런 섬세한 손질은 하지 않는다. 혹독한 재정난과 외국 브랜드의 거센 압력에 단련된 쉐보레는 문제의 핵심을 공략하는 전략을 찾아냈다. 한때 쉐보레의 숨 막히는 수렁이었던 유럽에서 트랙스가 자신만만한 패밀리형 크루즈와 탄탄한 자격을 딴 아베로 슈퍼미니를 뒤따른다. 이들은 점차 매력을 더하는 쇼룸을 장식한다.
우리 시승차는 쉐보레의 눈에 익은 LS, LT, LTZ 트림 피라미드 중간에서 고민하는 양산 전 모델이었다. 트랙스는 활기찬 림을 비롯해 유럽형의 손질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내년 영국에 상륙하기 전에 서스펜션 세팅, 티이어 선택, 스티어링 감각, 기어비와 심지어 무게까지 달라진다.
앞바퀴굴림 SUV 트랙스는 140마력 1.4L 터보 휘발유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았고, 육중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시내에서는 상당히 활달하지만 상당히 정숙한 시속 65~80km를 넘어서면 약간 힘이 들었다. 쉐보레는 유럽 중심의 더 단단한 버전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스티어링을 좀 더 무겁게 조율하는 방법도 있다). 한데 보디 롤링을 알맞게 조절하고 전지형 타이어를 신은 우리 시승차보다 그립이 뛰어난 도로 적응형 타이어를 신겼다고 하자. 그래도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좀 더 작은 16인치 휠을 달더라도 평균보다는 한층 우툴두툴하다. 쉐보레는 그 이상 핸디캡을 걸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터치스크린의 기능적인 아름다움이 트랙스의 융통성을 반영한다. 자그마치 8개의 서로 다른 좌석 배치를 할 수 있다. 동반석을 앞으로 접는 방식도 그중 하나다. 재래식으로 배열하면 다리공간이 부족하지 않다. 아베오보다 확실히 더 넓다. 용량이 상당한 356L 트렁크를 비롯해 쉐보레는 신중한 결정을 내렸다. 마치 토끼굴처럼 운전석에 컵홀더와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글: 닉 캐킷(Nick Cackett)
CHEVROLET TRAX 1.4 LT
가격 약 2천970만원(추정)* (영국기준)
0→시속 100km 가속 9.8초
최고시속 194km
연비 15.6km
CO₂ 배출량 149g/km
무게 1380kg
엔진 4기통, 1364cc, 휘발유
구조 프론트, 가로, FWD
최고출력 140마력/4900rpm
최대토크 20.5kg·m/1850~4900rpm
변속기 6단 자동
연료탱크 53L
트렁크 356L
휠 6.5J×16in
타이어 205/70 R16
* 영국기준